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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사회 - 폭력은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움직이는가?
볼프강 조프스키 지음, 이한우 옮김 / 푸른숲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문화인이며 지성인임을 자처하는 인간의 역사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인간의 역사가 폭력과 함께 해왔음을 알수 있다. 인간 안에 내제된 폭력성이 언제 표출될지 아무도 알수 없기에 우리는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다. 그래서일까. 늘 타협과 정의보다 폭력이 더 까깝고 손쉬우니 폭력이 법위에 군림한다는 말이 나올만 하다. 저자는 인간과 폭력은 불가분의 관계이며 폭력은 문화에 내재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인간이 서로 협력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힘은 타인과 어울리고 싶어하는 끊임없는 충동이나 노동의 필요성이 아닌 폭력의 경험이라 정의한다. 즉 사회가 폭력으로 인한 고통과 불안의 산물이라는 주장이다.
이라크 전쟁, 9ㆍ11 테러, 지구촌 곳곳에서 자행되는 약탈과 폭동, 인종차별 등 21세기 현대에서도 여전히 폭력은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과학기술의 발전과 네트워크의 발달로 텔레비전이나 영화, 게임 등을 통해 폭력은 우리 주변으로 확대되고 끊임없이 이어지고 반복되어 지고 있다. 그러므로 폭력이 우리주위로 파고 들어 그 위협속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다.
이 책은 역설적으로 폭력을 통제하려는 인간의 노력이 오히려 폭력을 더 체계적으로 만들어 왔음을 이야기 한다. 인간이 만든 무기는 무장과 비무장 그룹으로 나뉘어 무장그룹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힘의 중심을 형성하였으며 무기의 진화는 공간의 제약을 받던 폭력을 해방시키게 되었다. 아울러 폭력에 이끌리는 인간의 본성과 폭력의 희생자들의 내면과 고통을 다루고 있다.
모든 폭력의 본질은 육체적인 파괴에 있지만 폭력은 육체뿐 아니라 영혼과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적 실존방식도 변화 시킨다. 더이상 폭력을 당하기 이전의 상태로 되돌릴 수 없음이다. 또한 인간이 안전한 상태에서 만끽하는 폭력의 쾌감을 파헤치며 아울러 고문, 구경꾼, 사형 집행, 전투, 사냥과 도주, 학살, 사물들의 파괴, 문화와 폭력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의 폭력과 관련된 인간의 모습을 폭넓게 살펴보고 이를 통해 우리의 일상에 뿌리 깊게 파고든 폭력이 사회와 문화 전반에 깊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인체에 가하는 리얼한 고문장면이나 사형집행 장면에 눈살을 찌푸리고 소름끼치는 집단학살이나 유혈이 낭자한 전투장면을 여과없이 읽으며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기에 앞서, 물질 문명이나 문화, 숭고한 종교가 폭력을 조장하고 확장시키는 힘의 원동력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그 연장선상에서 폭력을 깊이 있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을 100% 수궁할 수는 없다. 아마도 굳어진 고정관념이 한 권의 책으로 바뀌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