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너처럼 좋아졌어 - 여전히 서툰 어른아이 당신에게 주고 싶은 다시 삶을 사랑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시 90편
신현림 엮음 / 북클라우드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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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너처럼 좋아졌어]

 

 

시는 어렵다는 생각만으로 시집을 가까이 하지 않았는데 올해 목표 중 하나로 '시집 읽기'를 시작했다.

지금 하지 않으면 다음에도 할 수 없다는 누군가의 말이 최근에서야 와닿아서 시도해보지 않았던 시집 읽기를 통해

시와 조금 더 친근해지고 싶었다.

그 첫번 째 시집이 바로 [시가 너처럼 좋아졌어]다.

 

[시가 너처럼 좋아졌어]에는 90편의 시가 담겨있다.

나처럼 어른아이로 사는 사람들에게 시의 매력과 삶, 사랑의 매력을 퐁퐁 불러 일으켜줄만한 세계의 시들이

저자의 손으로 입으로 글로 묻어나 있다.

 

 

나는 오늘도 책을 읽기 앞 서, 작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본다.

'나는 뜨거운 커피 잔을 부드럽게 흔들고 식혀 갔다. 문득 시는 이 뜨거운 갈색 커피와 같다고 생각했다. 멀고 오래된 추억으로 이끌고, 사람과 사랑을 그립게 하는 커피 잔의 따스함, 그리고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거울 같은 힘이 있네,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서른, 마흔을 산다는 건 뭘 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스무 살 때와는 분명 달라야 할 것 같다. 뜻깊은 변화가 되어야 됨은  분명하다. 누구나 변화를 꿈꿀 때 선택하는 책이 있고, 마주치는 사람이 있고, 가슴 울렁거리게 하는 장소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바꾸는 선택으로 뜻깊은 인생은 온다. 누구나 그런 날을 꿈꾸며 산다.'

 

 

시인다운 면모를 마음껏 자랑하는 것 같으면서도 평범한 작가의 말 속에서 나는 이 책에 더 한걸음 다가가고 싶었다.

스무 살에서 벗어나 서른이 넘었으나 아직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어른 아이의 모습으로 살아 가고 있고 변화를 꿈꾸고 있으며

뜻깊은 인생이 오기를 바라고 있었으니...

이 한 권의 시집을 통해 조금 더 성장하고 조금 더 생각하고 조금 더 내 일상에 다가가고 싶었다.

 

 

 

 

아름다움은 다 흘러간다.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늙디늙은 사람들의 얘기를 들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없지,

우리도 하나씩 사라져 가네."

그들의 두 손은 새의 발톱과 같았고

그들의 무릎은 물개의 늙은 가시나무처럼

비틀려 있었다.

늙디늙은 사람들의 얘기를 들었다.

"아름다운 것들은 다 물처럼

흘러가 버리지."

 

 

 

나는 아직도 아름다운 것들은 다 물처럼 흘러가 버린다는 시인의 말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가고 괴롭고 아픈 기억도 점점 무뎌진다는 것은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조금씩 알게 되긴 했지만 아직도 멀었다.

하지만 무엇이 되었건 지나고 나면 돌이킬 수 없다는 건 알 것도 같다.

사진 속에서 꿈처럼 사라져 버린 사람도 그렇고, 그토록 애지중지 했던 옷이며 책을 봐도 그렇고, 좋아하는 것이 하나 둘

적어지는 것도 그렇고, 빙긋 웃기만 하던 아이의 재잘거림이 그렇고, 보고 있어도 그리웠던 사람이 그렇고...

그리운 것들과 잊고 있었던 것들이 하나씩 생각나게끔 하는 게 '시'인 것도 같고...

[시가 너처럼 좋아졌어] 시집과 마주하면서 정말 시가 친근해진 느낌이다. 복잡한 카페에서 시집을 읽던 낯선 이의 모습이 참

예뻐보였다는 저자의 말이 반가웠다. 타인이 보고 있던 시집이 내가 읽었던 시집이라면 더 좋을 것 같고.

