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 - 말할 때마다 내가 더 똑똑해진다
엘커 비스 지음, 유동익.강재형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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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는 날이다.

내가 의도한 말은 그런 의미가 아니었으나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였냐에 따라 나의 '말'은 착한 말이 되기도 했다가 미운 말이 되기도 한다. 나 또한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가 상처를 많이 받았다. 나의 의견을 이해해 주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비난받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가정주부로 사는 나는, 만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늘 만나던 사람과 만나게 되고, 관계가 소원해지면 서로 거리를 두었다가 다시 또 만나게 되는 식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딸아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손절인데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관계는 일방적일 수 없으니 서로의 암묵적인 동의하에 점점 거리가 생긴다. 애써 거리를 줄이고 싶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두고 보니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된다.

책 <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은 88주 동안이나 종합 베스트셀러를 차지한 책이다. 나는 시집이나 에세이, 소설책을 많이 보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책 편독이 심해졌다. 관계에 대해 고민이 많아서 엄청난 변화를 바라기보다는 앞으로의 삶을 유연하게 만들 수 있는 대화의 방법을 알아가고 싶었다.

생각의 관점을 바꾸고 다른 사람의 생각에 귀 기울여보자.

이 책은 질문하는 자세를 배우고 좋은 질문을 하도록 도와주는 실용적인 가이드북이다.

좋은 질문을 하려면 왜 훈련이 필요할까?

책의 앞부분에 대화를 통해 생긴 오해가 나온다. 어떤 모임에서 대화를 이어가던 중, 자녀 이야기가 나온다. 자녀가 없는 사람은 함께 대화하기가 어렵다. 지은이는 자신을 포함해 두 명의 자녀가 없는 젊은 여성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싶어 왜 아이를 갖지 않았냐고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하고 무례한 사람으로 질타 받는다. 대화의 기술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다 보니, 그런 질문은 적합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당신의 이야기가 궁금하다고,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말했어야 한다고 후회한다.

책은 '싸우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설득되는 28가지 질문의 기술'에 대해 들려준다.

소크라테스처럼 질문하는 법을 소주제로 7가지, 지혜는 놀라움에서 시작한다/호기심을 유지하라/용기를 내서 과감하게 질문하라/판단하되 집착하지 마라/내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가정해 보자/연민하되 공감하지 마라/상대가 짜증을 내도 마음에 담지 마라로 나와 살아온 환경도, 직업도, 나이도, 생각이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 어떤 마음으로 상대와 대화를 임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마음을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세계인지 다시금 깨달았다. 섣불리 이해하는 척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는 것. 살아가면서 기본으로 생각해야 할 삶의 태도가 어떤 것인지도 곰곰 생각해 보게 됐던 것 같다.

가족을 제외한 타인과 더 이상 깊은 관계를 맺고 싶지는 않지만 적당한 거리에서 잘 대화하며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하며 지내고 싶다.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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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마음에 닿았습니다 - 지식이 아닌 공감을 전하는 아홉 명의 정신과 의사 이야기
김은영 외 지음 / 플로어웍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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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대를 돕고 그대가 나를 돕는다. 내가 그대를 치유하고 그대가 나를 치유한다.

내가 그대를 살리고 그대가 나를 살린다. 마음의 고통을 치유하는 길 위에는 의사도 환자도 없다.

이 고통의 시간을 함께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돕는, 사람과 사람의 동행이 있을 뿐이다. 아홉 명의 정신과 의사가 모여서

우리가 우리를 구하는 이야기를 펴낸다.

​

나에게 병원은 어렵고 무섭고 겁이 나는 곳이다. 이렇게 쓰고 병원이 좋은 사람이 어디있을까 생각해본다.

평생 몸으로 노동을 하고 살아온 부모님은 내가 어렸을때부터 아픈 곳이 많으셨다. 섬에서 육지에 있는 병원에

진료를 보고 입원을 하고 수술을 하는 과정은 녹록지않았다. 의사의 소견을 듣기위해 쉼없는 기다림과 짧은 만남.

허무했다가 답답했다가 그래도 수술결과가 괜찮으면 만족해야했던 시간이었다.

큰 병원 의사선생님은 다정하지 않은 사무적인 사람들이었는데 책 속에서 만난 아홉명의 정신과 의사들은 모두가

따듯한 느낌이었다. 정신과 의사라는 굳이 세분화하자면 사람의 마음과 말을 듣고 치유해주는 사람들이라서 그런가

싶기도했다. 이런 마음을 가진 의사선생님이라면, 내 마음이, 마음이 아픈 사람들의 진실된 마음이 닿아 치유라는

처방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해본다.

​

책을 읽으면서 아픈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놀랐다.

작년연말즈음 갑자기 우리집에도 아픈사람이 생겼다. 갑자기 숨쉬기가 어려워진 아버님이 동네 내과를 찾으셨는데

폐소리를 들어본 의사가 당장 큰 병원으로 가서 진료를 보시라고 했단다. 대학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하면서 또 느꼈다.

세상에 아픈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걸.

