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비슷한 주제의 두 권의 책을 끝냈다. 두 권의 뉴턴에 관한 책을 읽기 전에는 17세기의 영국 역사나 생활상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이 두 권의 책을 읽으므로서 어느 정도 근대 유럽의 과학의 초기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이 시대를 살았던 일반인들은 시간의 초, 분, 시가 오늘날처럼 구분되어 있지 않아, 태양이 시간을 알리는 중요한 역활을 하였다. 그건 그 시절 세계 어느 곳이든  마찬가지겠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건,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미적분이 시간도 제대로 정립 안 된 상태에서 발명되었다는 사실이다. 

 

저자들은 뛰어난 글솜씨로 그들의 다재다능한 학문의 능력과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들의 묘사에서 주목한 점은 뉴턴이나 라이프니츠가 과학자가 아니라 자연철학자였다는 것이다.  

 

두 권의 책을 통해 뜬금없이 떠 오른 생각은,  과학의 바탕에 철학적 사유가 없었더라면 결코 오늘 날과 같은 모습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는 점이다.  당대에 뉴턴이나 라이프니츠 모두 최고의 자연철학자로서의 칭송은, 17세기에  과학이란 분야는 유럽인들조차 생소한 분야임과 동시에 철학이 모든 학문을 통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럽에서 그리스철학이 없었다면, 혹은 암흑의 시절이라고 불리우는 중세 시대에 아리스토텔레스같은 오류투성이의 그리스 철학자와 철학이 없었다면, 유럽은 더 일찍, 더 빠르게 학문적으로 부흥했을까.

 

역사적 가정은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리스 철학(학문을 사랑한다는 뜻)이 없었더라면, 오늘 날의 현대 과학과 공학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며, 유럽의 학문적 바탕인 그리스 철학이 없었다면, 더 나아가 사물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체, 학문이 정치적 놀음에 이용당했더라면, 아직도 우리는 소달구지 끌고 다녔을지도 모른다.

 

과학사를 읽으면서, 언제나 아쉬웠던 건,  그리고 언제나 내 안에서 과학사를 읽으면서 던진 질문인데, 현대 과학의 테크놀로지의 역사에는, 아 이런 말하긴 너무 성차별적이고 인종적 차별적인 질문이지만,, 왜 백인남자가 과학 역사의 주역으로 등장하게 되었는가?라는 물음이었다. 

 

정말 좋은 목록이다.

물론 너무 영미인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p5

 

스티브 와인버그는 이 책의 서문에서 이 책에서 뽑은 10인이 너무 영미적인 것 아닌가라고 말했지만, 제3 세계의 독자인 나로서는, 왜 마리 퀴리만 제외하고 세상을 뒤바뀐 과학자들이 백인 남자들일까? 였다.

 

이런 질문뒤에는 어느 정도 추측가능한 답이 몇 개 있는데, 과거 어느 나라든지  여성이 학문의 세계로 진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고, 학문은 남성의 세계라는, 뿌리 깊은 금녀에 대한 옹호가 그 이유다보니, 재능있는 수 많은 여성들이 자기 재능조차 발휘하지 못한 체, 사라졌을 가능성과,

 

그리스 철학의 사유방법론이 유럽의 학문 깊숙히 뿌리내려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과학의 바탕에는 생각하는 법, 사유가 없었다면 뉴턴이나 라이프니츠나 패러데이나 아인슈타인조차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그런데다 유럽의 학계가 논문이라는 아이디어적 서술방법이 누구에게나 열려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백인 남성이 과학계에 주도적으로 이끈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과학사를 접할 때마다 스스로 이 질문을 던지고도 너무 차별적인 질문이라 억누르고 있었는데, 저 두 권의 책을 읽고 <세상을 보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꾼 10명의 물리학자>라는 책을 읽으면서, 과학사의 앞머리를 차지하는, 그리스 철학을 떠올리며, 그게 왜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는지, 그 과학사의 서두를 차지하는 그리스 철학이 얼마나 후세에 위대한 사상가들을 낳게 되었는지 깨달게 되었다.

 

인문이니 과학이니 두 문화를 서로 선명하게 갈라놓은 건 20세기 들어와서인데, 두 문화가 한 뿌리에서 나와 왜  서로 갈라져 등을 돌리게 되었을까 싶다. 학문이 발달하고 진화할수록 학문의 카테고리는 넓어지고 세부화되면서 아마 두 문화의 이질적인 학문으로 분화했을 것이다. 오히려 요즘에 학문간 융합을 통해 두 문화의 통합을 도모하기는 하다만. 

 

덧: 한편으론 뉴턴이나 라이프니츠의 미적분같이 어려운 수학이 두 문화의 세계를 선명하게 갈라놓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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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1 1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11 2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12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12 0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9-13 20:39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