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YPTO.AI - 블록체인과 AI의 본질을 이해하고, 트렌드를 파악하다
김기영 외 지음 / 키랩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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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은 종종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달리는 기술로 여겨지지만, 《CRYPTO.AI》는 이 두 기술이 결코 대립적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강화하며 새로운 시대를 여는 ‘쌍두마차’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인류가 직면한 디지털 전환의 핵심에는 지능의 진화와 신뢰의 구조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AI와 블록체인은 서로를 필요로 하는 필연적인 관계에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해, 두 기술이 교차하며 만들어낼 미래의 경제적·사회적 질서를 입체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저자는 AI 혁명의 상징인 ChatGPT의 등장이 단순한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인간의 사고 체계를 재편하는 거대한 변곡점이라 보고 있다. 인공지능은 창조의 도구이자, 사고의 확장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 블록체인은 인간 사회가 신뢰를 관리하고 권리를 보증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들은 이러한 맥락에서 AI가 ‘쓰기’의 힘이라면, 블록체인은 ‘소유’의 규칙이라고 말한다. 즉, AI가 지식을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면, 블록체인은 그 지식의 주체와 소유를 증명하고 보존하는 기반이 되는 셈이다.


책은 기술의 본질을 단순한 이론이나 트렌드로 다루지 않는다. FTX 파산과 테라-루나 사태 같은 시장의 현실적 사례를 통해 블록체인의 구조적 한계를 짚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기술이 다시 주목받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AI의 발전이 불러온 저작권 논쟁과 노동시장 재편 문제를 함께 다루며, 두 기술이 경제와 사회 전반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AI가 인간의 창작 영역을 잠식하고, 블록체인이 데이터의 주권을 재정의하면서, 새로운 윤리적 규칙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두 기술의 결합이 단순한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재구성’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저자의 관점이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그것이 만들어내는 정보의 진위를 구분하고 결과를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의 검증 체계가 필요하다. 반대로 블록체인이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도, AI의 연산 능력과 자동화된 분석이 필수적이다. 결국 두 기술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며, 투명성과 효율성이라는 두 축을 함께 완성해가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책이 설득력을 가지는 이유는 기술에 대한 분석만이 아니라, 그 기술을 둘러싼 철학적 질문을 함께 제기하기 때문이다. AI는 인간의 지능을 확장하는 도구인가, 아니면 인간의 자리를 대체하는 존재인가? 블록체인은 자유의 기술인가,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통제 수단인가? 저자들은 이러한 질문을 회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둘의 결합 속에서 ‘인간 증명’이라는 주제를 꺼내 들며, 기술이 인간의 존엄을 보존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는지 탐색하고 있다.


Sam Altman이 주도하는 Worldcoin 프로젝트는 기술의 미래를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로 다뤄진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의 진위를 식별하고, 인간이 생성한 데이터와 AI가 생산한 결과를 구분하기 위해 ‘인간임을 증명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발상은, 기술 발전이 결국 인간의 본질로 회귀하게 됨을 보여준다. 이는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를 더욱 명확히 규정하게 만드는 과정임을 시사한다. 《CRYPTO.AI》는 AI와 블록체인의 교차점에서 ‘미래 경제의 헌법’을 쓰고 있는 듯한 통찰의 기록이다. 저자들은 두 기술이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음을 명쾌하게 증명하고 있다. AI가 지식의 창조를 담당한다면, 블록체인은 그 지식의 신뢰를 보증하는 체계가 된다. 하나는 사고의 확장이고, 다른 하나는 질서의 구축이다. 결국 이 책은 인간이 만든 두 기술이 다시 인간 중심의 디지털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미래 선언문’이라 할 수 있다.