가족 중에 어느 하나가 아프면 다른 가족들도 아프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병은 시간이 약이라고 말할테지만

가족 구성원 중에서 아픈 사람이 있다는건 모두에게 슬프고 인내하는 시간을 갖게한다.

책에서 아들을 잃은 가족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남들과 조금 다른 아들, 가족이 힘을 합쳐 살았고 길러낸 아들의 죽음은

황망했고 남은 가족들을 병들게했을테다. 남겨진 가족들의 곁에서 충분히 공감하고 위로하고 있을 의사선생님의 글이

더 가깝게 다가온다.

​

늘 마지막처럼

나는 재난 경험자와 유가족들을 통해 어떻게 트라우마를 극복하는지 배우고 나의 상실을 위로받았다. 유가족들을 만나다 보면

평범한 오늘이 얼마나 소중한지 뼈저리게 깨닫는다. 바로 오늘이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마지막 하루일지 모른다.

지금 그 사람과 주고받는 대화가 마지막 말이 될 수도 있다. 서로를 바라보는 얼굴의 표정이 마지막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

이 문장을 몇번이나 다시 보았다. 그리고 꽤 많은 울음을 쏟아내었다.

학창시절 열심히 풀던 문제집에서 주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풀라는 글을 수도 없이 마주했었다. 주어진 시간. 개당 1분 내외로

생각하고 풀면 어느 정도 시간이 맞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주어진 시간이 삶에도 적용해야만 하는 날이 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고 두렵다. 언젠가 끝이 있을거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 끝이 너무 빨리 내 앞에 당도했다.

사람은 누군가의 불행으로 내 하루를 위로 받고 안도한다는 것이 슬프기도 하지만 사실은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 같다.

정신의학과 의사도 재난 경험자와 유가족들이 어떻게 트라우마를 극복하는지 배우고 나의 상실을 위로받았다고 하니,

우리의 오늘을 조금 더 단단하고 즐겁게 보내야함은 나의 의무다.

​

사실 나는 정신의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어느정도의 우울함은 누구에게나 있고, 나의 우울은 평범한 것일거라 스스로 판단했다.

갑작스런 가족의 부재는 예고가 없어서 남겨진 사람을 아프게 한다. 실제로 얼마 전에도 축제를 보러 갔다가 말도 안되는 이유로

죽음을 당한 젊은 청춘들이 있었고, 수학여행길에서 사고로 떠난 내 큰아이 또래의 아이들도 있고, 자살로 영영 볼 수 없는 사람도

있으니.

여러가지 이유로 슬픈 날들이 이어진다. 책을 읽는 것도 사치인가 싶어서 한참만에야 꺼내든 책은 사람들의 마음을 여러분야에서

다루는 의사선생님들의 눈과 귀의 경험치로 우울의 깊이와 위로를 담아내었다.

평범한 것도 같았고 따듯하기도 했고, 어렵고 딱딱한 의사선생님의 말이 아니라서 좋았다. 마음이 힘들고 마음이 힘들었던 사람들과

함께 읽고싶은 책이다.

​

#그대의마음에닿았습니다

#9인의정신과의사

#플로어웍스

#서평단

#정신건강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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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다녀왔습니다
신경숙 지음 / 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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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남짓 월수금 오전 50분씩 요가수업을 들었다. 근육량이 적고 체지방이 많은 몸, 의외로 유연하다는 요가선생님의 칭찬에도 버티기가 안되는 몹쓸 몸으로 요가를 배웠던 시간이 떠오른다.

숨쉬기부터 쉽지 않았던 요가하는 날은 괜히 두통도 생기는 것 같고, 쓰지않던 근육이 놀란 탓인지 당김도 많이 느꼈었다. 선생님의 자세와 같이 되기란 당연히 쉽지않았고, 따라한다기보다 흉내내는 정도로 만족했다. 요가를 배운다는 것 보다 하루중 얼마의 시간을 나를 위해 오롯이 보낼 수 있음에 깊은 숨을 몰아쉬며 감사해하기도 했던 날들.

​

요가에 관한 책이라니.

그것도 소설을 쓰는 신경숙작가님의 글이라고해서 많이도 궁금했었다.

달출판사 서평단이벤트에 선정되어 마주하게 된 책<요가 다녀왔습니다>는 제목처럼 요가에 대한 이야기다.

요가를 하게 된 계기, 요가를 하면서 만나게 된 사람들, 요가를 배우며 달라진 마음가짐, 요가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

소설 쓰기 다음으로 꾸준히 하고 있는 게 요가라는 작가님은 이제 여행을 갈 때도 요가매트를 따로 챙긴다고한다.

지속적으로 무언가 해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잘 알고 있는 나는, 특히나 요가라니 더 놀랍다. 내가 다시 요가를 배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잘 되지 않던 동작을 따라하면서 마음이 차분해지던 그 순간들은 잊기 어렵지않을까 한다.

​

p.205

후퇴해도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을 얻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나는 알고 있다.

