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의 99%를 해운에 의존하는 나라, 대한민국. 그 바다 위에서 보이지 않는 땀과 결단으로 무역을 책임지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살아간다. 『해운 무역의 리더 항해사』는 이처럼 낯설고도 중요한 직업인 항해사의 세계를 현직 선장이자 청춘의 절반을 바다에서 보낸 김승주 저자의 경험을 통해 밀도 있게 보여준다. 단순한 직업 안내서를 넘어서, 한 인간이 어떻게 진로를 탐색하고, 어떤 실패와 단련을 거쳐 자신의 자리를 찾아갔는지를 담은 깊이 있는 기록이다. 책의 문은 조심스럽지만 진솔하게 열린다.

처음부터 “나는 항해사가 될 거야!”라고 외친 사람은 없었다는 고백은 오히려 더 큰 설득력을 가진다. 입시에 쫓기고, 안정적인 진로를 선택해야 하는 사회 속에서 ‘무엇을 좋아하는가’보다 ‘무엇이 유리한가’를 먼저 고민하게 되는 청소년들에게, 저자는 솔직한 목소리로 방향을 묻는다. 항해사의 길 역시 그러한 질문 끝에 도달한 길이었다고 말하며, 하나하나 걸어온 여정을 세심히 들려준다.

무엇보다 이 책은 현실적이다. ‘해운’이란 무엇인지, 배 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항해사는 어떤 일을 맡고 어떻게 그 자리에 오르는지를 상세히 설명한다. 해양대학교와 해사고 진학, 실습, 자격시험, 면접 준비 등 ‘어떻게’의 과정에 집중한 이 책은 막연한 꿈을 구체적인 계획으로 바꾸고자 하는 청소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또한 컨테이너선, 벌크선, 여객선 등 다양한 선종별 항해사의 인터뷰를 통해 배마다 다른 생활과 역할, 환경을 생생히 전해주며 직업의 입체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저자가 들려주는 에피소드들은 때로 유쾌하고 때로 긴장감 넘치며, 때로는 묵직한 울림을 준다. 시뮬레이션 수업에서의 충돌 사고, 실습 초기에 겪은 적응의 어려움, 바다 위에서의 결단과 책임감, 그리고 여성 항해사로서 마주한 편견까지—단순히 ‘알리는 책’이 아니라 ‘경험하게 하는 책’이라는 평가가 적절하다. 정보 전달과 감동의 균형을 잘 잡은 덕에 청소년뿐 아니라 일반 독자도 직업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존중을 얻게 된다. 또한 저자는 ‘항해사’라는 직업을 통해 결국 ‘삶의 태도’를 말한다. 결정해야 할 때 머뭇거리지 말 것,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 것, 늘 더 나은 자신을 위해 항해할 것. 이는 비단 항해사만의 태도가 아닌, 모든 진로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조언이다. 바다 위에서 배를 조종하듯, 우리 역시 자기 삶의 항로를 설계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보편적인 울림을 준다.

『해운 무역의 리더 항해사』는 해양 직업을 처음 접하는 이에게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청년에게도, 자녀의 진로를 고민하는 학부모에게도 유익한 책이다. 무엇보다 한 명의 사람이 어떻게 불확실한 미래를 항해해 나가는지를 진정성 있게 보여주는, 든든한 동행이 되어주는 책이다. 바다를 꿈꾸지 않더라도, 이 책은 누구든 ‘더 넓은 세상’에 닿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조용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