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을유세계사상고전
토머스 모어 지음, 주경철 옮김 / 을유문화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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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인간 세상이 언제 편안한 적이 있었던가. 태평성대라는 말이 있다는 사실조차도 언제나 어려움이 우리 곁에 함께하고 있음을 나타내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태평성대에도 좀 더 나은 세상을 원한다. 이것이 우리 인간의 본능이 아니던가. 하지만 어려운 시기일 경우에는 좀 더 나은 세상을 더욱 간절히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

2008년의 세계의 모습은 어떤가. 편안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살고 싶어 할 것이다.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또한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강력한 자연재해, 환경오염 문제, 더욱 잔인해지는 범죄, 심화되는 빈부격차 등 우리는 지금 위기에 쳐해 있다. 대한민국의 국내로 시야를 돌려봐도 대답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좀 더 나은 세상, 나아가 이상향(理想鄕)에서 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바라는 이상향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유토피아이기 때문이다.

유토피아(Utopia)는 어디에도 없는 장소다. 어원적으로 보면 그리스어의 ou(없다), topos(장소)를 조합한 말로서 "어디에도 없는 장소"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특히나 토마스 모어가 자신 제목으로 이 단어를 사용함에 따라 500년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들에게 익숙해져 있는 단어다.

<유토피아>(을유문화사.2007년)가 출판된 것은 1516년이다. 온 유럽이 종교개혁의 움직임을 보이는 등 여러 사건으로 혼란스럽던 시기였다. 이런 시점에서 토마스 모어는 좀 더 나은 세상을 보고 싶어 했다.

 

토마스 모어가 그리고 있는 이상향의 모습을 몇 가지만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사유재산을 없앴다. 집조차도 10년에 한 번씩 추첨으로 집을 바꾸는 사회를 모어는 유토피아로 생각을 했다. 또 유토피아 주민들은 같은 모양의 옷을 입고 있다. 그들은 하루에 6시간만 노동을 하며, 나머지 시간에는 자신이 즐겨하는 일, 특히나 지적인 활동에 주력을 한다고 하니 지금 우리의 생각으로 보았을 때 받아들이기는 그리 쉽지 않은 것들이다.

 

게다가 사람들이 타락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술집이나 맥주집을 없앴다고 하니 좀 우스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회생할 가능성이 없는 환자들에게는 자신이 고통 없이 죽을 자유를 허용했다고 하니, 이는 현대의 안락사 개념을 500년 전에 이미 받아들인 것으로 놀라웠다. 결혼 상대자를 고를 때에 서로가 나체로 선을 보임으로써 옷 속에 가려진 사람의 실제적인 모습을 보고 결혼상대방을 고르도록 했다는 부분에서는 치장이나 장식에 대한 가식적인 부분을 없애려고 한 토마스 모어의 생각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외에도 처벌, 전쟁, 종교 부분에 이르기까지 토마스 모어는 이상 사회의 모습을 아주 폭넓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토마스 모어가 그리는 유토피아는 이 땅에서 실현될 수가 없다. 이는 모어가 유토피아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이미 이상향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말을 한 번 보도록 하자.


“비록 그가 의심할 바 없이 대단한 학식과 경험을 가진 것은 분명하지만, 나는 그가 말한 모든 것에 동의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고백하건데 유토피아 공화국에는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어쨌든 우리나라에도 도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염원할 만한 요소들이 많다고 본다”

이 책에서 유토피아를 설명하고 있는 화자는 유토피아에 우연히 갔다 온 가상의 선원인 ‘라파엘 히슬로다에우스’다. 그리고 토머스 모어는 그와 나눈 이야기를 적는 입장에 있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 화자인 라파엘은 바로 토마스 모어의 생각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위에 소개한 이 책의 마지막 구절은 모어가 가진 생각을 나타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이상향을 원했던 토머스 모어이지만, 그는 결코 이상향에 갈 수 없었다. 그것은 당연한 이야기가 아니던가. 유토피아란 이 세상에 없는 곳이니 말이다. 좋은 세상을 원했건만 모어의 마지막 모습은 애처롭기도 하고 반면 당당하기도 했다. 이혼하기 위해 교황청과 결별한 헨리8세에 동조하지 않은 그는 사형을 당한다. 모어는 참수되기 전에 사형 집행인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내 목은 짧으니 조심해서 다뤄주게”. 이상향을 원했던 모어는 죽은 다음에도 이상향에 들어가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몸과 머리가 분리되었기 때문이다. 