다시 시작해도 나는 앞으로 점점 더 요가 실력이 후퇴하리라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가를 계속하기로 한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뒤로 물러나는 것들이 남겨놓을 무늬들을 끌어안기로 한다. 예상대로 되지 않는 것.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다고 해서 계속 그렇게 살게 되지 않는 것. 결말을 알지 못한 채 앞으로 나아가보는 것. 이것은 희망이기도 하고 절망이기도 할 것이다.

​

일상 속에서 오래 곁을 내어줄 수 있는 어떤 것이 있어야함을 또 느낀다.

나아가지 않고 머물러있어도 괜찮다는 작가의 말처럼, 앞이 아니라 뒤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알려줬다는 요가처럼, 든든하게 내하루를 지탱해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싶다.

​

매번 소설로 만나던 작가의 글이 익숙해서인지 에세이로 만나니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 세글자가 적힌 새책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한 가지 이유로 좋아졌다가 여러가지 이유로 싫어지는 많은 것들 중에서 작가의 이름이 적힌 새책은 그렇지 않기를 늘 소원한다.

작가의 책 <외딴방>을 껴안고 마음 졸이며 수없이 펼쳐들던 페이지와 그때의 나를 오래 기억하고싶다.

​

#책읽는엄마

#요가다녀왔습니다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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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함께 빠르게 피는 고운 튤립.
튤립이 곱게 그려진 표지가 예쁜 책<튤립 호텔>은 튤립잎 안에서 잠을 잘 수 있는 아담한 호텔이다.
멧밭쥐 다섯마리가 땅을 파고 튤립 알뿌리를 심는다. 추워지기 전에 알뿌리를 한가득 심고 토닥토닥 흙을 덮은 후, 겨울을 맞는다.
겨울을 나름의 방식으로 즐기면서 봄을 기다린다.
새싹이 돋고 바빠진 멧밭쥐들은 매일 튤립을 돌보느라 분주하지만 힘을 모아 정원을 단장한다.
봄비가 내리고 튤립꽃봉오리가 부풀면 튤립 가득한 튤립호텔이 문을 연다.
봄과 함께 찾아온 따사롭고 고운 빛의 튤립호텔은 햇살이 뜨거워져 꽃잎이 떨어지면 문을 닫는다.
손님들도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고 멧밭쥐들도 다음 봄을 기약하며 휴식을 맞는다.

봄을 닮은 튤립이 가득한 튤립호텔에서 봄날의 여유를 부리고만 싶었던 책.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에 대해 생각했다.
화사한 봄, 예쁜 봄, 일렁이는 마음따라 봄이 온다.
어느덧 더워지는 날이 이어진다.
봄은 즐겁고 아쉬운 마음이 번갈아 들만큼 늘 기다려지고, 아련하다.
봄에 만날 수 있는 튤립호텔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찾아들기를.

#창비#튤립호텔#김지안#책추천#창비그림책#봄그림책#창비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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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1.12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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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바람이 차다.

어느새 겨울이 왔고 마음이 곤해졌다.

게으름 피우며 서평단 활동에 충실하지 못한 채 마지막 미션도서인 12월호 샘터를 받아들었다.

시간이 이렇게 소리없이 조용히 흘러가고 있음을 또 느끼게 된다.

​

12월호 샘터는 그래도, 다시 한번! 이라는 부제로 다양한 이야기가 어우른다.

책을 펼치자마자 마주한 스페셜 테마를 읽고 핑크펜을 찾아 줄을 죽죽 그었다.


​

서른여섯 암환자가 되어 삶을 깊게 바라보게 된 이름모르는 누군가의 글을 읽다가 마음이 동했다.

-인생은 결코 길지 않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고, 그 다음은 나를 사랑하는 소수일 뿐이다. 그 집약된 사랑의 힘으로 나는 앞으로도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

단단하게 내 삶을 지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오늘에 감사할 수 있음을 이제는 알 것도 같다.

건강이 최고라는 단순하고 별의미없을 것 같은 말이, 사실은 최고의 해답이라는 것도.

​

새롭게 자신의 일을 딸과 함께 시작하게 된 장금자 어머니의 글도 마음에 닿았다.

직접 재배한 채소로 요리해 자신만의 비법으로 밥상을 차려내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더 일찍 내 일을 했어야 한다는 후회도 하지만 곧 다가올 70대에는 더 용기내서 자신의 삶에 집중하려고 한다는

글에서 나도, 많이 배웠다.

꾸준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아이들을 키워내는 삶을 살아내고 난 후 나는 어떻게 살 것인지

곰곰 생각해보기도 하면서.

​

샘터에는 이웃들의 이야기가 있다.

드라마 속에서 나와는 다르게 사는 것만 같은 사람들의 어렵고 부럽고 대단해보이는 삶이 아니라

그냥 나처럼 사는 사람들의 고운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읽고 마음에도 담았다가 따라해보려고 짧은 시도도 해보게 된다.

앞으로오 샘터같은 짧은 글이 담긴 고마운 작은 잡지가 오래토록 우리 곁에 머물러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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