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에 써 있는 글과 그림은 딱 6.25 전쟁 때 먹을 것이 없고,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거리를 헤매며 살기 위해 달려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했다. 그때의 아이들의 생존을 위한 싸움을 지금의 아이들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갈까 궁금했다.
읽으면서도 내가 어느 시대, 어느 곳에 살고 있는가에 따라 이렇게 삶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었겠구나 싶어서 가슴이 저려왔다. 내가 만약 6.25가 일어났던 그 시대에 태어나서 살아가야 했다면 나는 찬희처럼 용감하게 버텨낼 수 있었을까?
일제 강점기가 끝나고 기뻐하고 독립에 흥분했어야 했을 때, 나라가 갈라지고 전쟁이 일어났다. 그때의 이데올로기 전쟁을 지금 누군가의 잘못으로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지만, 그런 전쟁은 결국 많은 국민들을 죽게 만들었고, 삶의 터전을 잃게 만들었다는 것이 가슴아팠다. 나도 한 때 어떤 것이 옳은지 끊임없이 읽고 토론하고, 거리에 나가고 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안에는 이렇게 앞서 가는 사람들 때문에 짓밟히고, 가족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이 벅차게 된 아이들,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겠지만 읽는 내내 찬희의 단단함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피난 길에 엄마가 죽고, 동생 분이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분이를 찾아내야 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살아간다. 시장에서 구두닦이를 하는 것도 어느 파에 들어가지 않으면 불가능한 시대. 버티려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자기를 도와주던 종수가 속해있던 왕초 패거리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냥 구두닦이를 한 돈만 갖다 주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도둑질을 해서 그 물건도 바쳐야 한다. 그리고 봉두 패거리도 근처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뒷골목도 사방이 권력싸움, 도둑질, 집없는 아이들의 방황이 가득했다.
찬희가 내내 분이를 찾는 도중 분이인 줄 알고 도와준 정임이. 그리고 찬희에게 국물이라도 준 국밥집 명선누나, 찬희가 사진기와 관련해서 친해지게 된 미군 폴. 결국 찬희는 분이를 찾아냈지만 아픈 분이는 찬희 곁을 떠나게 된다. 찬희는 고아원에 가게 된 정임이를 찾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