항상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유토피아 이야기는 격려가 되기도 하고, 또한 그들을 낙담시키기도 한다. 그곳은 다만 꿈에서나 만날 수 있는 세상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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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이에스시 - 일상 탈출을 위한 이색 제안
<Esc>를 만드는 사람들 엮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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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직장생활인들의 하루 일과를 보면 아침에 출근해서 어제와 같은 일을 하고 퇴근한다. 어제와 별반 다른 일도 없고, 아마 내일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퇴근 후에도 비슷하다. 술을 마신다거나, 아니면 집으로 들어가서 TV 보다가 잠을 잘 것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이런 생활 패턴에 아주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삶은 우리에게 결코 행복함을 주지는 않는다. 게다가 나이 들수록 시간이 가속도를 가지고 빨리 지나가는 현상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동안 내가 살아온 인생을 생각해보지만, 후회가 앞설 테고, 젊은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픈 생각이 강하게 들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뭔가를 해 봐야 겠다’ 고 생각할 수 있다. 후회감이 몰려올 때가 바로 찬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무엇을 해볼 수 있을까? 이 책 <Esc 일상탈출을 위한 이색 제안>(한겨레출판.2008년)을 보면 그 단초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컴퓨터 작업을 할 때 현재 하는 일을 마치고 싶거나 혹은 지금 하던 작업을 취소하고 싶을 때, 또는 다른 작업으로 넘어갈 때 사용하는 키가 바로 ‘Ecs'다. 영어 Escape에서 따온 말이다. PC 차원에서 이런 변환은 아주 쉽게 이루어진다. 그러나 일상에서 탈출(Esc)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해서 판단이 서질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욱이 변화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이 주된 원인이다. 그렇다고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할 것이고, 지금 무엇을 할지도 망설여지고,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안성맞춤이다.


보통 직장인의 하루 일과는 도시에서 이루어진다. 집도 사무실도 모두 도시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아 책에서는 ‘도시에서 바람 쐬는 법’을 소개해준다. 동물원이 놀러가기, 테마파크 가기, 서울 속의 낯선 두 곳(부암동, 홍대 앞) 가기, 도심 속의 별장 레지던스, 마지막으로 파티 개최를 독자들에게 소개해주고 있다. 

소개된 것 중 몇몇 항목이 아주 신선하게 다가온다. 필자도 서울 사람이지만 부암동에 가본 적이 없다. 사실 부암동이라는 이름조차도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콘크리트로 가득 차 있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도심 가까이에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오래전의 도시 모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이색적이라고 생각이 든다. 또 ‘레지던스’라는 공간의 소개도 좋았다. ‘레디던스’는 사실 낯선 단어이기도 하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대로 옮겨보면,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아파트 내지는 주거 공간이다. 레지던스의 공간구조는 머무는 곳보다 사는 곳에 맞춰져 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가까운 친구들끼리 레지던스를 빌려서 파티를 하거나 모임을 가진다면 편리할뿐더러 아름다운 기억을 남기게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소개되는 것은 즐거운 일상 놀이법이다. 여기에는 세컨드 라이프, 노트북, 디지털 카메라, 속옷, 문방구 탐험, 부엌, 와인이 소개된다.