AI와 블록체인은 결코 적이 아니다. 오히려 서로를 자극하며 더 큰 도약을 가능하게 하는 동반자이다. 《CRYPTO.AI》는 그 상호작용의 본질을 꿰뚫고, 기술이 인간 사회와 맺을 새로운 관계를 통찰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변화의 파도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두 기술이 만나 만들어내는 하나의 에너지, 즉 미래를 여는 ‘디지털 자기장’의 형성 과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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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금융논술이다 10.0 : 국제산업 편 - 2024~2025년 최신 개정판! 금융기관·금융공기업 합격을 위한 금융논술 비법서! 이것이 금융논술이다 10.0
김정환 지음 / 성안당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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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것이 금융논술이다》는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가장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길잡이로 자리매김한 교재이다. 단순히 ‘논술 기출문제집’의 수준을 넘어서, 금융과 경제 전반에 대한 사고의 틀을 세우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길러주는 종합 학습서로 구성되어 있다. 2025~2026년 개정판은 최신 경제이슈와 금융 환경의 변화를 완벽히 반영하고 있으며, 금융공기업과 시중은행, 각종 금융기관의 논술 전형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실전 중심의 내용으로 정비되어 있다.


저자는 모든 논제를 서론-본론-결론의 형태로 제시하며, 금융논술의 사고 흐름을 시각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도표화했다. 각 논제는 찬반의 시각을 함께 제시해 균형 잡힌 사고를 유도하고 있으며, 결론 부분에서는 정부와 금융기관의 입장을 분리해 서술하여 현실적 판단력을 기를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단순히 이론을 암기하는 수준을 넘어, 금융 이슈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훈련이 가능하다. 또한 이 책은 논술 작성법의 기초에서부터 심화 단계까지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Part 1에서는 논제 선정과 분류, 금융논술의 기본 자세, 공기업 논술의 특징을 다루며 글쓰기의 기본기를 다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어지는 Part 2에서는 자료 수집 방법, 사례 분석, 실전 논제 접근법 등 구체적인 학습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논술은 지식의 양보다 논리의 흐름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금융 데이터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서 문제의 핵심을 찾아내는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Part 3에서는 미국의 금리인하, 미·중 통상 갈등, 보호무역주의, ESG 약화, 신냉전 체제 등 최근 국제 금융 이슈를 중심으로 실제 논제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각 주제는 실제 금융권 논술에 출제될 가능성이 높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계 경제의 흐름을 금융기관의 시각에서 분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컨대 ‘미국의 금리인하’ 논제에서는 단순한 금리정책의 이해를 넘어,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와 우리나라의 정책 대응 방향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를 통해 수험생은 경제 현상을 다층적으로 해석하고, 논리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글쓰기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강점은 금융 현장의 경험이 녹아 있다는 점이다. 저자 김정환은 외환은행 근무 경력과 기업여신, 외환, 파생상품 등 실무 전반을 아우른 금융 전문가로, 실제 산업 현장에서 체득한 인사이트를 논술에 접목하고 있다. 단순한 이론적 설명이 아니라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논리적 전개를 이끌어내는 방식은, 시험 대비뿐 아니라 금융 지식 자체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저자가 운영하는 ‘슈페리어뱅커스’는 수많은 금융공기업 및 시중은행 합격자를 배출한 컨설팅 기관으로, 그 교육 노하우가 책 전반에 녹아 있다.


