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분 편의점 4호 - 식물원점 수상한 악취의 비밀 ㅣ 24분 편의점 4
김희남 지음, 이유진 그림 / 사파리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24분 편의점'이라는 건 딱 하루에 24분만 문을 연다는 뜻일까? 벌써 4편이 나왔다. 1편을 읽은 게 얼마 전인데 벌써 4편이라니, 대단하다.

​

"딱 24분 동안, 딱 ! 필요한 것만, 딱! 사가시면 되는 24분 편의점이랍니다 무엇이 필요하세요? 없는 거 빼고 다 있답니다."

​




24분 편의점이 문을 여는 시간이다. 편사장은 손님이 없다고 더 좋아한다. 연구만 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 때 나타난 사람은 신기방기 식물원 모종삽 원장. 방송을 탄다고 신나게 자랑을 늘어놓는 모종삽 원장은 무엇이 자랑하고 싶은걸까?



​

모종삽 원장이 자랑하는 건 열대지방에서 온 희귀식물. 7년만에 꽃을 피운다는 신기한 식물 때문이다. 왠지 예감이 좋지 않다는 편사장은 말대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편사장이 가져온 파리지옥부터 시작해서, 뿌리 식물인 당근의 잎에 까만 비닐을 씌워서 광합성을 할 수 없게 만든 토끼 손님 이야기까지 읽다보니, 오늘 책에서 만날 식물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까 궁금했다.

​

모나리자와 고양이의 사진을 합치는 합성에 대해 설명하면서 광합성을 설명하는 걸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맞다. 아이들에게는 광합성을 ㅣ쉬운 이야기는 아닐 것 같다. 그걸 천천히, 그리고 쉽게 설명하는 게 24분 편의점!

​

선인장으로 등장한 팥붕과 슈붕, 선인장도 광합성을 한다는 말에 깜짝 놀라는 걸 보고, 어린 친구들에게 당연한 어려움이 것 같았다. 24분 편의점 편사장이 정체를 밝혀내려고 하는 맨붕박사의 등장과 함께 나타난 재미있는 반려 모기 피피. 명령을 받고 누군가의 피를 빨아오려는 피피는 성공할 수 있을까?

​

노별박사인 편사장은 뉴커져레이라는 신기한 기계를 실험하고 있었다. 켜졌다, 다시 작아지게 만드는 기능. 그런 기계가 있으면 나는 무얼 크게 만들까? 맛있는 과일? 아니면 내가 가진 작은 금 같이 돈이 될만한 것? 아이들은 무얼 크게, 아니면 작게 만들고 싶을지 궁금했다.

​

노별박사는 파리지옥도 커다랗게 만들어 본 덕분에 파리지옥에 갇히기까지 한 모습을 보고 한참 웃었다. "노! 노노노노 별!별로야. 별로!" 노별박사인 박사의 2행시도. 간신히 기냥이가 도와서 빠져나왔지만 물건이 커지고 작아지는건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발명품일 것 같다.

​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식물원. 발견한 냄새의 원인은 바로 신기한 시체꽃이다. 시체에서 나는 냄새가 날까 ? 이 냄새도 곤충을 부르기 위한 것이라니 놀랍다. 식물 세계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대단한 것 같다. 자기 먹이를 시체꽃에 빼앗길까봐 세체꽃을 치우려고 했던 거미양의 사정도 공감이 갈만큼 말이다.

​

안타까운 소식은 모기 피피가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시체꽃에 빠졌다는 것..맨붕받사가 편사장은 정체를 밝히겠다고 끈질기게 내려가는 것도 참 대단하다. 그런 의지가 있으니 이렇게 4편까지 등장할 수 있는 거겠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식물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 가장 느린 것들이 가장 오래 빛난다
이유리 지음 / 청림출판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처음 책을 선택할 때, 식물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잘 모르는 내가 읽을 때 어렵지 않을까 고민이 되었다. 지금도 늘 식구들이 식물을 키우고 싶어하는 나를 말리는 이유가 있다. 물을 주는 시기를 잘 맞추지 못하고, 햇볕을 봐야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구별하지 못해서 종종 키우던 식물의 마지막을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잘 키우지 못하지만 희안하게도 식물을, 특히 나무가 있는 숲을 정말 좋아한다. 숲을 산책하다보면 저절로 마음이 환해진다. 식물들의 냄새도 좋고, 꽃이나 열매를 보는 것도 즐겁다. 희안한 식물을 발견하면 궁금해서 한참 쳐다보게 된다. 그런 마음만 있어도 책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슬그머니 책을 집어들었다.

