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1.12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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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차다.

어느새 겨울이 왔고 마음이 곤해졌다.

게으름 피우며 서평단 활동에 충실하지 못한 채 마지막 미션도서인 12월호 샘터를 받아들었다.

시간이 이렇게 소리없이 조용히 흘러가고 있음을 또 느끼게 된다.

12월호 샘터는 그래도, 다시 한번! 이라는 부제로 다양한 이야기가 어우른다.

책을 펼치자마자 마주한 스페셜 테마를 읽고 핑크펜을 찾아 줄을 죽죽 그었다.


서른여섯 암환자가 되어 삶을 깊게 바라보게 된 이름모르는 누군가의 글을 읽다가 마음이 동했다.

-인생은 결코 길지 않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고, 그 다음은 나를 사랑하는 소수일 뿐이다. 그 집약된 사랑의 힘으로 나는 앞으로도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단단하게 내 삶을 지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오늘에 감사할 수 있음을 이제는 알 것도 같다.

건강이 최고라는 단순하고 별의미없을 것 같은 말이, 사실은 최고의 해답이라는 것도.

새롭게 자신의 일을 딸과 함께 시작하게 된 장금자 어머니의 글도 마음에 닿았다.

직접 재배한 채소로 요리해 자신만의 비법으로 밥상을 차려내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더 일찍 내 일을 했어야 한다는 후회도 하지만 곧 다가올 70대에는 더 용기내서 자신의 삶에 집중하려고 한다는

글에서 나도, 많이 배웠다.

꾸준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아이들을 키워내는 삶을 살아내고 난 후 나는 어떻게 살 것인지

곰곰 생각해보기도 하면서.

샘터에는 이웃들의 이야기가 있다.

드라마 속에서 나와는 다르게 사는 것만 같은 사람들의 어렵고 부럽고 대단해보이는 삶이 아니라

그냥 나처럼 사는 사람들의 고운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읽고 마음에도 담았다가 따라해보려고 짧은 시도도 해보게 된다.

앞으로오 샘터같은 짧은 글이 담긴 고마운 작은 잡지가 오래토록 우리 곁에 머물러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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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1.9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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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변화가 완연하게 느껴지는 9월의 끝자락, 마주한 <샘터9월호>

-내가 만드는 기적,

습관은 이성보다 강하다.

하나의 습관이 규칙적으로 반복되어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의식적으로 좋은 습관을 길러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리추얼 라이프'는

우리 각자의 노력이 만들어내는

일상의 작은 기적이다.

무언가 배우기에도 시작하기에도 괜히 주눅들고 무기력함이 지속되던 날들이었다.

덥다고, 춥다고 미뤄왔던 일들, 아이가 크면 하나씩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다짐은 코로나라는 의외의 핑계로

또 미뤄지고 말았다.

9월초, <내가 만드는 기적>이라는 짧은 글을 보면서 이성보다 강하다는 습관의 힘을 믿어보기로 했다.

둘째를 출산하고 몇 년이나 미뤄왔던 운동이라는 새로운 습관을 쌓기로 마음먹고 불안하지만 운동을 등록하고 시작했다.

매트 위에서 숨을 크게 쉬고 내쉬면서 정적인 운동을 하니,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을 종종 느낀다.

아직은 안되는 동작도 많고, 어렵고 힘들게 느껴질때도 많지만 습관이 쌓여 건강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선물해줄거라 믿고싶다.

명사들의 리추얼 글을 보면서 사소하지만 꾸준한 습관의 힘을 또 한번 느꼈다.

글 쓰는 틈틈이 매일 텃밭에 나가 농작물을 가꿨다는 박경리 작가가 그랬고, 두 시간의 오후 산책으로 떠오른 악상을 기록해두었다가

작곡에 참고했따는 차이콥스키가 그랬다. 매일 아침 신문을 읽고 방송을 모니터 한다는 방송인 유재석의 꾸준함도 오늘의 그를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라니, 습관의 힘이 새삼스럽다.

나는 그들만큼 대단한 삶을 사는 것도 아니고 이름이 알려진 사람도 아니지만 내게 주어진 오늘 하루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좋은 습관을 쌓을 수 있도록 꾸준하게 노력해야겠다 마음먹었다.

나에게는 아이가 둘 이다.

사춘기를 앞 둔 열두살 딸아이와 아직은 개구쟁이인 네살 남자아이.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따뜻하고 맑고 바르게 자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학습적인 부분도 그렇고, 험난한 세상에서 뿌리 내리고 단단하게 자랄 수 있기를 기대하기도 하면서.

