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신화
아침나무 지음 / 삼양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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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신화. 신화는 어떤 것일까?

신화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신격(神格)을 중심으로 한 하나의 전승적(傳承的) 설화’라고 명시되어 있다. 종류도 많고 여러 갈래가 있으며 그 구조가 성격도 복잡하여 간단히 정의를 내리기는 어려운 것.
사전을 통해 살펴 본 신화는, 여러 현실적 존재인 우주·인간·동식물, 특정의 인간 행위, 자연 현상·제도 등이 어떻게 하여 출현하였는가를 이야기하는 것으로서, ‘창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신화>는 긴 제목처럼 두께도 상당량이다. 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한 이야기만 수록된 책의 두께를 고려했을 때 전 세계의 신화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두께는 양호한 편인 듯싶다. 내가 처음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 읽고 싶었던 이유와 이 책을 쓰게 된 10명의 지은이들의 동기는 같았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왜 신화는 그리스 로마 신화밖에 알려지지 않았을까?’란 질문에서 시작한다. 사실 책을 접하기 전, 내가 아는 신화는 그리스로마 신화와 우리나라 왕들의 탄생신화 정도였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어릴 적 TV만화로 많이 접해서인지 친숙하기도 하고 그 외의 다른 신화는 접해볼 기회가 없었던 탓도 있다.

책의 시작은 각 나라마다 건국 신화가 있다는 점과 신화는 자연 현상과 사회 현상을 설명한다는 이야기로 이어져나간다. 건국신화 편에서 나는 낯익은 단군과 주몽신화를 만나게 된다. 주몽의 탄생은 우리나라 신화의 이야기를 뒷받침하고 호기심을 갖게 했다. 

책은 신화를 떠올리게 되면 대표적으로 꼽게 되는 그리스 로마 신화부터 중국, 메소포타미아 신화, 아프리카 신화까지 포괄적으로 담아냈다. 하지만 여러 이야기들은 닮아있는 부분이 있었고 색다른 느낌을 갖게 하는 부분도 존재했다. 특히, 방대한 영토와 인구를 지닌 중국 신화에서 물을 다스려 인간을 도와 준 곤과 우의 이야기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인간에게 불씨를 훔쳐다 준 프로메테우스의 이야기와 흡사한 느낌이었다.
또한 3억 3천이 넘는 신들이 등장하는 나라 인도 신화는 색다른 느낌을 충분히 갖게 했다. 인도를 연상하면 신, 종교가 먼저 떠오르게 되는 것은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신들의 영향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한.

인도인들의 신앙의식을 잘 보여주는 <리그베다>라는 경전은 33명의 자연 신이 등장해 인간들에게 은혜와 축복을 내린다. 이것은 신과 인간 사이의 ‘공존’과 ‘상호협력’을 뜻한다고 한다.

조금은 낯선 세계의 신화들과 만나면서 문득 뿌리, 역사에 대해 나름 진지해져보기도 했다. 나는 우리나라의 신화에 대해, 뿌리와 역사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인지.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수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 어제와 오늘, 내일이 똑같을 수 없는 이유는 매일 다른 이야기들이 생성되기 때문은 아닐까.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신화>를 통해 전 세계의 뿌리를 대충이라도 한 번 살펴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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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열정으로 우아하게 미쳐라
윤경혜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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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준비된 사람’ 이란 말을 들을 때 마다 새롭다. 내 자신에게 얼마나 준비된 삶을 살고 있는지 의문이 생기기도 하고 또 준비된 삶에 대한 동경도 상당히 크기 때문인 것 같다.

<차가운 열정으로 우아하게 미쳐라>는 책은 내 삶에 대한 ‘준비’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일깨워 준 책이다. 늘 가던 식당에서 같은 음식을 먹고 편하고 몸에 익은 옷만 고집하고 책도 한 부류만 읽는 내겐 변화가 어렵다. 아마도 내가 생각하는 변화는 하루아침에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강력한 것이어야 된다고 여겼던 탓인 것 같다. 도전하기를 두려워하고 용기를 내지 못하는 내게 책 속 저자는 변화는 큰 것이 아닌 아주 소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말한다. 평소 같이 다니던 직장동료나 친구와 함께가 아닌 혼자 밥먹기, 가보지 못했던 동네에 가보는 것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일상에서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는 것들이었다.  
 