‘세컨드 라이프’라고 하면 인터넷 공간에서 3차원으로 나만의 공간을 가지고 마치 현실에서 생활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커뮤니티를 말하는 데, 사실 이 방법은 그리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방법은 일상해서 탈출해서 또 다른 일상을 만들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잠깐 탈출해서 일탈을 하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이지, 탈출한 후에 계속 그 일을 하고 있다면 이는 새로운 일상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노트북이나 디지털 카메라도 같은 느낌이 든다. 이것들 모두 우리에게 재미없는 다른 일상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 재미와 짜릿함을 원한다면 어쩌다 한 번씩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 마지막에 나와 있는 부록인, ‘100가지 키워드로 읽는 2008~2009 Esc 트랜드’에도 재미있는 내용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책임여행’, ‘제주올레’, ‘저가항공’, ‘료칸 여행’ 등의 여행 관련 키워드는 당장 해보고 싶은 욕구가 일어나게 했다. 또 ‘맥시멀리즘’, ‘’매니시룩‘고 같은 의상 관련 키워드도 필자에겐 흥미로웠다.


우리는 나이를 먹으면서 시간이 더욱 빨리 가는 것을 느낀다.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일 태지만, <나이들 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라는 책에 보면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시간을 길게 늘이고 싶으면 기회가 있을 때 새로운 것들로 시간을 채워야 한다. 신나게 여행을 다녀오거나 새로운 삶을 받아들여 한층 젊어지거나 뒤를 돌아보면,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들과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상상 속에 쌓여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이다.

이 책에 소개된 많은 방법이 우리에게 시간을 늘여주지 않을까? 일상에 지쳐있어서 답답한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가까운 시간 안에 필자도 쉬운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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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린 광기 - 짧고도 찬란했던 천재들의 삶
제프리 A. 코틀러 지음, 황선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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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분에 특출한 능력이 있는 사람은 과연 다른 측면에서는 부족할까? 그렇다면 세상은 공평할 텐데 말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사람들은 평균적인 감각능력을 가지고 있고, 평균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생각이 된다. 그런데 일부의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세상은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능력을 부여했다고 가정한다면 그들에게 부족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프랑스 작가 마르셀 푸루스트는 “이 세상의 모든 위대한 것은 신경증 환자에 의해 창조된다”고 말했다. 모든 위대한 것을 신경증환자가 만들어 냈다는 것은 물론 과장이겠지만, 정신질환에 시달리면서 좋은 작품을 남긴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흔히 접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술가를 이야기하면 아마 버지니아 울프를 꼽을 수 있다. 최초의 페미니스트 작가이고, 위대한 작품 남긴 그녀가 특히나 한국인들에게는 아주 잘 알려져 있다. 물론 그녀의 작품을 직접 접해서 그녀를 잘 아는 경우도 많지만, 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의 역할도 상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버지니아 울프는 글이 아주 잘 써지는 때가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이런 경우를 ‘다산의 질병’이라고 말했는데, 그 순간이 바로 ‘끓어오르는 광기’에 사로잡힌 순간이라고 했다. 즉 그녀의 작품은 광기에서 품어져 나온 결과물인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질병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정신적 불안정상태가 놀라운 창조능력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까지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녀에게 주어진 이러한 정신적인 문제는 유전적인 부분도 있었다. 울프의 가계는 4대에 걸쳐 정신병 내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그녀는 어린 시절 이복 오빠로부터 당한 성폭행으로 인한 정신적인 충격도 있었고, 어머니와의 온전치 못한 관계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하여 평생토록 정신병과 싸움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글을 쓴다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끝내 울프는 정신질환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그녀는 자신을 평생 억압하고 있던 정신병에 굴복하고 만다. 강물에 몸을 던지고 만다.

 

이번에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이야기를 해보자. 헤밍웨이하면 정말 남성다운 멋진 삶을 살았던 사람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살아있을 때 최고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으며, 또한 막대한 부를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헤밍웨이도 각종 정신병에 시달렸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의 자살방법 조차 그의 마초적인 삶과 일맥상통하는 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울프와 마찬가지로 헤밍웨이의 정신병력은 유전적인 영향이 컸다. 헤밍웨이의 가계는 5대에 걸쳐 자살을 했다. 헤밍웨이의 광기는 당사자의 삶에는 큰 아픔이었지만, 우리들에게는 그의 광기를 통해 남겨진 위대한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주었다.