<자녀와 교감하는 부모의 손길>이라는 꼭지에서는, 오래된 습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사남매의 아빠로 사는 글쓴이는 저녁을 먹은 뒤 아이가 잠들기 전 등을 긁어주고 팔과 다리를 주물러주는 스킨십을

꾸준히 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부모의 품을 찾기 않는 날이 오기 전까지 스킨십을 꾸준히 해주고 싶다는 그의 글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마음을 나누는

일 역시 꾸준함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9월의 샘터는 여전히 따뜻하다.

10월의 샘터도 기대되는 이유는 이웃들의 사는 모습을 짧게 나마 글로 마주할 수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샘터물방울서평단

#샘터9월호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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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1.8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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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드는 행복, 함께 나누는 기쁨"

<8월에는 경험을 구입합니다>를 주제로 한 샘터를 만나보았다.

무언가를 배우기에 앞서, 배우고 난 뒤 얼마나 활용가능한가 싶은 고민을 하게된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가지가 더 생겼다는 즐거움과 배우는 과정 속에서 찾는 행복은 자꾸만 비용과 시간에 뒤로 밀리고.

샘터와 마주하다 코로나로 인한 집콕시대에 뭔가 하나씩 배우고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집에서도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지난한 내 하루를 위로받았던, 동영상을 보고 조금씩 배우던 마크라메가 떠올랐다. 한 코 한 코 완성해가는 즐거움과 내가 만든 것을 나눌 때 누릴 수 있었던 완연한 기쁨도 기억에서 올라왔다.

배운다는 것, 돈과 시간에 고민되긴해도 역시 배움은 즐거운 것이라는 것도 새삼 깨달았고.

이달 샘터에서 반려식물처방 코너에서 본 '잃었던 용기를 되찾고 싶을 때, 아보카도 나무'가 재미있었다.

아보카도 열매를 처음 맛보았을 때 느꼈던 당혹감이 떠오르면서 집에서 반려식물로 키운다는 것 역시 생소했다.

몸이 작아 품에 푹 안기던 아들과 백화점에서 비싼 값을 주고 산 아보카도를 먹었던 날, 글에서 내가 느꼈던 당혹감이 느껴져서 웃음이 났다. 어느새 아이는 다 자라있을테지하며 잠시 괜히 아쉽기도 하고.

아이를 키우는 내 일상이 다소 버겁게 느껴질때가 있는데 품 안에 쏙 들어오던 아이와 아보카도를 먹으며 아이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던 날의 기록이 마음에 남았다.

언젠가 오래 전으로 기억 될 오늘을 차분하게 보내고싶은 바람도 담아보았다.

8월 샘터에서 만난 이웃들의 이야기도 정감있고 반가웠다.

9월의 샘터도 얼른 받아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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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1.7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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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물방울 서평단이 되어 마주한 7월의 샘터.

오래전 서점에 가면 일반 잡지보다 작고 얇은 책들을 자주 펼쳐보곤 했었다.

시간이 제법 흘러 다시 보게 된 샘터는 여전히 평범한 이웃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친정엄마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담은 이야기부터, 초보매실농사꾼, 작가를 꿈꾸는 중년주부의 구멍 난 운동화 이야기까지.

고맙고 따뜻한 사연들이 지친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는 기분이었다.

이달 샘터 테마는 '우리 동네에서 만나요!'다.

코로나로 집밖을 나가는 것도 쉽지않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샘터 속 '우리 동네에서 만나요!'란 테마로 우리나라 이곳저곳을 만나니 읽는내내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전북 무주, 경남 남해, 인천 창영동, 경기 파주, 경남 김해, 서울 상수동, 경기 수원, 경북 상주까지 못 가본 곳이 더 많지만 노트에 기록해두었다가 한군데씩 다녀가고 싶다.

특히 경기도 파주에서 주민기자들이 매호1,000부씩 제작하는 <디어교하>는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지역주민들이 애정을 담아 만들어 낸 소식지에는 무슨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기대되는 마음이 크다.

7월 프리마켓 소식을 담은 페이지에는 집에서 가까운 경주가 눈에 띄었다.

매주 토요일 마다 청년 작가들이 만든 경주기념품들을 선보인다니 기회가 된다면 한 번 가보고 싶어졌다.

책을 통해 알게 되는 것들이 하나 둘 늘어나는 요즘이다.

샘터를 보면서 알게 된 프릳츠 커피는 생소했는데 검색해보니 제법 유명한 커피였다.

원두도 판매하고 있어서 추후에 한 번 주문해봐야지 하고 마음 먹었다.

평범하지만 소중한 오늘

우린 조금 울컥했다.

우리가 서로에게 잊히는건 아무래도 너무 슬펐다.

우린 멈춰 서서 돌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네모반듯하게 정리된 돌들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시시한 농담과 특색 없는 식사를 한 오늘이 그냥 이렇게 저물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오히려 벌 것 아닌 날들이 가파르게 요동치는 생의 그래프를 완만하게 이어주는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평범한 날들이, 보통의 우정이, 시시한 농담들이 그토록 애틋하고 소중한 건지도 모른다.