사실 나는, ‘이렇게 하면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거나 ‘성공하기 위한 비법’등을 나열해놓은 책은 멀리했었다. 그런 책 속에는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들만 열거해놓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읽다보면 ‘다 맞는 말인데 실천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라거나 ‘누구나 다 그렇다면 왜 이런 책을 읽으며 다른 삶을 갈망할까’ 등의 의문투성이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차가운 열정으로 우아하게 미쳐라>책도 많이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하면서 책장을 이어갔지만 어느덧 또 도전의 싹을 틔우는 자신을 발견했다. 무엇보다도 내가 책을 읽으며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나는 내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이다. 외모 때문에 제대로 구사하는 외국어가 없어서 내가 하고 싶다고 여겼던 일과 멀어진 내 삶을 보면서 스스로 많이 작아졌었다. 실패하기 싫어서 도전하지 못하고, 안정되고 싶어서 도전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됐다. 한 권의 책일지라도 내게 작은 변화를 생기게 하는 힘. 그래서 내가 책을 가까이 두고자 하는 것은 아닐지.

얼마 전 지식인의 서재에서 김훈 선생님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자꾸만 사람들이 책을 읽으라, 책을 읽으라 하잖아요. 그게 틀린 말은 아닌데……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근사록>이라는 책을 보면 ‘공자의 논어를 읽어서, 읽기 전과 읽은 후나 그 인간이 똑같다면 구태여 읽을 필요는 없다.’ 라는 이야기가 나와요. 그러니 다독이냐 정독이냐, 일 년에 몇 권을 읽느냐, 이런 것은 별 의미 없는 것이지요. 책을 읽는다는 것보다도 그 책을 어떻게 받아들여서 나 자신을 어떻게 개조시키느냐는 게 훨씬 더 중요한 문제죠. 책에 의해서 자기 생각이 바뀌거나 개조될 수 없다면 구태여 읽을 필요 없는 거죠.
김훈 선생님의 말씀에서 조심스레 책의 힘을 발견해본다.

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TV드라마가 아니더라도 한 때 내 꿈은 잡지사 기자가 되는 것이었다. 비록 지금은 다른 삶을 살고 있기는 하지만 저자의 모습을 통해 내가 가보지 못했던 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진한 에스프레소같은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그녀의 말에서 스스로에게 얼마나 냉정하고 또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항상 ‘열정’, ‘꿈’이란 말만 들으면 설레는 것은 아마도 아직 내게 다른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다고 믿기 때문은 아닐런지.

책을 읽으며 나는, 또 반성한다. 앞으로 스스로 얼마만큼의 변화를 수용할 수 있을지, 용기를 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접어두었던 중국어 교재를 당장 꺼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은 든다. 당당하고 열정적인 그녀의 삶이 책 속에서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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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연재소설님의 "[신경숙 소설]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제34회"

윤미루가 등장했네요. 정윤과 미루는 왠지 함께 있으면 둘 다 아파질 것만 같은데도 미루 그녀의 안부가, 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 선생님^^ 오늘도 울산엔 비가 내리네요. 이놈의 비! 좀 그쳤음 좋겠어요. 감기 때문에 힘드니까 괜스레 비한테 화풀이를 하고 있답니다. 몸은 좀 괜찮으신지~이 여름에 유자차 마시고 있습니다^^ 꿀물이라도 꼭 타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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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방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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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얼마만큼의 꿈을 꾸어야할까?

얼마만큼의 열정을 가져야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아직도 나는 꿈, 열정, 청춘이란 말만 들으면 설렌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과 꿈을 꾸며 사는 것은 비례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모든 악조건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나를 자극시키고 흥분되고, 부럽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외로운 <외딴방>이 좋다.

 처음 <외딴방>이란 책의 제목을 마주했을 때, 책을 들고 있는 내 손이 물에 젖은 신문지를 들고 있는 마냥 축축한 기분이 들었음을 기억한다.  

책을 펴니 손도 눈도, 마음도 가라앉는 느낌이랄까. 책 속에는 작가의 꿈을 가진 열여섯의 내가 있고, 열아홉의 외사촌, 실질적인 가족의 가장 큰오빠, 법 공부하는 셋째오빠, 그리고 최홍이 선생님과 동급생들이 있다.  

바쁘게 돌아가던 공장 가운데 막 시골에서 상경한 책 속 주인공이 어리둥절한 채로 서 있다. 그 속에는 매일 지각하는 그녀와 헤겔을 읽던 그녀, 희재 언니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


작가의 이야기는 책으로 본다는 느낌보다 약간은 가는 듯 허스키한 목소리의 ‘내가’ 조곤조곤 이야기를 해주는 느낌이다.  