 

이 책 <신이 내린 광기>(시그마북스.2008년)에는 정신병에 시달리면서도 위대한 업적을 남긴 10명의 천재가 수록되어 있다. 위대서 말한 울프와 헤밍웨이 외에도, 배우인 마릴린 먼로, 미술가인 마크 로스코, 음악가 찰스 밍거스 등 총 10명을 수록하고 있다. 10번째 소개된 사람은 비치 보이스의 리더였던 브라이언 윌슨이다. 윌슨은 이 책이 나오는 10명의 주인공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 있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노력으로 병을 극복한 행복한 사례였다.


저자인 제프리 A. 코틀러는 현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상담학과 교수로 있으며, 30년 이상을 상담전문가와 치료사로 활동한 사람이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풍부한 예술적인 능력을 발휘했던 위대한 예술가의 삶을 조명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학문과 실무상담사례에기초한 것으로 생각이 된다.

마지막으로 광기와 천재적인 능력과의 연관 관계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들어보자.

“광기를 소유한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어떤 자원이나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상상 속에서의 삶, 자유롭게 떠오르는 아이디어, 현실에 대한 왜곡, 기분장애와 관련한 예민한 감각들을 통해 아주 독특한 세계관을 발전시킨다.”(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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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험 - 바이오스피어 2, 2년 20분
제인 포인터 지음, 박범수 옮김 / 알마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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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공기 속에 있는 질소나 산소량이 오랜 동안 일정하게 유지되어 왔다. 지금 생존해있는 동식물들은 모두 이런 환경에 적응을 해온 것이다. 우리 인간도 생물학적으로 이러한 환경에 익숙해져 있어서, 만약 이런 환경이 변한다면 생존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특히나 이산화탄소의 증가나 오존층의 파괴는 거의 모든 동식물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만약 지구의 생태계 시스템이 생물에게 부적합한 상태로 점점 망가져가고 있다면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은 이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 만약 할 수 있다면 우리는 기본적으로 공기 중의 산소 농도나 이산화탄소 농도를 적절히 조정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실험이 존재했었다. ‘바이오스피어2(Biosphere 2)’라는 이름의 실험이 1991년9월부터 만 2년간 진행을 했었다. ‘바이오스피어’라는 자연생태계를 의미하며, 이에 대해 ‘바이오스피어2’라는 의미는 인공으로 만들어진 생태시스템을 말한다.


미국 애리조나 주의 투손 부근 사막에 1987년부터 외부와는 완전히 밀폐된 공간을 준비했으며, 완공후인 1991년9월26일부터 만 2년 간 그곳에서는 8명(남자 4명, 여자 4명)이 자급자족적 농업으로 생존을 했다. 그 공간의 넓이는 1.275헥타르(1헥타르는 가로 세로가 각 100미터인 넓이, 따라서 축구장 보다는 조금 더 넓음)로 이곳에 지구생태계와 아주 비슷하게 내부를 꾸며 놓았다.

바이오스피어2의 내부는 인간 거주 구역,  집약농업 생물군계(농업구역), 산호초가 포함된 대양 생물군계, 열대우림 생물군계, 사바나 생물군계, 사막 생물군계, 습지 생물군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모아온 3,800종의 식물과 동물이 있었다. 즉 바이오스피어 2는 지구의 생태계를 그대로 모방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곳에서 대원들은 자신들이 먹을 식량을 직접 재배하고, 사용한 물을 재사용할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호흡하게 될 공기까지도 관리하도록 되어 있었다.