지방에 살지만 오래전, 유명하다는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던 기억이 난다. 사진을 보니 어설프게 나마 기억이 떠올랐다.

고즈넉한 시간 책을 읽다가 저 글귀에 살짝 울컥했다.

모든 것이 자유롭지 않은 오늘이 미워서 어쩔 줄 모르다가도, 기억에서 떠오른 어떤 시간이 그립고 서글퍼서 마음이 작아졌던 날들이

이어졌다. 시시한 농담과 별 것 없이 먹고 마신 한 끼의 식사가 오늘이라서 고마운 마음이다.

'지금 이 순간~'이라는 노래가 갑자기 떠오른다. 좋은 생각, 행복한 상상, 오늘부터 한 번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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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개정판
이석원 지음 / 을유문화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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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도서제공

지나온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굳이 복습하지 않고

다가올 빛나는 순간들을 애써 점치지 않으며

그저 오늘을 삽니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

몇 해 전, 너무 솔직해서 우울했고 슬펐고, 그런데도 웃음이 났던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작가 이석원.

전직은 가수라고 했는데 나는 그를 글로 알게 됐었다. 혼자만의 일기를 기록한 것 같은 솔직한 글, 담담한 표현들이 내 일상에 큰 울림이 되어주었던 기억.

한 줄의 문장이 마음에 오래 남아 책에 밑줄도 그어두고, 노트 한 페이지에 크게 적어두었었는데 그 책이 다시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책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은 누군가의 일기를 훔쳐보는 것 같은데 가볍지 않고, 담담한 것 같은데도 웃음이 난다. 5년이 지나고 개정판이 출간되어 다시 마주해도 역시 나쁘지 않고 좋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은 세계와 세계가 만나는 일.

그래서 나는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의 세계가 넓길 바란다.

내가 들여다볼 곳이 많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나눌 수 있는 것들이 많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가끔은 세계가 전혀 없는 사람도 있더라.

그러니 상대의 관점에서 내가 품은 세계는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도 한 번쯤 생각을 해 봐야 한다.

오래전 이 책을 읽으면서 한 남자의 연애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에세이인가 생각했었다.

‘로맨스 에세이’를 읊조리면서 옅은 미소가 지어졌었는데 책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넘어 평범한 사람들의 하루를 담기도 했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게 했었다.

이제는 아줌마의 삶을 살면서 남편이 아닌 다른 상대와 사랑에 빠질 확률이 0이어야만 하는 내게 저 글귀가 새롭게 다가왔다.

단순히 사랑을 나눌 남녀관계에서뿐만 아니라, 내가 무언가를 배우고 생활을 해나가면서 만나고, 만나게 될 사람들 모두와의 관계에서 적용되는 것 같았다.

내가 품은 세계가 좁지는 않은지,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나는 어떤 사람으로 나이 들어가야 하는지.

내게 인생은 경주가 아니라

혼자서 조용히 자신만의 화단을 가꾸는 일.

천천히 가는 것이 부끄럽지 않습니다.

나보다 빨리 달리는 사람들이 앞서 간다고도 생각지 않구요.

오늘도 감사히 보내시길.

시간이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흔한 선물은 아닙니다.

요즘 나는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라고 많은 부분에서 느낀다. 특히나 저런 글귀를 보면 나도 모르게 머리를 아래위로 격하게 흔들게 된다.

예전 같았으면 인생에 아주 긍정적인 사람이 쓴 좋은 글귀로만 여겼을 텐데, 이제는 저 말의 뜻을 알 것 같다.

삶을 살면서 자기 뜻대로 원하는 것을 이루었을 때 얻는 쾌감도 물론 좋겠지만, 남들보다 더디고 어설퍼도 나는 나대로 괜찮다는 것을 안다.

한창 육아에 매진할 때, 남들은 예쁘게 자신을 가꾸고 뭔가 열심히 배우며 하루에 충실한데 나는 늘어진 옷에, 매일 반복되는 지난한 하루가 화가 나서 못 견디겠던 날이 있었다.

내가 자꾸만 작아지던 날들이.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제 나는 괜찮다. 살다 보니 체념해야 하는 부분은 받아들이게 됐고, 아직도 놓지 못하는 것들은 마음에 담고 산다. 남들 눈을 아예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덜 의식하는 방법을 나름 터득했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찾아내려고 애쓰고 지낸다.

오늘은 이 책을 읽으면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릴 수 있어서 좋았고,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은 ‘오늘의 안녕’이 아닐까 혼자만의 정의도 내려보았다.

그저 오늘을 산다는 문장이 자꾸만 마음에 남는 것은 누구에게나 벗어나고픈 아픈 상황들이 반복됨에도 지나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

#에세이

#에세이추천

#산문

#사랑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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