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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우주 - 별의 탄생에서 인류의 진화까지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풀어본 우주의 수수께끼
게르하르트 슈타군 지음, 이민용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이것은 한 명의 인간에게 있어서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 있어서는 위대한 비약이다. - 닐 암스트롱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인 1609년 갈릴레오는 망원경으로 달을 보는 최초의 인간이 된다. 그로부터 360년 후, 1969년 7월20일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통해서 바라본 그 달에 인간이 첫 발을 내딛는다. 달 표면에 찍혀있는 암스트롱의 첫 발자국은 오랫동안 인간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으리라.
갈릴레오의 관측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도 모두 인간의 오래된 호기심을 풀기위한 행위였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하늘의 신비를 알려고 노력했다. 별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또 달을 보면서 우리의 선조들은 파종 시기를 알아냈고, 또 왕조의 흥망과 개인의 길흉을 점쳤다.
낮의 하늘을 보면 태양은 동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 즉 쉽게 생각하면 지구는 가만히 있고 태양이 움직이고 있다는 말이다. 당연히 지구를 중심으로 하여 태양을 비롯해 모든 별들이 돌고 있다고 생각했을 수밖에 없었다. 신간 <유혹하는 우주>(옥당.2009년)의 저자인 게르하르트 슈타군(Gerhard Staguhn)는 이를 두고 ‘우주는 착각이다.’라고 표현한다. 우리가 땅바닥이 평형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착각이었고,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조차도 실제와 다르다고 설명한다. 요컨대 우리의 눈은 신뢰할 수 없다고 단언하면서 이 책을 시작한다.
지구는 태양계에서도 목성이나 토성에 비하면 아주 작은 행성일 뿐이다. 그럼에도 지구를 우주의 중심에 있는 줄로 알았고, 또 인간을 지구의 중심으로 생각했다. 현대 천문학이 발달해 우주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알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우주의 작은 태양계에서도 한 점에 불과한 작은 행성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알고 있다. 아직도 우리는 우주에 대해서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부분이 더 많다. 그래서 우주는 우리를 겸손하게 만든다.
우주는 넓고도 크다. 그렇다면 우주는 얼마나 클까. 지구와 비교해서 엄청나게 큰 태양조차도 별들 가운데 평균 크기다. 태양의 크기를 유리구슬 정도의 크기하고 가정해보자. 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은 200Km가 떨어져 있다. 평균 크기의 은하에는 약 1,000억 개의 별이 모여 있다. 즉 1,000억 개의 유리구슬들이 서로 200Km의 거리를 두고 모여 있는 것과 같다. 이렇게 하나의 은하만 해도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주에는 은하가 또 1,000억 개나 있다. 그 작은 먼지만한 생성에 살고 있는 인간이란 존재는 정말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볍다.
137억 년 전 우주는 한 점에서 시작되었다. 그 시작을 우리는 빅뱅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지금도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 시작이 있었다면 끝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태양계의 끝에 대해서 말해보자. 태양은 50억 년 전부터 불타고 있으며, 매초에 400만 톤의 질량을 상실하고 있지만 그 동안 줄어든 질량은 겨우 1,000분의 3에 불과하다. 앞으로 50억 년은 더 탈 수 있는 수소의 양을 가지고 있다. 태양계에서 태양이 없어진다면 당연히 지구를 비롯해 태양계의 행성들도 같이 폭발해버리고 말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시간으로 볼 때 50억 년은 상상할 수도 없이 긴 시간이다. 거의 무한대라고 생각해도 된다. 천문학적인 숫자는 항상 우리의 인식 수준을 가볍게 넘어 버린다.
우주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은 계속 증폭되어 왔다. 이러한 호기심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아마 우주의 생명체에 대한 의문일 것이다. SF문학이나 영화를 통해서 우리는 외계 생명체를 그려왔다. 다만 그 실체를 알 수 없기에 괴상한 물체로 상상할 뿐이다. 이런 호기심은 이 구체화한 사례는 ‘인류로 부터의 메시지’이다. 1974년 지구에서 가장 큰 전파망원경이 있는 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 전파관측소에서 우주로 신호를 보냈다. 이 전파신호는 약 2만 4,000광년 거리에 있는 헤르쿨레스 자리의 구성성단을 향해 방출되었다. 그 신호의 진동수는 수소의 진동수와 같은 1,420MHz였다. 수소는 우주 물질의 4분의 3을 차지함으로 외계의 진화된 고등 생명체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수소의 주파수를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보이저 2호는 지구에서 약 10.33광년 떨어져 있는 로스 248이라는 이름을 가진 적색왜성으로 향하고 있다. 아마 4만 2,155년 후면 그 별 가까이 접근할 것이다. 보이저 2호 안에는 구리로 만든 음반이 실려 있다. 이 음반에는 바흐, 베토벤, 모차르트의 작품과 더불어 고래 울음소리와 아기의 울음소리도 실려 있다. 과연 이러한 인간의 메시지를 수신할 생명체가 존재할까?
이 책은 인간이 그토록 알고자하는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인류의 진화까지를 기록한 책이다. 저자인 게르하르트 슈타군은 과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주에 관해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이 책을 저술했다. 책의 부제가 ‘별의 탄생에서 인류의 진화까지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풀어본 우주의 수수께끼’로 적혀 있지만, 인문학적 상상력을 뛰어넘어 전문적인 지식까지 이 책에 녹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