이들의 일차적인 목적은 바이오스피어가 지구생태계에서 하는 일을 그대로 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것이었고, 만약 이것이 가능하다면 다른 행성에도 이러한 곳을 건설함으로써 우주 식민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보통 이러한 거대한 실험을 하려면 국가적인 예산지원과 실행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실험은 개인의 돈으로 진행되었다. 그 비용은 무려 2억 달러가 넘었다. 언론에서는 “지구를 복제하기”, “우주를 위한 노아의 방주”, “제2의 창세기”라고 말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이기도 했고, 또 반대로 사이비 과학집단의 돈놀이로 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바이오스피어 2에 들어갈 사람은 오랜 기간 배나 오지에서 생존훈련을 해왔으며, 바이오스피어2에서 각자 자신이 맡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8명 중의 한명인 제인 포인터는 농업구역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 바로 이 책 <인간 실험 - 바이오 스피어 2>(알마.2008년)의 저자이다.


만약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지구의 생태시스템을 지금보다 쾌적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즉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발생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고, 오염되지 않게 지구를 지켜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바이오스피어2의 내부에 있는 사람들은 계급적 위계질서 하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관계조차도 자연환경만큼이나 좋게 만들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리가 바라는 유토피아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실험의 결과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바이오스피어 2의 세계에 닥친 위험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먼저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급격히 치솟았다. 이를 낮추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땅에 초록 잎을 가진 식물을 심었다. 그리고 열대우림에서 빨리 자라버린 나팔꽃 넝쿨도 잘라냈다. 이 넝쿨은 빛을 차단해서 다른 식물의 광합성을 방해하기 때문이었다. 또한 산소의 농도도 정상치(공기의 21퍼센트)보다 5퍼센트나 떨어지기도 했다.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을 한다. 마침내 그 원인을 찾아낸다. 없어진 산소는 바로 시멘트가 먹어버린 것이었다. 또한 식량생산도 마음대로 전개되지 않았다.

 

게다가 안에 있는 동물들이 멸종하기 시작했다. 또 완두콩이 곰팡이의 공격으로 죽어갔고, 감자 역시도 곰팡이의 공격을 견디지 못했다. 이것은 이들의 식량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했다. 적절한 에너지를 흡수하지 못하게 되자 그들은 체중이 급격히 빠지기 시작했으며, 더욱 큰 문제는 그들 사이에 온갖 적의와 증오감을 만들어냈다. 또한 바이오스피어2에 들어간 8명에게는 폐쇄된 공간에서 지내게 됨으로써 우주선이나 남극 연구기지에서 오랜 기간 지내는 사람과 같이 여러 가지 정신적인 문제가 생겨났다.

 

우리들에게 유토피아는 원래의 단어가 가지 뜻처럼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들 8명이 2년간 그곳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다시 바이오스피어1으로 돌아왔건만, 후속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는 바이오스피어 2를 둘러싼 이권 다툼이 있었고, 국가적인 커다란 지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바이오스피어2는 관광객들이 찾아가는 장소로 변하고 말았다.


이 책을 보면서 인간의 과학기술 수준이 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긴 우리는 숨 쉬며 살고 있는 이 지구 생태계는 무려 40억년의 장구한 기간동안 생성된 것이다. 그것을 얄팍한 인간의 과학으로 흉내를 내고자 하는 것 자체가 인간의 탐욕이 아난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 지구의 생태 시스템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우리는 생태계를 지금도 무참히 무너뜨리고 있지 않은가. 과연 지구의 미래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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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의사회 - 인도주의의 꽃
엘리어트 레이턴 지음, 박은영 옮김, 그렉 로크 사진 / 우물이있는집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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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국경 없는 의사회에 대해서 알고 있다. 국경 없는 의사회는 전 세계에 자연재해나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이 다치거나 위험에 쳐해 있으면 그곳으로 제일 먼저 달려가는 민간 조직이다.  현재 각 20개국에 지부가 설치되어 있으며, 3천 여 명의 의사, 간호사 , 행정요원과 1만 여명의 자원봉사자로 구성되어 있다. 1971년 프랑스에서 창립이 되었으니, 이제 37년이 되었으며, 인도주의적 활동으로 1999년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한 단체이다..

