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는 흥미진진한 살인을 좋아했다. 물론 진짜 살인이 아니다. 당연히 아니다. 꾸며낸 살인이다. 미스터리 소설에서 볼 수 있는 살인이다. 그렇다. 딜리는 탐정소설을 아주 좋아했다. 탐정 소설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아버지는 엄청난 양의 책을 남겼다.
‘살인을 좋아했다’라는 말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쩌면 나도 비슷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홈즈나 아가사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즐겨 읽었다. 어떤 책은 몇 번을 다시 읽어도 역시 흥미진진했으니까. 항상 추리 소설 속에는 살인 사건이 등장한다. 살인이 아니라 도난 같은 것은 극히 드물다.
하여튼 딜리는 자기 반려견의 이름을 왓슨이라고 지을만큼 셜록홈즈를 좋아한다. 그리고 호화 여객선에 탑승한 지금, 살인사건을 만난다.
안타까운건 딜리의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시고, 딜리에게는 아빠의 탐정 소설과, 사진 뿐이다. 그리고 딜리를 돌보는 글래디스 이모는 아이들, 특히 딜리를 정말 좋아하지 않았고, 일하는 것도 정말 싫어했다. 심지어 딜리가 돈 버는 일을 하면서 지낸 거다. 그러다 먼 친척이 돌아가시면서 이모는 엄청난 돈을 상속받고, 바로 지금 이 크루즈를 타게 된 거다. 그리고 남자친구 폭스경과 함께 말이다.
당연히 크루즈에는 재미있는 인물들이 많았다. 폭스경도 그랬고, 시끄럽게 난리치는 마에스트로, 선장도 그랬다. 하지만 이모의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젓게 된다.
“모든 게 계획대로 된다면 폭스 저택으로 바로 이사간다는 거야!”
“저는 집에 가서 아빠 책을 가져와야 해요.
“오! 우리는 그 낡아빠진 곳으로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거야!”
“절대요?”
“절대 안 돌아가!”
“왜요?”
“팔아 버렸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