더 많은 시집을 조우해야겠다. 조금은 더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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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라서 감사해요 - 슬픔 대신 감사로 인생을 바꾼 우리 엄마 김희아
김희아.양태석 지음, 최정인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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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대신 감사로 인생을 바꾼 우리 엄마 김희아

[우리 엄마라서 감사해요]

 

 

우연히 보게 된 TV프로그램에서 이 책 속 주인공인 김희아 씨를 알게 되었다. 평소에도 즐겨보는 프로그램이었지만 그 날은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지내는 엄마로의 내 삶도 돌아볼 수 있었다.

TV에서 말로 듣던 강연을 책으로 직접 마주하니 그녀의 삶을 더 깊고 자세히 알게 된 것만 같았다.

엄마로의 삶은 생각보다 참 어려운 것 같다.

주관적인 내 생각으로는 한 아이를 키워낸다는 것, 그리고 그 아이로 부터 존경받는 엄마가 된다는 것은 세상의 기준에서 성공한 사람들 사례 못지 않게 어려운 것만 같다.

김희아, 책 속 주인공은 그런 부분에서 성공한 사람이다.

얼굴 한 쪽에 큰 모반을 갖고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받고 사람들의 시선에 상처를 입는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 두딸을 두었다. 지금은 자신의 손으로 그리고 꾸미고 공방을 운영하면서 예쁜 아이들의 바른 엄마로 살고 있다.

 

세상이 주는 편견은 참 무섭다.

또래보다 말이 느려도 입을 대는 세상인데 눈에 바로 띄는 외모적인 부분은 늘 사람들의 시선을 달고 산다.

그런 환경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만약 내가 그러한 경우였다면 나는 세상 앞에 나서기 보다는 세상을 등지고 어두운 곳으로 조용히 자리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를 사랑해 줄 단 한사람은 바로 '나'라는 그녀의 말처럼, 누구보다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제일 우선인 것 같다. 그런 마음이 바탕이 되어야 아이들에게도 밝게 웃어줄 수 있고 사람들이 주는 따가운 시선 앞에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항상 뭔가를 하고 있어야 하고, 이뤄야만 삶을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때로는 외로웠고 견디기 힘들만큼 스스로가 나약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마주하고 있다보면 지금 이 순간을 더 많이 사랑하고 축복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일들도 귀하게만 느껴진다.

 

나는 누군가를 대할 때 편견이란 안경을 쓰고 있지는 않았나. 나는 왜 불평만 하는가.

사랑하는 나의 아이에게 나는 어떤 엄마인가.

그녀의 이야기를 마주하다 보면 많은 생각들이 앞선다. 평범하지 않다는 것이 주는 불편함을 인상쓰지 않고 밝게 극복해나가려는 삶의 자세는 본받고 싶은 귀한 가르침같았다. 자신 때문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상처를 받을 아이들을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 앞에서는 나도 헛헛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상처를 감추려고만 한다. 나또한 상처가 나의 결점이 되는 것은 싫다. 하지만 솔직하고 거짓 없이 감사하는 마음의 힘이 어떤 것인지는 조금 알 것도 같다. 맑고 밝게 자란 김희아씨의 두 딸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로서의 그녀도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에게 '우리엄마라서 감사하다'는 말을 듣는 그녀의 밝은 기운이 내게도 전해지는 것 같았다.

가만히 돌아보면 오늘도 감사한 일이 참 많았던 하루인 것 같다. 이 책을 만나게 된 것도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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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 키만 큰 30세 아들과 깡마른 60세 엄마, 미친 척 500일간 세계를 누비다! 시리즈 2
태원준 글.사진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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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의 여행이라니...^^

3일도 아니고 300일이란다.

 

 

책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는 '엄마와 아들'의 짧지 않은 여행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왔던 책이다.

친구도 아니고 애인도 아니고 엄마와의 여행...

나는 감히 생각해보지도 못했었다. 그것도 짧은 여행이 아닌, 3일도 아니고 300일 동안의 여행이라고 하니

새삼스러웠다. 

많이 싸워도 코드가 맞다는 딸과 엄마의 여행도 아니다.

훗날 키워놓으면 며느리꺼라는 말이 있는 아들과 엄마의 여행.

60세 엄마와 서른의 아들이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남긴

사진과 글,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책 속에 담겨있다.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에 이은 두번 째 책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는 배낭여행을 꿈꾸는 젊은 청춘들부터

 한 아이의 엄마로 살면서 진짜 내 엄마를 조금씩 잊고 사는 평범한 주부인 나도 읽기에 부담이 없다.

