처음 환상 영화관을 읽기 시작했을 때, 계속 고개를 갸웃거렸다. 설명이 없이 휙휙 지나간다는 느낌 때문일까?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조금 어렵기도 했지만, 중반을 넘어가니 생각보다 빠르게 읽혔고, 진실이 궁금해졌다.
주인공 스미레라는 여자아이는 영혼을 볼 수 있다. 고등학생인데,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처음 자기 소개를 할 때, 그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학교에서 친구도 없이 혼자 지내야 했다. 그러다 히라이라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더 학교에서 왕따가 되어 버린다. 학교에 가기 힘들어진 스미레가 우연히 영화관을 발견하고, 거기서 잘생긴 우도라는 필름 영화를 상영하게 하는 영사기사를 좋아하게 된다. 그래서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마음 먹는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어떻게든 다 연결되어 있다. 정말 신기하게도. 스미레가 영화관에서 만난 또다른 인물은 마리코라고 하는 유령이다. 마리코와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만지는 게 느껴지는 것도 신기했지만 그렇게 유령을 볼 수 있는 스미레가 누군가를 만났을 때 유령인지 정확히 알려면 그림자가 없는지, 어딘가에 비치지 않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것도 놀라웠다. 또 마리코는 그 영화관의 지배인과 연인 사이였다는 것도.
영화관도 그냥 평범한 영화관이 아니었다. 필름 영화 한가지를 하루에 딱 2번 상영하는데, 찾아오는 사람도 노인 한 사람과 스미레 둘 뿐이었다. 스미레가 영화관 안에 또 다른 상영관인 2관에서 영화가 상영될 때 몰래 들어가서 보게 되고, 거기서 만난 많은 유령들 이야기도 사실 멈칫하게 만든다.
이야기 중간에 나오는 TV 뉴스도 이 영화관과 얽힌 무언가가 연결된 것이었다. 어떤 주택 인테리어 회사 외판원인 누군가가 실종된 이야기. 정말 많은 이야기가 얽혀 있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고, 또 생각하게 만든다. 사실 처음에는 고등학생 여자아이가 주인공이었으니 그렇게 무서울 것 같지 않았는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엮여진 그리고 집중된 누군가, 즉 범인인 사람이 외로운 할머니였다는 것이 정말 놀라울 지경이었다. 그리고 자기 집 아래 지하실 같은 곳에 냉동고를 만들어서 시체를 보관했다는 것도.
이 영화관이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도록 연결해주는 것이 맞을까? 조금 헷갈릴만큼 복선이 너무 많아서 자꾸 멈칫하게 되지만 그만큼 작가가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놓아둔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영화관의 중심에 있는 지배인과 연인 마리코의 관계가 끝나는 것을 보는 것도, 스미에의 아버지와 연결된 부부 이야기도, 얽혀져 있는 복선을 마무리하는 작가의 빠른 연결도 놀라웠다.
마지막 작가 후기가 인상적이었다. 원래 썼던 환상 우체국 마지막에 등장한 몇 줄 때문에 다음 편인 이 영화관 이야기가 나왔다는 거다. 바로 영화관에서 내내 지배인의 연인으로 등장했던 유령 마리코. 그리고 주인공 스미에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동안 내내 옆에 있던 그 유령 마리코가 이 두 번째 이야기를 만들게 된 연결고리라고 하는 것도 놀라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놀랍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지만, 여하튼 일본 추리소설의 느낌이 딱 와닿는 책이었고, 순식간에 읽혀지는 책이다. 처음 읽는 사람은 조금 각오를 해야 할 듯하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