 

이 책  <국경 없는 의사회>(우물이있는 집.2003년)는 국경 없는 의사회를 인류학자가 취재한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들이 주목을 받는 것은 국경없는 의사회의 헌장에 그대로 나와 있다. 헌장을 보면 ‘가난과 자연적 인위적 재해, 전쟁 등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인종과 종교, 정치적 신념에 관계없이 차별하지 않고 돕는다.’로 시작이 된다. 이 책에서 보면 이들은 내전에 벌어진 르완다에서 목숨을 걸고 사람들을 돕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건강 그리고 목숨까지도 내놓고 인도적인 봉사를 하고 있다. 이런 책을 읽으면 그래도 세상이 따듯한 구석이 있구나하는 안도감이 생긴다.

 

어찌 보면 이들은 정말 영웅 같은 사람들이로, 사랑을 전파하고 인간의 이타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영웅으로 보여 지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에게 영웅적이거나 이상적인 동기는 없다고 얘기하는데, 이 대목에서 이들이 겸손하기 까지 하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들이 국경 없는 의사회에 동참하게 된 동기를 보면, 취직이 안돼서, 혹은 취업 대기 중이었거나 틀에 박힌 생활에 대한 저항으로 모험과 좀 더 의미 있는 일에 대한 갈망으로 뛰어든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들이 실제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만족감이 이들을 계속 활동하게 하는 것 같다. 그들은 이러한 활동을 같은 장소에서 수년간 하기도 한다.


저자 엘리어트 레이턴은 현재 캐나다 뉴펀들랜드 메모리얼 대학 문화인류학 교수이다. 이 책의 내용은 르완다 내전에서 활동 중인 국경없는 의사회 사람들을 인터뷰 한 것이다. 그러니까 르완다 내전에 대한 상황보다는 국경없는 의사회 사람들을 취재한 내용인데, 인류학자인 그의 시각에서 과연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묻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내가 이 책에서 보건데 인간은 내부에 천사와 악마를 함께 가지고 있는 존재였다. 내전 속에서 다른 종족의 민간인들을 잔인하게 살육하는 악마의 모습과 이타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경없는 의사회 요원들의 천사의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요원들 사이에 권위주의적인 장벽을 없앤다는 의미와 서로의 업무에 우열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들은 서로 간에 직책이나 성을 부르지 않고 이름을 부른다고 한다. 이 부분을 보면서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가 생각이 났다. 유토피아가 되기 위한 조건 중에 하나가 사람들이 ‘똑 같은 옷을 입는다’란 부분이 있다. 즉 계급이 존재하는 것이 바로 디스토피아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국경없는 의사회에는 실제로 계급이 존재한다. 이를테면 지역 책임자가 있는데, 그들은 권위주의적이지는 않지만 권위를 가지고 있었다.

 

요원들이 활동하는 중에 사태가 진정되었는데, 다시 반군이 피난민들을 공격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어떤 요원들은 피난민들을 구하기 위해서 총을 잡고, 방탄조끼를 입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비정치적인 인도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그들이지만, 반인류적인 범죄행위에 자신의 목숨을 걸고 총을 들고 대항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것이다. 그런 경우가 생기면 그 지역책임자는 해당 요원에서 총을 내려놓고 내일 당장 비행기를 타고 이곳을 떠나라고 명령한다고 한다. 그러면 그 명령에 복종을 한다고 하니 그들에게는 귄위가 살아있었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아마 인간이란 날개를 가진 천사와 악마가 혼재해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각박하고 저마다의 탐욕을 위해서 뛰어다니는 악마들의 전투 장소지만 국경 없는 의사회 사람들과 같이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통해 숨을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5년 전에 출간된 책이지만, 독자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는 데에는 아직도 유효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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