책을 읽고 있으니 당연히 소설이겠지, 하면서도 사실 같은 나의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공부를 해야 했던 현실 속에서 어쩌면 가장 위로받았던 공간은 외딴방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함께 잠들기에는 비좁았던 그 공간은 작가의 꿈을 꾸는 내게는 꿈과 호흡할 수 있는 유일한 나만의 공간이었을 수도.......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의 속도처럼 빠르게 흘러가던 책 속 열여섯 소녀의 모습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되는 1등, ‘최고’라는 말만을 향해 내달리는 오늘을 사는 나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원하는 학교에, 원하는 직장을, 원하는 사람과의 열애처럼 나이를 먹을수록 삶을 사는 모습 또한 좀 더 구체적이 되는 것 같다. 생각한 대로 움직이고 싶어 하고 생각한 대로 글 쓰고 싶어 하고 생각한 대로 살아가고자 한다.

꿈을 꾸고 꿈을 접고 꿈을 간직하는 모든 것은 내가 선택한 삶의 모습이겠지만 꿈은 자꾸만 되돌아보게 한다.  

추억을 만들고 용기를 만들고 희망을 만들었던 꿈이 점점 멀어져갈 때면 나는 내 속의 외딴방을 찾는다. 잦은 핑계가 대부분이지만 혼자된 자신을 다독이기에는 조금은 충분한 그곳.


나는 ‘외롭다’는 말을 싫어한다.  

그 말은 세상에 나 혼자인 것만 같고 청승맞아 보이고 말 그대로 외롭다. 하지만 나는 조금 비틀어 생각해보기로 했다. 어쩌면 지극한 외로움이 살아갈 용기를 줄 수도 있지 않을까?

거울을 볼 때마다 ‘차이’라는 말을 실감한다. 다른 모습, 양쪽 불균형...

거울 속 모습처럼 세상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차이’가 난다. 다른 생김새처럼 삶을 살아가는 모습 또한 다르다. 동그랗고, 네모난, 세모의 모양. 파랗고 붉은 색. 그들처럼 정해진 모양과 색을 가진 채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미래의 모습이 내 머릿속에 있는 그대로의 색과 모양처럼 만들어졌으면 하고…….  

외딴방은 내 자신의 모습과 닮아있다.

한 없이 초라해 보이지만 따뜻함이 있고,

한 없이 낮아 보이지만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책 속 희재언니와 닮아있다.

시간과 비례하는 기억은 희재언니의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 지었던 희미한 미소만큼이나 흐릿하게 만들었지만 작은 기억은 결코 지우지도 남겨두지도 못하는 것과 같은 외딴방…….

그녀는 소설 속 나에게 자물쇠를 채우게 하고 스스로 그녀의 공간 외딴방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이 소설은 기억과 추억이다. 기억 속에서 잊혀질 만하면 아련히 떠오르던 그때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소설이 되었다.

외딴방에서 작가가 되겠노라 품었던 꿈은 현실이 되었고 희재 언니의 죽음은 믿고 싶지 않은 한여름 밤의 꿈이었노라 기억하고 싶었지만 현실이 되었다.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 이야기는 우리 각자의 외딴방에 아직도 머무르고 있다.  

어쩌면 그 곳에 머무르고 있던 기억 마디마디는 성장을 멈추게 하고 마음을 짓누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책은 외딴방에서 죽음을 택했던 희재언니의 목소리로 끝을 맺는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그녀는 소설 속 ‘나’의 기억 속에서 여러 해를 살아왔노라고, 이제는 괜찮다고.......

아픈 기억이라 생각했으나 막상 펼쳐놓고 보니 그 반대의 것들도 충분하다.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내면의 공간. 외딴방.

때론 외롭고 때론 슬프고 때론 두렵고 초초하기도 하겠지만 ‘나쁘지 않은 상태’ 그대로 믿고 스스로를 다독거리며 넘어서야할 문턱이 아닐까.

책장을 덮으며 나 스스로 외딴방의 자물쇠를 채우며 살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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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연재소설님의 "[신경숙 연재]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 제1회"

신경숙 작가님~두근 거리는 마음을 안고 읽어내려갔는데 너무 기대됩니다_ 8년...요즘은 시간이 흐른다는 느낌이 몸으로, 머리로 와닿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 이른 새벽 8년 전 이야기를 쓰고 계셨을 작가님의 모습이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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