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다녀왔습니다
신경숙 지음 / 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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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남짓 월수금 오전 50분씩 요가수업을 들었다. 근육량이 적고 체지방이 많은 몸, 의외로 유연하다는 요가선생님의 칭찬에도 버티기가 안되는 몹쓸 몸으로 요가를 배웠던 시간이 떠오른다.

숨쉬기부터 쉽지 않았던 요가하는 날은 괜히 두통도 생기는 것 같고, 쓰지않던 근육이 놀란 탓인지 당김도 많이 느꼈었다. 선생님의 자세와 같이 되기란 당연히 쉽지않았고, 따라한다기보다 흉내내는 정도로 만족했다. 요가를 배운다는 것 보다 하루중 얼마의 시간을 나를 위해 오롯이 보낼 수 있음에 깊은 숨을 몰아쉬며 감사해하기도 했던 날들.

요가에 관한 책이라니.

그것도 소설을 쓰는 신경숙작가님의 글이라고해서 많이도 궁금했었다.

달출판사 서평단이벤트에 선정되어 마주하게 된 책<요가 다녀왔습니다>는 제목처럼 요가에 대한 이야기다.

요가를 하게 된 계기, 요가를 하면서 만나게 된 사람들, 요가를 배우며 달라진 마음가짐, 요가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소설 쓰기 다음으로 꾸준히 하고 있는 게 요가라는 작가님은 이제 여행을 갈 때도 요가매트를 따로 챙긴다고한다.

지속적으로 무언가 해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잘 알고 있는 나는, 특히나 요가라니 더 놀랍다. 내가 다시 요가를 배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잘 되지 않던 동작을 따라하면서 마음이 차분해지던 그 순간들은 잊기 어렵지않을까 한다.

p.205

후퇴해도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을 얻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나는 알고 있다.

다시 시작해도 나는 앞으로 점점 더 요가 실력이 후퇴하리라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가를 계속하기로 한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뒤로 물러나는 것들이 남겨놓을 무늬들을 끌어안기로 한다. 예상대로 되지 않는 것.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다고 해서 계속 그렇게 살게 되지 않는 것. 결말을 알지 못한 채 앞으로 나아가보는 것. 이것은 희망이기도 하고 절망이기도 할 것이다.

일상 속에서 오래 곁을 내어줄 수 있는 어떤 것이 있어야함을 또 느낀다.

나아가지 않고 머물러있어도 괜찮다는 작가의 말처럼, 앞이 아니라 뒤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알려줬다는 요가처럼, 든든하게 내하루를 지탱해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싶다.

매번 소설로 만나던 작가의 글이 익숙해서인지 에세이로 만나니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 세글자가 적힌 새책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한 가지 이유로 좋아졌다가 여러가지 이유로 싫어지는 많은 것들 중에서 작가의 이름이 적힌 새책은 그렇지 않기를 늘 소원한다.

작가의 책 <외딴방>을 껴안고 마음 졸이며 수없이 펼쳐들던 페이지와 그때의 나를 오래 기억하고싶다.

#책읽는엄마

#요가다녀왔습니다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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