책의 맨 뒤에 있는 말,

​

“우리는 모두 나만의 봄에 피어납니다.”

봄보다 먼저 꽃잎을 여는 매화, 모두가 지고 난 가을에야 비로소 피어나는 소국... 식물은 언제나 자신의 계절을 조용히 기다려왔다.

​

나만의 봄이라는 말에 눈이 한참 멈춰 있었다. 작가는 식물에 대한 설명이나, 식물이 가진 특성을 설명하는 것도 있었지만, 그것을 통해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신기하게 연결해서 한참 눈이 멈춰있게 한다. 중간쯤이었을까? 작가가 독학으로 컴퓨터 공학을 학부에서 전공하고, 나중에 생물학과에 진학해 대학고 대학원을 거쳤다고, 그렇게 공부한 작가는 지금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라고 했다. 좋은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들이 취업을 위해 이력서를 냈을 때, 보기좋게 1차부터 거절당하는 것을 밥먹듯이 당해본 사람들은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을 것 같다.

나에게는 부끄럽지 않은 학위였다. 스스로 선택했고, 그 선택에 후회는 없었다. 하지만 달랐다. 아니, 현실의 벽보다 더 넘기 어려운 건, 사람들의 인식이라는 벽이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고, 그 목소리는 어느새 내 안의 목소리가 되어 나를 움츠러들게 했다. 손을 뻗어 경계를 넘는 것보다 그 경계를 넘겠다고 마음먹는 일이 더 어려운 것임을 이제야 알았다.

그러나 일단 마음을 먹고 손을 뻗어보니, 생각보다 경계는 단단하지 않았다. 실제의 벽보다 내 안의 벽이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 속의 벽이 더 높았던 건 아닐까.

​

그렇게 무언가 벽을 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식물다움’이라는 정의를 뒤흔드는 식물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끈끈이주걱, 파리지옥, 카펜시스, 아그나타. 이런 식물들의 육식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작가의 현실에 대한 도전과 이어져 새로웠다. 그리고 그 육식성이 사실은 식물성과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가까이 내재해 있던 가능성일지도 모르겠다는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날 처음 알았다. 모든 꽃이 아름다울 필요가 없다는 걸. 그리고 모든 아름다움이 눈에 띄어야할 필요도 없다는 걸.

사실 다르다는 것 혹은 원래의 길을 똑같이 걷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 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에 다 그렇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식물의 다른 모습을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좁은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 아니, 그중 내가 얼마나 작은 것들만 보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또, 식물이 글루타메이트 수용채를 매개로 상처를 주면 빠르게 전류를 생성해, 상처 부위에서 시작해 주변 잎으로 퍼져나가게 한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식물도 아픈 것을 전달한다니, 그것만이 아니라 벼의 꽃에 대해 설명했을 때, 정말 벼꽃을 본 적이 없다는 것에도 놀랐다. 책을 읽는 곳곳에 처음 알게되는 식물에 대한 이야기도 신기했지만, 그 식물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게 우리의 삶, 우리가 볼 수 있는 것들과 연결되는 이야기로 만들어가는 작가의 생각이 재미있었다.

​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싶은 많은 이야기들 속에 식물들이 살아있었다. 커다란 나무로, 꽃이 피는 작은 식물고, 풀로 그렇게 말이다. 하늘 높이 뻗은 나무도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을만큼 작은 종자였다고, 모든 시작이 그렇게 작고 불안정하다는 말에 위로를 받게 하는 작가의 따듯함에 살짝 웃게 된다. 이렇게 많은 식물들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하나 둘, 누군가에게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본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나도 이렇게 식물 뿐 아니라, 내가 만나는 사람, 내가 본 풍경, 내가 본 미디어에서도 무언가 마음에 담고, 가르쳐 주는 것들을 배울 수 있도록 스스로를 여는 게 가능할까? 어쩌면 지금 시대에는 그런 모습이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반짝이는 안녕 ㅣ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영미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체리새우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났다. 황영미 작가의 책은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어떤 안녕이 과연 반짝일 수 있을까? 헤어지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뜻일까 생각하면서 책을 열었다.

