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이에스시 - 일상 탈출을 위한 이색 제안
<Esc>를 만드는 사람들 엮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직장생활인들의 하루 일과를 보면 아침에 출근해서 어제와 같은 일을 하고 퇴근한다. 어제와 별반 다른 일도 없고, 아마 내일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퇴근 후에도 비슷하다. 술을 마신다거나, 아니면 집으로 들어가서 TV 보다가 잠을 잘 것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이런 생활 패턴에 아주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삶은 우리에게 결코 행복함을 주지는 않는다. 게다가 나이 들수록 시간이 가속도를 가지고 빨리 지나가는 현상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동안 내가 살아온 인생을 생각해보지만, 후회가 앞설 테고, 젊은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픈 생각이 강하게 들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뭔가를 해 봐야 겠다’ 고 생각할 수 있다. 후회감이 몰려올 때가 바로 찬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무엇을 해볼 수 있을까? 이 책 <Esc 일상탈출을 위한 이색 제안>(한겨레출판.2008년)을 보면 그 단초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컴퓨터 작업을 할 때 현재 하는 일을 마치고 싶거나 혹은 지금 하던 작업을 취소하고 싶을 때, 또는 다른 작업으로 넘어갈 때 사용하는 키가 바로 ‘Ecs'다. 영어 Escape에서 따온 말이다. PC 차원에서 이런 변환은 아주 쉽게 이루어진다. 그러나 일상에서 탈출(Esc)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해서 판단이 서질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욱이 변화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이 주된 원인이다. 그렇다고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할 것이고, 지금 무엇을 할지도 망설여지고,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안성맞춤이다.


보통 직장인의 하루 일과는 도시에서 이루어진다. 집도 사무실도 모두 도시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아 책에서는 ‘도시에서 바람 쐬는 법’을 소개해준다. 동물원이 놀러가기, 테마파크 가기, 서울 속의 낯선 두 곳(부암동, 홍대 앞) 가기, 도심 속의 별장 레지던스, 마지막으로 파티 개최를 독자들에게 소개해주고 있다. 

소개된 것 중 몇몇 항목이 아주 신선하게 다가온다. 필자도 서울 사람이지만 부암동에 가본 적이 없다. 사실 부암동이라는 이름조차도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콘크리트로 가득 차 있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도심 가까이에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오래전의 도시 모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이색적이라고 생각이 든다. 또 ‘레지던스’라는 공간의 소개도 좋았다. ‘레디던스’는 사실 낯선 단어이기도 하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대로 옮겨보면,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아파트 내지는 주거 공간이다. 레지던스의 공간구조는 머무는 곳보다 사는 곳에 맞춰져 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가까운 친구들끼리 레지던스를 빌려서 파티를 하거나 모임을 가진다면 편리할뿐더러 아름다운 기억을 남기게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소개되는 것은 즐거운 일상 놀이법이다. 여기에는 세컨드 라이프, 노트북, 디지털 카메라, 속옷, 문방구 탐험, 부엌, 와인이 소개된다.


‘세컨드 라이프’라고 하면 인터넷 공간에서 3차원으로 나만의 공간을 가지고 마치 현실에서 생활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커뮤니티를 말하는 데, 사실 이 방법은 그리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방법은 일상해서 탈출해서 또 다른 일상을 만들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잠깐 탈출해서 일탈을 하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이지, 탈출한 후에 계속 그 일을 하고 있다면 이는 새로운 일상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노트북이나 디지털 카메라도 같은 느낌이 든다. 이것들 모두 우리에게 재미없는 다른 일상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 재미와 짜릿함을 원한다면 어쩌다 한 번씩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 마지막에 나와 있는 부록인, ‘100가지 키워드로 읽는 2008~2009 Esc 트랜드’에도 재미있는 내용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책임여행’, ‘제주올레’, ‘저가항공’, ‘료칸 여행’ 등의 여행 관련 키워드는 당장 해보고 싶은 욕구가 일어나게 했다. 또 ‘맥시멀리즘’, ‘’매니시룩‘고 같은 의상 관련 키워드도 필자에겐 흥미로웠다.


우리는 나이를 먹으면서 시간이 더욱 빨리 가는 것을 느낀다.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일 태지만, <나이들 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라는 책에 보면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시간을 길게 늘이고 싶으면 기회가 있을 때 새로운 것들로 시간을 채워야 한다. 신나게 여행을 다녀오거나 새로운 삶을 받아들여 한층 젊어지거나 뒤를 돌아보면,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들과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상상 속에 쌓여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이다.

이 책에 소개된 많은 방법이 우리에게 시간을 늘여주지 않을까? 일상에 지쳐있어서 답답한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가까운 시간 안에 필자도 쉬운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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