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예수의 말 - 2000년 역사 속에서 항상 살아서 움직인
이채윤 지음 / 아마존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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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예수의 언어가 가진 본질적인 힘, 그 언어가 품은 사유의 깊이와 정서의 울림을 오늘의 감각과 언어로 재구성해 독자와 새롭게 조우하게 만드는 도서의 ‘초역’이라는 단어는 여기서 단순한 번역을 넘어서, 시대를 관통하는 언어의 재해석이자 실천적인 사유의 전환을 의미한다. 저자는 예수의 말을 과거에 머무는 문장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있는 언어, 곧 ‘삶을 비추는 등불’로 되살려 놓는다.



총 170개의 문장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2,000년 전의 메시지를 지금 여기의 인간에게 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랑, 용서, 믿음, 가난, 부, 진리, 고통, 죽음과 영생,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하나님 나라라는 주제를 두고, 저자는 각각의 문장에 짧지만 깊은 통찰을 덧붙인다. 중요한 점은, 종교적 신념에 머무르지 않고 삶의 언어로 확장된다는 점이다. 독자가 꼭 신앙인이 아니더라도 예수의 말을 통해 자기 삶의 기준과 태도를 재정비해 볼 수 있도록 문장을 다듬고, 주제를 배치하고, 맥락을 설명한다. 이채윤은 시인이자 소설가로서의 감수성을 바탕으로, 예수의 말을 단단하고 섬세한 언어로 풀어낸다. 이를테면 “사랑은 말로만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행동이자 선택이다”라는 문장은 단순한 윤리적 문구를 넘어, 자기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물음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그는 예수의 언어가 머리에 머물지 않고 가슴으로 내려가고, 다시 손과 발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듯 보인다. 도서는 한 문장마다 그것을 삶 속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를 해설로 풀어주는 구성이 반복된다. 독자에게는 매일 한 구절씩 묵상하며 삶에 반추할 수 있는 ‘영혼의 루틴’이 된다. 예를 들어 “두려움은 믿음의 빈자리다”라는 문장은, 그저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는 도식적 해석이 아니라, 무엇이 나를 지키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로 이끈다. 믿음은 이 책에서 종교적 교리보다는 ‘삶을 바라보는 태도’로 묘사된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끊임없이 묻고 있다는 점이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따르고 있는가? 어디에 기쁨을 두고 있는가? 누구의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이 물음은 독자를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그 불편함이야말로 성찰의 출발점이 된다. 말하자면 이 책은 조용하지만 단단한 방식으로 독자의 삶을 흔든다.



『초역 예수의 말』은 또한 말이 가진 힘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기록된 언어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말이 진짜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 예수의 말은 그 자체로 위대한 언어의 유산이지만, 그것이 다시 살아나는 순간은 독자가 그것을 듣고, 느끼고, 삶으로 실현하는 순간이다.

종교적 색채가 짙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내면을 향한 깊은 질문과 치유가 담겨 있다. “진리는 당신을 억누르지 않는다. 오히려 당신을 자유롭게 한다”, “고난의 끝에는 언제나 의미가 있다”, “참된 평안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시작된다” 등은 단지 신앙의 명제가 아니라, 모든 인간이 삶의 격랑 속에서 붙잡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지금, 당신이 살아가는 방식은 예수의 말 앞에서 어떤 모습인가?’ 그리고 조용히 제안한다. 말 속에 거하라. 그 말은 당신을 새롭게 할 것이다. 신앙을 가진 이에게는 말씀의 체온을 되찾게 하고, 그렇지 않은 이에게는 인간다운 삶을 향한 안내가 된다. 『초역 예수의 말』은 성경을 다시 쓰는 것이 아니라, 예수의 말을 통해 삶을 다시 쓰는 시도로, 말과 삶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여정을 시작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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