정유가 함께 하는 친구들, 늘 학교를 같이 오가는 수지. 같은 학교는 아니지만 함께하는 혜빈이, 캐나다로 유학은 떠난 승아 이렇게 넷은 단짝같은 친구들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함께 한 친구들. 지금은 중학교 3학년으로 같은 곳에 있지는 못하지만 늘 마음을 나누는 친구들이다. 또, 같은 반에서 재미있게 어울리는 은비나 보나. 정유가 친구들과 함께 하는 이야기를 보면서 이렇게 마음을 나누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아이들이 힘들어도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이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마음 한구석에서 좋아하는 같은 반 곽지후. 하지만 사귀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참 멀고도 가까운 것이구나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는 걸 또 보게 된다. 인스타에서 잠깐만 이야기를 나누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보게 되는 것도 즐겁다.

혜빈이의 집을 보면서 한참 가슴이 두근거렸다. 좋아서가 아니라, 자신이 조금만 화가 나면 혜빈이를 때리는 엄마를 보면서. 추운 겨울에 얇은 잠옷으로 집에서 쫓겨난 적도 있는 혜빈이가 버티는 것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아마도 곳곳에 이렇게 부모로부터 고통을 받는 아이들이 있을 것 같다. 그런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될 때, 자신을 지켜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두근거린다.

어떤 일을 겪고 나면 꿈 속에서 엄마를 만나는 정유. 돌아가신 엄마가 정유를 보살피는 걸까 생각하게 된다. 엄마와의 즐거운 추억이 많았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엄마가 암으로 괴로운 상황을 다 함께 겪은 정유에게 엄마는 어떤 의미일까?

자사고에 갈만큼 대단한 수지이지만, 물러 터졌다고 생각하는 정유의 말에 웃음이 터졌다. 어쩌면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수지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매일매일 같이 집에 가면서 수지와 이야기를 나누는 정유가 수지와 헤어지면 얼마나 외로울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

친한 친구였던 혜빈이가 정유가 좋아하던 지후와 사귄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아무리 연락을 해도 혜빈이는 답이 없었다. 한참 시간이 지난 후, 힘들었던 혜빈이와 다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위로해줄 수 있는 무언가가 얼마나 필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맞는 이유는 100만 가지도 넘어. 처음에는 내가 엄청 잘못한 줄 알았거든?

자존감 완전 바닥 쳐서 난 왜 이모양으로 태어났을까 자책하고 그랬어.

때리지만 않으면 우리 엄마 아빠 나한테 평소에는 잘해 주는 편이잖아.

근데 나중에 알았어. 그냥 자기들 기분 나쁘면 트집 잡아서 날 때리는 거더라고.

나는 그냥 엄마 아빠 샌드백이고 감정 쓰레기통이야.

엄마 아빠 말 그래도 하면 나는 그냥 나가 죽어야 할 년이야.”

(중략)

혜빈이가 티슈 갑에서 휴지를 뽑아 눈물을 닦았다.

이 와중에도 혜빈이는 벌서는 것처럼 계속 초를 들고 있었다.

수지가 혜빈이 대신 초를 불어 껐다. 나는 혜빈이에게 다가가 혜빈이를 안아 주었다.

“정유야 미안해.”

내 품에 안긴 혜빈이가 말했다.

나는 혜빈이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리며 이렇게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사춘기 여자 친구들의 마음과, 생각, 그리고 그들의 삶을 그들의 눈처럼 볼 수 있게 해 주어서 많은 생각이 오갔지만, 그래도 참 따뜻하다고 느껴졌다. 아이들이 상처를 잘 이겨내서 자신을 단단하게 하면 좋겠다. 그 과정에 친구들이 든든하게 지지해주면 좋겠다. 어른인 내게도 그런 친구들이 정말 필요하니까.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반짝이는 안녕 ㅣ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영미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청소년기 친구들과의 우정과 마음을 나누는 이야기가 따뜻하게 감싸는 청소년 소설. 이별을 어떻게 맞이하고, 견뎌내는지 느끼게 해주는 아이들의 단단함이 참 예쁘게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단어가 사라진 날 - 생각과 말을 되찾기 위한 여정 ㅣ 다산어린이문학
마달레나 발리오 타네트 지음, 김지우 옮김 / 다산어린이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단어가 사라진다고 했을 때, 어떻게 말이 사라질 수 있나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딱 책을 펼쳤을 때 주인공 림이 만난 단어는 “솔밭”이었다. 단어가 갇혀 있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궁금했다. 어려운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단어가 사라진 사건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이 세상은 단어로 가득했지만 마음대로 배울 수는 없었다.