'의지만 확고하다면 세상 어떤 일도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는 저자의 말처럼 책을 읽는 내내

무엇이든 마음의 문제라는 생각이 스쳤다.

 

책은 '사람'이야기다. 그리고 '여행'이야기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 음식이야기, 풍경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책 속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과의 인연이

참 부러웠고 따뜻했다. 우리나라와는 문화가 많이 달라서일까.

처음보는 여행객에게 그 나라 음식인 쌀밥을 내어놓는 식사에서 마음을 쓰고 배려를 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다시끔 깨달았다. 결국 여행도 사람이야기인 것을...

이슬람교의 금식 기간인 라마단과 여행 날짜가 겹치면서 생각지도 못한 금식을 경험하게 된 부녀 이야기에서는

여행이란 그 나라의 문화까지 완벽하게 이해하게 되는구나 생각했다. 문닫힌 가게의 천막 뒷켠에서 빵과 과일을

먹으며 행복해했을 책 속 주인공의 어머님 모습이 내 눈앞에도 생경했다.

파리가 온통 빛으로 빛나던 순간을 엄마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축복같았다는 저자의 글은 아름답게 와닿았다.

몇년 전이긴 하지만 책 속에서만 봐오던 에펠탑의 모습을 내 눈에 담았던 그날의 기억이 함께 겹쳐지는 것만 같았다.

여행은 당장 한 걸음에 내달려서 마주하게 된 그 모습도 좋지만 시간이 지나고 기억에서 점점 멀어져갈때쯤

추억할 수 있는 부분, 부분들이 더 다가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에게도 책 속 저자와 어머님에게도 여행은 그러한 것 같았다. 비록 나는 아주 짧은 여행이었지만 말이다.

 

책의 마지막 저자는 어머니에게 전한다. '당신이 보여주신 용기와 도전 정신은 삶의 길잡이가 되겠죠. 당신과 함께했던

길 위에서의 10개월은 매 순간이 제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습니다. 엄마, 수고 많으셨어요! 사랑합니다! 라고 말이다.

정말 함께했다는 그 시간과 함께 마주한 사람들과 여행지, 모두 감동이었다.

책을 덮으면서 나도 '엄마'의 손을 잡고 가까운 곳에라도 여행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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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친구들은 어떻게 지낼까? - 사육사가 들려주는 동물원 가이드 지식은 내 친구 7
아베 히로시 글.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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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사가 들려주는 동물원 가이드

동물원 친구들은 어떻게 지낼까?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라는 책을 즐겨 읽는 네살 딸과 함께 [동물원 친구들은 어떻게 지낼까?]를 읽어보고 싶었다.

고릴라 책 속에서 주인공 한나는 바쁜 아빠 대신 고릴라와 함께 동물원에 간다. 그리고 많은 친구들을 만난다.

아이가 동물원에서 만난 친구들을 궁금해해서 [동물원 친구들은 어떻게 지낼까?]란 책을 읽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책은 1번 낙타부터 40참새, 그리고 41 사람으로 마무리 된다.

실사가 그려진 책은 아니고 아베 히로시가 그린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고 동물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을 먼저 제시하고 특징을

끄집어 내어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한 작가가 그림도 그리고 글도 써서 그런지 더 세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고릴라는 19번째 나온다.

고릴라는 마음씨 고운 천하장사라는 부제로 고릴라가 좋아하는 음식과 좋아하는 풍경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있다.

고릴라의 외모적인 부분과 상반대는 마음씨도 담아내고 있다.

그러고 보면 여느 동화에서 보이는 고릴라의 따뜻한 마음씨를 알 수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고릴라는 덩치가 큰 만큼 힘도 세다.

그런 부분들을 그림으로 익살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마음씨 고운 고릴라의 모습도 표현되어 있다. 아기 고양이를 상냥하게 잘 보살펴주는 모습과 저녁놀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은 따뜻함이 묻어있다.

 

 

[동물원 친구들은 어떻게 지낼까] 책은 동물을 알기 시작하는 유아부터 대략적인 이해까지 할 수 있는 초등학생까지

함께 볼 수 있는 책이다.  아이와 함께 실사가 나오는 자연관찰 책과 함께 보면 더 좋을 것 같았다.