《이것이 금융논술이다》는 단순히 금융권 취업 교재를 넘어, 금융이라는 복잡한 세계를 이해하고 사고의 근육을 단련하는 훈련서로 기능하고 있다. 금융논술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정보의 재현이 아니라, 변화하는 국제 경제 환경 속에서 정부와 시장의 역할을 구분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이다. 이 책은 바로 그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체계적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매년 경쟁률이 높아지는 금융권 채용 시장에서, 논술은 단순한 필기시험이 아니라 ‘사고력의 시험’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것이 금융논술이다》는 그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실전적 지침서이자, 금융 논술의 기본서로서 오랜 기간 신뢰를 얻고 있다. 금융권을 꿈꾸는 수험생이라면, 이 책을 통해 논술의 기술뿐 아니라 금융을 바라보는 시야까지 한층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금융권 취업을 위한 ‘논술의 정석’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이 그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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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금융논술이다 10.0 : 금융기관·금융공기업 편 - 2025~2026년 최신 개정판! 금융기관·금융공기업 합격자가 선택한 금융논술의 모든 것!, 개정 8판 이것이 금융논술이다 10.0
김정환 지음 / 성안당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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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것이 금융논술이다 10.0』은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실질적 방향과 전략을 제시하는 교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금융기관과 공기업의 채용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현실 속에서, 단순한 지식 암기를 넘어 논리적 사고력과 시의적절한 시각을 평가하는 ‘금융논술’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변화에 맞추어 단순한 이론서가 아닌, ‘논술형 사고’를 훈련시키는 실전 지침서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실제 금융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논술이 단순한 글쓰기 시험이 아니라 ‘경제적 현실을 이해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과정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책의 구성은 단순히 글쓰기 기술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금융 현안에 대한 분석적 시각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논제선정 및 분류’, ‘자료 수집과 분석’, ‘서론-본론-결론 구조화’ 등 단계별 접근법을 통해 초보자도 체계적으로 금융논술의 틀을 익힐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각 논제가 단순한 정답 중심이 아니라 ‘긍정적 관점과 부정적 관점’을 함께 고찰하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수험생은 사고의 폭을 넓히고, 금융 현안에 대한 다층적 이해를 쌓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테이블코인 디페깅’이나 ‘디지털 런(Digital Run)’ 같은 최신 금융 이슈를 다루면서도 기술적 문제와 제도적 리스크를 균형 있게 조명하고 있다. 또한 결론 부분에서는 정부와 금융기관의 입장을 분리하여 제시함으로써, 실제 논술 답안 작성 시 다양한 논리 전개 방식을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단순한 문제풀이가 아닌 ‘정책적 사고의 훈련’을 가능하게 한다.



책의 또 다른 강점은 실전 사례 중심의 구성이다. 실제 학생들의 답안과 첨삭을 수록하여, 독자가 이론을 현실적인 문장으로 옮기는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논술 시험에서 흔히 간과되는 ‘표현의 명확성’과 ‘논리적 연결성’을 점검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저자가 제시한 서론-본론-결론의 틀은 단순히 글의 형식이 아니라, 사고를 정리하고 논리를 확장하는 틀로 작용한다. 금융 논술의 기본기와 최신 이슈의 이해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셈이다.

저자 김정환은 외환은행에서의 다양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금융시장의 언어와 논리를 논술 교육에 접목하고 있다. 단순한 이론가가 아닌 ‘현장형 교육자’로서, 금융 실무와 논술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가 이끄는 슈페리어뱅커스는 금융권 취업준비생들에게 이미 잘 알려진 전문 컨설팅 기관으로, 다수의 합격생을 배출하며 금융논술 교육의 실질적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 교재는 그 현장의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집약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이 금융논술이다』는 단순히 ‘시험 대비용’ 교재를 넘어, 금융을 통해 세상을 읽는 시각을 길러주는 책이다. 각 논제가 현실 경제의 변화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금융시장의 흐름과 정책 방향을 이해하게 된다. ESG경영, 기후금융, AI 리스크 등 최근의 글로벌 금융 트렌드가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취업 대비를 넘어 ‘지적 확장’의 효과도 크다.

결국 이 책의 가치는 ‘논술’이라는 형식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금융이라는 거대한 구조 속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사고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금융권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 책은 단순한 교재가 아니라 ‘사고의 훈련장’이며, 실무로 가는 문을 여는 지침서라 할 수 있다. 금융논술을 넘어 금융사고력을 완성하려는 독자에게, 『이것이 금융논술이다 10.0』은 여전히 가장 신뢰할 만한 길잡이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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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
홍석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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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 : 인생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

-글쓴이 : 홍석현

-업체명 : 중앙북스

-후기내용 :

삶의 굴곡을 지나온 사람의 말은 쉽게 흘려들을 수 없다. 특히 그가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며 한국 사회의 변화를 몸소 경험한 인물이라면, 그가 전하는 인생의 이야기는 곧 하나의 역사이자 철학이 된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에세이 『인생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은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은 한 리더의 회고록이자, 한 인간이 자신과 세계를 성찰하며 깨달은 삶의 지혜를 담은 기록이다.

