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170개의 문장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2,000년 전의 메시지를 지금 여기의 인간에게 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랑, 용서, 믿음, 가난, 부, 진리, 고통, 죽음과 영생,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하나님 나라라는 주제를 두고, 저자는 각각의 문장에 짧지만 깊은 통찰을 덧붙인다. 중요한 점은, 종교적 신념에 머무르지 않고 삶의 언어로 확장된다는 점이다. 독자가 꼭 신앙인이 아니더라도 예수의 말을 통해 자기 삶의 기준과 태도를 재정비해 볼 수 있도록 문장을 다듬고, 주제를 배치하고, 맥락을 설명한다. 이채윤은 시인이자 소설가로서의 감수성을 바탕으로, 예수의 말을 단단하고 섬세한 언어로 풀어낸다. 이를테면 “사랑은 말로만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행동이자 선택이다”라는 문장은 단순한 윤리적 문구를 넘어, 자기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물음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그는 예수의 언어가 머리에 머물지 않고 가슴으로 내려가고, 다시 손과 발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듯 보인다. 도서는 한 문장마다 그것을 삶 속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를 해설로 풀어주는 구성이 반복된다. 독자에게는 매일 한 구절씩 묵상하며 삶에 반추할 수 있는 ‘영혼의 루틴’이 된다. 예를 들어 “두려움은 믿음의 빈자리다”라는 문장은, 그저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는 도식적 해석이 아니라, 무엇이 나를 지키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로 이끈다. 믿음은 이 책에서 종교적 교리보다는 ‘삶을 바라보는 태도’로 묘사된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끊임없이 묻고 있다는 점이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따르고 있는가? 어디에 기쁨을 두고 있는가? 누구의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이 물음은 독자를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그 불편함이야말로 성찰의 출발점이 된다. 말하자면 이 책은 조용하지만 단단한 방식으로 독자의 삶을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