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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운명적 만남 : 한국편 - 김유신과 김춘추에서 김대중과 김영삼까지 ㅣ 역사를 바꾼 운명적 만남 시리즈 1
함규진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사람사는 세상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이야 늘상 있는 일이겠지만 역사의 큰흐름을 놓고 셍각해봐도 역사에 한 획을 그을만한 기막힌 만남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이 책은 김유신과 김춘추의 만남에서 김대중과 김정일의 평화회담까지, 30건의 중요한 역사적 만남의 순간을 통해 우리 역사를 새롭게 풀어 쓴 역사 교양서라할 만하다. 게다가 소설형식을 빌어 만남의 순간을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하였다. 그러나 단지 흥미위주의 허구가 아닌 기존 문헌자료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긴장감이느껴지는가 하면 다분히 해학적이기도하고 역사소설을 읽듯 재미있게 읽혀진다
이 책에서 만남들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첫째,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물과 고기의 만남'으로 김유신과 김춘추의 만남을 들고 있다. 선덕여왕이 귀족들와 함께 남산에서 꽃놀이를 즐기고 있을 때, 김유신이 누이를 불태워 죽이기 위해 피운 연기가 하늘로 피어 오른다. 이를 본 여왕은 곁에 있던 김춘추로 하여금 누이를 구하게 하고 마담뚜를 자청한다. 이 혼담으로서 문과 무의 완벽한 결합으로 삼국통일의 과업을 이루는 토대가 된다. 이 만남을 작가는
선덕여왕과 김유신의 의도된 이른바 짜고치는 고스돕이아니였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수양대군이 중국 사절단에 신숙주를 데리고 가 영락제의 능에 참배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 후 신숙주라는 든든한 동지를 얻게 됬으니. 장보고와 흥덕왕, 정도전과 이성계의 만남이 서로에게 도움이 된 예라 하겠다.
둘째, 만남 이후 서로 배척하여 당사자들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준 '불과 얼음의 만남'이 있으니, 서로 다른 성격의 연개소문과 김춘추와의 만남은 만일연개소문이 평양성으로 찾아온 김춘추의 동맹 제의을 받아들였더라면 삼국의 관계는 어떻게 되었을까란 아쉬움이 남는다. 정지상과 김부식, 인현왕후와 장희빈, 김재규과 차지철 등의 만남이 지닌 의의와 함께 이들의 만났을 때 서로 오해하지 않았더라면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해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셋째, 만나자마자 서로에게 죽고 못 사는 존재가 되고 그 열정이 지나쳐서 시대의 틀마저 불태우거나 그을음을 잔뜩 묻혀버린 '불과 나무의 만남'으로 진성여왕과 김위홍, 정난정과 윤원형, 나혜석과 최린, 박마리아와 이기붕의 만남 등이 그 예다.
넷째, 서로 만나기 어려웠던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를 존중하고 좋은 영향을 남기고 여운을 남긴 '산과 바다의 만남'으로 서희와 소손녕, 이제현과 조맹부, 소현세자와아담 샬, 김대중과 김정일의 만남을 들 수 있다. 북경에서 아담 샬과 만남을 통해 서구 문물을 적극 받아들인 소현세자가 귀국해 왕위에 올라 정권을 잡게 되었다면 우리의 역사는 아마 달라졌을 것이다.
다섯째, 한때는 동지였으나 서로의 갈 길로 방향이 갈리게 된 '구름과 구름의 만남'으로 공민왕과 신돈, 남곤과 조광조, 이광수과 안창호, 이승만과 김구, 김대중과 김영삼 등을 예로 든다. 특히나 이들의 만남은 서로 양보하고 개인의 욕심보다 나라를 더 새각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앞선다.
우리 역사의 획을 긋는 만남은 어떤 것이 있으며 그들은 어떻게 만났을까? 그들의 만남이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그 만남이 계획적이든 우연이었든지, 만남을 통해 역사에 길이 남을 가슴 벅찬 설레임을 안겨 주기도 하지만 , 가슴 저린 안타까운 마음도, 아쉬움을 남기는 만남도 있었으며 아예 만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잘못된 만남도 있음을 알게된다. 작가의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만일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 겠지만 혹여 달리 생각해보면 어떨지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여 여러 만남을 살펴보았다.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 속에 살고 있는 21세기의 우리에게 만남의 의미를 좀더 진지하게 생각해보며 그동안의 만남을 반추해 보는 시간을 갖게한다. 얼굴 맞대고 서로의 눈빛을 교환하며 대화하는 것이 오해의 폭을 최소화하는 지름길이란 생각에는 볌함이 없다. 일단 만나자, 북한의 김정일도, 이산가족도, 이웃집 웬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