저자는 자신을 ‘1세대 글로벌 리더’라 부르기보다, “여전히 배우는 사람”이라 표현한다.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로 시작해 청와대, 재무부, 삼성, 중앙일보와 JTBC까지—그의 삶은 한국 현대사의 변화와 나란히 걸어왔다. 그러나 책 속의 홍석현은 권력자나 성공한 기업가가 아니라,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신을 다듬어온 한 인간으로 등장한다. 그는 “삶을 돌아보는 것은 곧 삶을 돌보는 일”이라고 말하며, 개인의 성장과 사회의 품격, 그리고 영성의 회복이라는 세 가지 화두를 꺼내 든다.


책은 ‘성장’, ‘품격’, ‘영성’이라는 세 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장’ 편에서는 그가 직접 만난 세계 지도자와 기업가들—리콴유, 이건희 회장 등—과의 경험을 통해 리더십의 본질을 탐색한다. 여기서 강조되는 핵심은 단순한 ‘성공’이 아니라 ‘판단’의 힘이다. 좋은 리더는 빠른 판단보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용서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비평가가 되지 말고 주인으로 살라”는 문장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조언처럼 들린다. 남의 기준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삶의 방향을 스스로 정하라는 말은, 변동성이 큰 시대에 더욱 울림 있게 다가온다.

‘품격’의 장에서는 외면의 화려함보다 내면의 단정함을 강조한다. 저자는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말의 기술이 아니라 마음의 태도라고 말한다. “토론과 말싸움은 다르다”는 구절은, 상대를 이기려는 언어가 아닌 함께 성장하려는 대화를 지향하는 저자의 철학을 잘 드러낸다. 또한 그는 습관의 힘을 강조하며 “마음과 습관을 고쳐야 인생이 바뀐다”고 단언한다. 삶의 품격은 하루하루의 사소한 선택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다. 마지막 장 ‘영성’은 이 책의 깊이를 결정짓는 부분이다. 그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영성”이라 고백하며, 왜 사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외적 성취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내면의 평화와 나눔의 실천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조건 없는 행복만이 진짜 행복이다”라는 그의 말에는 오랜 세월 권력과 명예의 중심에 있던 사람이 도달한 통찰이 녹아 있다. 삶의 마지막에 남는 것은 결국 사랑과 관계, 그리고 자신을 돌보는 마음뿐이라는 깨달음이다.


개인적 체험을 토대로 한 이야기 속에 글로벌 감각과 시대적 통찰이 함께 녹아 있다. 이건희 회장과의 일화나 세계 지도자들과의 대화는 흥미롭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늘 인간적인 성찰로 귀결된다. 화려한 이력 뒤에서 저자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나는 어떤 어른으로 남고 싶은가?”

『인생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은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는 회고록이 아니다. 앞으로 어떤 ‘품’과 ‘격’을 갖춘 어른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경쟁과 속도가 미덕이 된 시대, 저자는 오히려 “조금 느리게, 조금 더 깊이”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자신을 지키는 길이며,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믿는다.


책을 덮고 나면 ‘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성공보다 중요한 것은 품격이고, 지식보다 귀한 것은 영성이라는 그의 깨달음이 진심으로 다가온다. 청년에게는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으로, 중년에게는 삶을 다시 정돈하는 거울로, 그리고 노년에게는 마음의 평온을 전하는 위로의 책으로 읽힌다.

『인생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은 결국 한 시대의 리더가 후대에게 건네는 따뜻한 편지다. 인생의 크고 작은 선택 앞에서 흔들리는 이들에게, 이 책은 “주인으로 살라”는 단 한 문장의 진실을 일깨워 준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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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에 대하여 - 삶은 비운 후 비로소 시작된다
토마스 무어 지음, 박미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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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 : 공허에 대하여

-글쓴이 : 토마스모어

-업체명 : 한국경제신문

-후기내용 :



토마스 무어의 『공허에 대하여』는 현대 사회가 끊임없이 외부의 자극과 소유에 몰두하는 현실 속에서, ‘비어 있음’이라는 낯선 가치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깊은 사유의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두려움이나 결핍으로 여기는 ‘공허’를 오히려 영혼의 재탄생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는 채움이 아닌 ‘비움’을 통해 삶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말하며, 조용하지만 단단한 어조로 독자의 내면을 향해 질문을 던진다.