고릴라에 대한 대략적인 성격을 파악한 후 어떤 곳에 사는지 어떤 모습으로 웃는지, 표정 등을 실사로 표현해 놓은 책과 함께 보면 이해하기 더 쉽고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단 개인적인 생각이다.

홍학이 분홍색 솜사탕이라고 표현한 작가의 글과 그림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세심함이 그림 속에 묻어나온다. 동물의 털 한 올에서 부터 날개 등 동물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담아있는 것 같았다.

책의 마지막 41번에서 사람도 동물이라는 글이 나온다. 그리고 사람을 바라보는 동물의 시각과 생각이 흥미로웠다.

동물들이 보는 사람은 이상한 동물이다. 앞발로 아이스크림을 먹고 뒷발로 그네를 타고 어른이 아이한테 목말을 태워 주고

방망이를 갖고 놀고 서로 앞발을 잡고 줄줄이 걸어가는, 옷으로 몸을 감싸는 이상한 동물이란다.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여러가지 의미들을 집약시켜 놓은 것만 같아서 좋았다.

동물원 친구들의 다양한 모습과 여러 친구들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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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 어느 은둔자의 고백
리즈 무어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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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이 말을 완벽하게 공감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낯선 곳, 낯선 사람, 낯선 시간.

그 속에서 어떻게 벗어날까 생각하기 보다는 피하고 싶어서 더 외로워져야했던 시간들이 내게 있었다.

스무살이 되고 현실적인 이유로 가족들과 떨어져 살게 되면서 철저히 나는 혼자로 사는 시간들에 익숙해져야 했었다.

그때 '외로움'이라는 단어가 주는 우울함도 느껴보았고 혼자라서 편하다는 생각도 종종 하곤 했다. 그리고 그런 외로움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타인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책 <무게>는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다.

책에는 전직 대학교수인 아서와 부자 동네에서 학교를 다니며 야구선수를 꿈꾸는 켈 켈러가 등장한다.

아서는 일을 그만두고 사람들과 관계맺음을 단절시켰다. 그리고 그는 250키로까지 살이 쪘다. 그의 일과는 혼자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편지를 쓰고 가끔 밖을 내다보면서 끝을 맺는다. 그리고 켈러는 아픈 엄마와 함께 둘이 살고 있으며 부자인 여자친구가 있고 야구선수를 꿈꾸는 소년이다.

살이 쪄 갈수록 집밖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는 아서의 모습을 책으로 마주하면서 그의 외로움이 내게 조금씩 스며드는 것만 같았다. 혼자가 너무 익숙해보이는 그의 모습은 스스로를 정말 외롭게 만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외롭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가만 돌이켜보면, 나를 외롭게 만드는 건 타인의 시선도 타인의 말도 행동도 아니었다. 결국 내 스스로가 철저히 혼자라고 생각하고 외롭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아서에게는 20년동안 편지를 주고받던 여인이 있다. 그 여인의 아들이 바로 켈 켈러고.

책 속 아서는 집안을 청소해주는 도우미를 만나면서 마음을 드러내는 연습을 하기 시작한다. 의도치 않게 마음을 열었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나눴고 마침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게 됐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사람과 사람과의 거리에 대해서도 마음과 마음의 거리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다.

사람들은 누구나 비슷한 몇몇 경우에 처할 수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떻게 스스로 처리하고 행동하는지에 따라 많은 것이 변하고 달라진다. 아서도 그랬다. 자신의 수업을 듣던 켈 켈러의 엄마와 편지를 주고 받았고 몇 번 식사를 했고 그런 이유로 자신의 일을 내려놓아야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마음을 닫고 집 문을 닫아버렸다.

그 후로 그는 오래토록 혼자여야 했다.

 

책은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켈 켈러로 부터 편지를 받게 되는 아서, 그리고 그들의 만남이 이루어지기 직전 마무리된다.

가난하고 외로운 소년과 지적이고 따뜻한 아서 사이에서 외로움이란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들은 더이상 외롭지 않으리라는 점도 알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술에 취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이상만 바라보면 켈 켈러의 엄마이자 아서의 옛여인이 될 뻔한 샬린의 삶도 안타까웠고 그런 엄마를 바라보면서 외로웠을 소년도 안쓰러웠다. 그리고 사회로 부터 철저히 혼자였던 아서의 모습도.

 

<무게>는 모든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누구나 조금씩은 외롭다고 느끼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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