단어를 배우려면 돈을 주고 사야 했는데, 어떤 단어는

정말 비쌌다.

림에게 단어는 너무나 매혹적이었다. 아무리 이상한 단어라도 상관 없었다. 고약한 냄새가 나도, 할퀴려고 달려들어도 단어라면 무조건 좋았다.

림은 어렸을 때부터 단어를 제일 좋아했다. 가장 처음 만난 단어는 엄마와 아빠였다. 녀석들은 림의 요람 위에 매달려 있었는데, 윤기가 흐르는 부드러운 건초 향, 따듯한 살냄새, 우유를 넣어 끓인 쌀죽과 국화차 내음이 섞인 향이 났다.



림이 좋아하는 단어는 호기심이었다. 이렇게 단어를 파는 가게가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 또 우리에 갇혀 있는 단어가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그나마도 팔리는 단어는 한정직이었다. 더 깊게 숨겨진 단어들이 있다. 어떤 것일까?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단어. 그리고 알면 왕과 마법사에게 좋지 않은 단어. 림은 우연히 만난 노인 위조드 덕분에 새로운 단어들을 알게 되었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걸 가둔 마법사 오블리비오를 알게 되었고 말이다.

노인 위조드가 가진 단어들, 자유, 신중함과 조심성, 정직, 공룡, 미확인 비행물체, 내장, 손질하다, 깡패, 구역질, 빈대 같은 단어들을 보면서 한참 웃었다. 사람들이 자유라는 단어를 모른다면 어떨까? 어떻게 마음에서 이런 자유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까? 림이 노인 위조드를 만난 건 참 다행이었다.

마법사 오블리비오가 가둬놓은 단어들, 그리고 그 숨겨진 단어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인 위조드, 마법사를 아래에 두었다고 생각하고 마음껏 자신의 권력을 즐기는 왕. 여전히 무언가를 자신만 가지려고 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욕심을 부리나보다. 단어가 갇혀 있다는 것을 이야기 속에서 풀어가려면 어려울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쉽게 단어들을 그림으로도 볼 수 있었다.

림은 지난 한 달 동안 자신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하지만 정확히 무엇이 달라졌는지는 알 수 없었다.

문득, 림은 그것이 시간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는 순간은 그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마치 영원처럼 느껴지는 법이다. 그래서 변화를 확연히 눈치챌 수 없었던 것이다.

​

지금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소중해 보였다. 그런 단어를 모르면, 그 순간을 느끼기도 어려울 것 같다. 맞다. 겨우 단어지만 그것을 놓쳤을 때, 우리가 잃어버리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책을 읽으면서 내내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또 가장 신기한 건, 림과 푼이 단어를 풀어주기로 결심하고 궁으로 떠나는 모험을 결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큰 일을 하겠다고 결정한다기 보다, 단어들이 갇혀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가는지, 어떻게 풀어줄지 결심하는 것은 정말 순간이었다. 하지만 림과 푼이 궁으로 가기 전에 바로 위기를 느낀 마법사가 빠르게 위조드를 잡게 되고, 도롱뇽으로 변신시키는 나쁜 일이 있었지만 말이다.



​

또 정말 놀라웠던 건, 단어들이 림과 푼을 도와서 마법사와 싸우는 과정이었다. 단어 ‘번개, 카멜레온, 자유, 가시, 특별’ 등의 단어가 말을 이해하고, 림과 푼을 위해 열쇠를 훔쳐내는 과정을 보면서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에 눈을 크게 뜨게 되었다. 어떻게 마법사와 싸웠는지, 마법사에게 갇힌 또다른 ‘자유’와 수많은 단어들을 탈출시키게 되었는지 책 속에서 만나보면 좋겠다.

책 마지막에 다시 학교가 생기고, 도롱뇽인 위조드가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단어를 가르치는 것을 보면서 한참 웃었다. 단어가 세상 곳곳에 보이는 세상으로 변한 것도 그 모습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작가의 번득이는 생각을 느낄 수 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다. 이렇게 우리의 ‘생각’과 ‘말’을 찾기 위한 모험을 즐겁게 떠나고 싶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