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작전에 참여했다가 결국 자신이 일종의 인질이었음을 깨닫는 이야기. 한 FBI 요원이 유괴와 인질(국내사건)의 진범을 찾아 CIA의 작전(국외사건)에 가담하지만, 이 악의 기원에 바로 그 국가가 시초를 마련하고 있음을 엿보게된다. 암살자는 인질을 필요로 하고, 그것이 미국에게는 마약이다. 라틴아메리카를 무력으로 조정할 때 들고나오는 지속적인 알리바이이자 핑계.

오프닝 시퀀스의 시체의 집은 전적으로 비유다. 미국이라는 피로 세워진 집과 그 뒷마당(라틴아메리카)의 폭발. 드니 빌뇌브는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복수의 연쇄작용을 두 대륙 사이에 집어넣는다. '프리즈너스'의 캘러 도버가 교도관인 것처럼, 복수를 감행하는 알레한드로는 과거에 법의 수호자인 검사였다. 이 징벌자들은 악의 근원을 오도된 방향에서 찾기 때문에 폭력의 연쇄에 빨려들어간다.


영화에서 미군들은 마약조직원보다 훨씬 더 두려운 존재로 그려진다. 케이트는 이 무시무시한 마초들 틈에 결코 끼지 못한다. 대낮의 국경에서 시민들의 안위를 무시하고 거의 군사작전을 벌이며, 무장한 SUV 차량들이 타국의 도심 중앙을 거리낌없이 질주한다. 메데인 카르텔의 두목이 알레한드로에게 되묻듯이, 그들의 모든 것은 CIA로 부터 태어난 것이다. 은밀한 땅굴로 제국의 힘이 흘러들어가고, 그것이 마약으로 역류한다. 알고보면 계획된 힘의 순환.

 

케이트가 알레한드로를 쏴 죽이지 않는 것은 이상주의자가 현실주의에 압도당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여기에서는 오히려 좌절보다 의지를 바라봐야 한다. 상황을 원점으로 되돌리기 위해 매번 폭력을 동원하는 그 순환에서 벗어나는 것. 고리를 끊어내려는 케이트의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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