무어는 심리치료사이자 철학자, 그리고 영성 지도자로서 평생 인간의 내면을 탐구해왔다. 이전 저서인 『영혼의 돌봄』이 일상의 고통 속에서도 영혼을 돌보는 태도를 강조했다면, 이번 책은 그 돌봄의 본질이 ‘공허의 수용’에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공허를 단순히 채워야 할 결핍이 아니라, 잠시 멈추고 자신과 세상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의 틈으로 본다. 우리가 불안을 느낄 때조차 그것을 밀어내지 않고, 그 자리를 온전히 인정할 때 비로소 진정한 충만함이 찾아온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책은 40여 편의 짧은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다. 각 편은 마치 동양의 선문답처럼 짧지만 깊은 사유를 품고 있다. ‘반지 없는 손가락’, ‘빈 접시’, ‘줄줄 새는 자루’, ‘텅 빈 건물’ 등 상징적 제목들은 우리 일상 속의 ‘비어 있음’을 은유한다. 도덕경의 ‘바퀴살’ 이야기를 예로 들며, 바퀴가 돌 수 있는 것은 중심이 비어 있기 때문이고, 그릇이 쓰임을 가지는 것은 속이 비어 있기 때문임을 상기시킨다. 무어는 이 단순한 진리를 통해 인간의 삶도 결국 ‘비어 있음’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얻는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공허는 단순한 고요나 무기력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욕망에서 벗어나, 삶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다. 무어는 “공허는 우리가 삶을 통제하려는 시도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드러난다”고 말한다. 우리가 계획과 노력, 성공의 언어 속에서 자신을 소모할 때, 영혼은 점점 공허해진다. 그러나 그 공허를 피하지 않고 직면할 때, 오히려 그 안에서 자유가 피어난다. 그는 “침묵 속에서 비로소 가장 깊은 목소리가 들린다”고 말하며, 독자들에게 ‘채움의 중독’에서 벗어나 ‘비움의 지혜’를 배울 것을 권한다.

책의 문체는 단정하고 명상적이다. 서두르지 않는 문장, 여백이 많은 문단은 그 자체로 ‘공허’를 체험하게 만든다. 무어는 종교적 교리를 설파하지 않는다. 대신 불교의 무(無), 도가의 무위(無爲), 기독교의 케노시스(비움) 같은 동서양의 영적 개념을 자연스럽게 엮어내며, 우리가 잊고 지낸 ‘텅 빈 공간의 가치’를 일깨운다. 그는 모든 종교가 궁극적으로 가르치는 바가 ‘내면의 고요로 귀환하는 길’임을 보여준다.

이 책이 주는 울림은 ‘결핍의 수용’이라는 주제에 있다. 현대인은 늘 무언가를 더 얻고, 더 이뤄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산다. 그러나 무어는 “채움은 끝이 없고, 비움만이 완결된다”고 말한다. 그는 독자에게 고요한 저항을 제안한다. 친구가 오지 않은 자리에서 혼자 앉아 있기, 말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기, 빈자리를 채우지 않고 그대로 두기. 이런 작고 사소한 ‘비움의 순간들’이야말로 우리를 다시 살아 있게 만드는 힘이라고 말한다.




『공허에 대하여』는 불안과 번잡함으로 가득한 시대에 던지는 조용한 선언문이다. 비어 있음은 실패가 아니라 회복의 징조이며, 멈춤은 뒤처짐이 아니라 깊어짐의 시작이라는 깨달음을 전한다. 이 책은 무엇을 더 할지 고민하는 사람보다, ‘무엇을 내려놓을지’ 묻는 사람에게 더 큰 위로를 준다.

삶의 무게가 버거운 이들에게 무어의 글은 마음을 가볍게 하는 바람처럼 다가온다. 그는 말없이 전한다. “당신이 비워낼수록, 세상은 더 넓어질 것이다.” 이 책은 그 단순한 진리를 다시 믿게 하는, 조용하고도 단단한 영혼의 안내서이다.

#문충200서평단리뷰

#문화충전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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