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번 신간 평가단 도서부터..

 

인민의 탄생.

인민의 탄생이라는 책인데.. 인간적으로 너무 재미가 없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애초에 나는 흥미있는 책만 구입하니깐.. 이런 애물단지같은 책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물론 이전에 '이것이 문화비평이다' 같은 책도 처리하는데 정말 난감했지만 이번에는 더 곤혹을 겪는 기분이다. 이전에 리뷰를 쓸 때는 그래도 그나마 조금은 아는 부분이라서 조금 주절거릴수 있었는데 이 책에 관해서는 저자도 모르고 내용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책의 앞부분만 읽은 것으로 봐서는 하버마스의 분석틀을 가져와서 제목 그대로 인민의 탄생에 관하여 역사적 연원부터 시작해서 읊고 있는 책 같은데 애초에 나는 하버마스의 이론에 대해서 그다지 아는 게 없다. 솔직히 말하면 아예 모르는 상태이다. 앞에서 모르는 내용을 강의하면 수업시간에 잠이 온다던가, 마찬가지로 이 책도 별로 나에게는 흥미를 주지 못해서 읽다가 그만두다가 하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단점은 했던 말 또하고 했던 말 또 설명하고.. 혹시나 독자들이 못따라올까봐 친절하게 설명해주려는 의도 같..다는 생각을 해보려고 하지만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똑같은 문단이 반복되면 기분이 참.. 내가 잘 몰라서 책이 재미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잘 쓰여진 책이 아닌지 구분이 안간다.

 

 

 

현대 유럽 철학의 흐름.

가진 적립금을 모아서 산 책인데 나는 솔직히 고백하자면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 처럼 제법 두꺼운 부피를 기대했었다. 그런데 정말 얇은 책이다. 음.. 김훈의 '흑산' 보다 판형은 크지만 조금 덜하거나 비슷한 정도의 두께다. 사실 그래서 읽기 편하겠구나 생각했는데 워낙 우울한 기분에 휩싸였기에 제대로 책장을 넘겨보지도 못했다. 사실 나는 우울할때는 인문학 책을 읽기가 좀 힘들다. 하버마스에 대해서 워낙 모르니깐 이왕 알아보는거 다른 현대 철학자들도 알아봐야지 하는 기분에 구매를 했는데 잘 한 것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예전에 책 소개를 할 때 생각했던 것 처럼 제법 알차보이기는 하다.

나는 이런 책들 정말 좋아한다, 풋.

 

 

 

 

 

우주, 진화하는 미술관.

으아.. 이 책은 서점에서 조금씩 본 책인데, 표지에 사실 낚여서[..] 좀 읽어봤었다. 사실 표지만큼이나 화려한 그림은 뒤에 별로 없더라, 풋. 하지만 스케일도 크고 큼직큼직하며 자세한 그림들이 많이 실려있어서, 무엇보다도 총천연색의 알록달록한 분위기의 그림들이 많아서 읽기 편했다. 아무래도 우주에 관한 것은 글보다 그림이 훨씬 와닿기 쉽거든. 은하에 대해서 백날 글로 설명해보라, 제대로 알아듣겠는가. 바로 사진 한 장 찍어서 보여주면 오오, 알아듣겠지.

우리가 블랙홀에 대해서 많이 모르는 이유도 그게 안보이니깐 그런 거 아니겠어? 시각화시키기도 어렵고..

 

 

 

 

 

 

6월 항쟁.

이 책도 눈여겨 본 책인데, 끝까지는 못읽었고 삼분의 일 정도 읽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이 말이다.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

 

진짜, 말도 안된다.

 

(배경 설명을 조금 하자면, 박종철씨 고문 치사 사건에서 경찰이 고문한 것을 은폐하려고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 라고 말한 거다. 읽으면서 정말 과거의 일인데도 저절로 분노하게 되더라..)

 

 

 

 

 

사실 소설을 읽고 싶은데 딱히 끌리는 소설이 없다.

그러니깐 묻노니, 달달하고 정말 예쁜 해피앤딩의 사랑이야기, 없는가?

기욤 뮈소의 책을 조금 읽어봤는데 나는 크게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달달하고 해피앤딩..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상실의 시대를 벌써 다섯 번 넘게 본 것 같다.

나는 딱 상실의 시대와 같은 허무함이 소스로 뿌려져 있는 그런 사랑이야기가 읽고 싶다.

해피앤딩이면 더 좋고..

그러고보니깐 죽은 왕녀의 파반느, 같은 소설이 맘에 든다.

 

이런 감정이 나를 힘들게 한다.

감정을 달래려 소설을 읽다 보면 다시금 감정에 젖어 허무한 나날을 보낸다.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 책 후면에 보면

요제프 크네히트(유리알 유희의 주인공이다)의 유고, 라고 해서

마치 이야기 속의 이야기 형식으로 헤르만 헤세가 글을 남긴게 있다.

앞의 시 넘기고 나면 뒤에 세 가지 이력서, 라는 부분이 나오는데

내가 처음 읽은 그 순간에서부터 여전히 좋아하고 있는 부분이

그 세 가지 이력서, 라는 단편들 중 하나인 '인도의 이력' 이다.

대충 이야기를 설명하자면 인도의 어느 왕의 배다른 형제인 주인공이 어릴 때 쫓겨나서

목동 일을 하면서 살다가 젊고 아름다운 아내를 만나 애욕에 젖어 살게 되고

그 후에 아내가 시찰 나온 왕에게 끌려간, 혹은 자발적으로 따라간 후에

왕을 죽이고 병사들에게 쫓겨서 숲에 들어갔는데

그 숲에서 현자를 만난거야.

현자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는 마음의 상처를 위로받기를 원했었는데

현자가 조용히 눈을 쳐다보더니 크게 웃으면서 한마디 했다.

 

'미망이네, 미망이야'

 

처음 읽을 때는 이게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무슨 뜻인지 안다.

 

그래서 힘들 때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