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전작 '위아영'을 거울에 비춰 반전시켰다. 새로운 종류의 삶의 방식으로 이끄는 인물이라는 동일한 설정. 거기에 예술적 야심을 위해 '속이는' 행위가 클라이막스의 갈등폭발을 담당하는 것까지. '브룩'의 장단점을 묘사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개성의 요철을 살리면서 기능적으로만 활용되는 것도 피한다. 한 인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일이, 하나의 도시를 받아들이는 일과 신입생이 대학에 적응하는 일과 연관되면서 색다른 입체성을 얻는다.


브룩은 스테이시에게 그러하듯 관객에게도 뉴욕의 현현이자 집약체다. 뉴욕을 함뿍 머금은 이 인물은 열정적이지만 신랄하고, 허세밖에 없는 것 같이 보이다가도 이내 순정한 면을 보여준다. 타임스퀘어라는 가장 표면적인 장소에서 시작되는 만남은 이런저런 브룩의 처지 변화를 따라 교외의 부촌에 가 닿는다. 한때 자유분방했던 여피들이 안정을 위해 도시를 떠나 있는 곳. 브룩의 아이디어를 훔쳐내 부를 거머쥔 친구처럼, 뉴욕에서 기대되는 창조적 열기는 돈과 함께 사라진다. 


브룩이 개업하려는 카페는 더이상 뉴욕에서 통용되지 않는 어떤 순진함을 상징한다. 브룩의 실패는 스테이시의 문학적 예언이 아니었더라도 오고야 말았을 것이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