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들을 위한 변호 - 21세기의 친일 문제
복거일 지음 / 북앤피플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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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타기의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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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한 연구 - 상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11
박상륭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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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런데 그의 전신은 새벽별 같았고, 박달나무 같았고, 구리뱀 같았는데, 그런데 그의 얼굴은 어쩐지 바위로 그의 아비를 압살했던 사내의 또는 압살당했던 늙은이의 동안을 달고도 있는 듯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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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작전에 참여했다가 결국 자신이 일종의 인질이었음을 깨닫는 이야기. 한 FBI 요원이 유괴와 인질(국내사건)의 진범을 찾아 CIA의 작전(국외사건)에 가담하지만, 이 악의 기원에 바로 그 국가가 시초를 마련하고 있음을 엿보게된다. 암살자는 인질을 필요로 하고, 그것이 미국에게는 마약이다. 라틴아메리카를 무력으로 조정할 때 들고나오는 지속적인 알리바이이자 핑계.

오프닝 시퀀스의 시체의 집은 전적으로 비유다. 미국이라는 피로 세워진 집과 그 뒷마당(라틴아메리카)의 폭발. 드니 빌뇌브는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복수의 연쇄작용을 두 대륙 사이에 집어넣는다. '프리즈너스'의 캘러 도버가 교도관인 것처럼, 복수를 감행하는 알레한드로는 과거에 법의 수호자인 검사였다. 이 징벌자들은 악의 근원을 오도된 방향에서 찾기 때문에 폭력의 연쇄에 빨려들어간다.


영화에서 미군들은 마약조직원보다 훨씬 더 두려운 존재로 그려진다. 케이트는 이 무시무시한 마초들 틈에 결코 끼지 못한다. 대낮의 국경에서 시민들의 안위를 무시하고 거의 군사작전을 벌이며, 무장한 SUV 차량들이 타국의 도심 중앙을 거리낌없이 질주한다. 메데인 카르텔의 두목이 알레한드로에게 되묻듯이, 그들의 모든 것은 CIA로 부터 태어난 것이다. 은밀한 땅굴로 제국의 힘이 흘러들어가고, 그것이 마약으로 역류한다. 알고보면 계획된 힘의 순환.

 

케이트가 알레한드로를 쏴 죽이지 않는 것은 이상주의자가 현실주의에 압도당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여기에서는 오히려 좌절보다 의지를 바라봐야 한다. 상황을 원점으로 되돌리기 위해 매번 폭력을 동원하는 그 순환에서 벗어나는 것. 고리를 끊어내려는 케이트의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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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전작 '위아영'을 거울에 비춰 반전시켰다. 새로운 종류의 삶의 방식으로 이끄는 인물이라는 동일한 설정. 거기에 예술적 야심을 위해 '속이는' 행위가 클라이막스의 갈등폭발을 담당하는 것까지. '브룩'의 장단점을 묘사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개성의 요철을 살리면서 기능적으로만 활용되는 것도 피한다. 한 인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일이, 하나의 도시를 받아들이는 일과 신입생이 대학에 적응하는 일과 연관되면서 색다른 입체성을 얻는다.


브룩은 스테이시에게 그러하듯 관객에게도 뉴욕의 현현이자 집약체다. 뉴욕을 함뿍 머금은 이 인물은 열정적이지만 신랄하고, 허세밖에 없는 것 같이 보이다가도 이내 순정한 면을 보여준다. 타임스퀘어라는 가장 표면적인 장소에서 시작되는 만남은 이런저런 브룩의 처지 변화를 따라 교외의 부촌에 가 닿는다. 한때 자유분방했던 여피들이 안정을 위해 도시를 떠나 있는 곳. 브룩의 아이디어를 훔쳐내 부를 거머쥔 친구처럼, 뉴욕에서 기대되는 창조적 열기는 돈과 함께 사라진다. 


브룩이 개업하려는 카페는 더이상 뉴욕에서 통용되지 않는 어떤 순진함을 상징한다. 브룩의 실패는 스테이시의 문학적 예언이 아니었더라도 오고야 말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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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법칙
편혜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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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오를 알아가고 신하정을 쫓아가던 두 선이 신기정을 통해 꿰어진다. 미묘한 엇갈림으로 두 선이 만들어내는 각. 이 뒤틀린 각이 우연의 작위성을 누그러뜨려준다. 그래서 남게되는, 해명되지 못한 모호함이 이야기 전체를 감싸고 풍부하게 한다. 그런데도 신하정이 못내 아쉽고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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