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자기계발서는, 말콤 맥도웰인가 그 양반이 쓴 책제목에 개 들어가는, 누가 그 개를 보았나였나 하고 다윗과 골리앗, 두 권 읽었다. 나는 자기계발서만큰 재미없는 책도 없다고 생각한다. 오프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코너 가면 대부분이 자기계발서가 순위와 올라와, 어떤 책인가 궁금해 들춰보면 다 비슷비슷한 내용의 포맷.
이 책이나 저책이나 비슷한 욕망과 탐욕을 부추키는 게 자기계발서라 차라리 자기계발서 한권 읽을 때 추리소설이나 읽는 데 낫다라고 생각해서 자기계발서쪽은 아예 들어가보지 않았는데, 지난 주에 타인의 블로그 보다가 이 저자의 책을 알게 되었다.
혹시나 싶어 유투브에 들어가니, 테드 강연도 나와 있다. 이 강연을 듣는데, 문득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옛날 광고문구가 떠 오르면서, 우리 교육시스템을 잠시 짚어봤다. 우리 교육 시스템은 대졸의 딱지가 너무 강하다. 그것도 명문대에 대한 딱지. 그 딱지가 평생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다보니 나이 삼십, 사십 넘어 공부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수능이라는 시험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우린 십대 시절에 빡세게 공부해 좋은 대학을 들어가 대기업이나 공무원이 되면 인생 성공을 이야기하는데, 과연 그 정해진 코스의 삶이 성공한 삶일까? 모든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요리 코스처럼 정해지고 평가받아야 성공한 삶이 되는 걸까? 사람의 인생에서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해진 것이 없기에, 저런 권력이 만들어 낸 성공 코스 아닌 다른 유형의 삶을 살더라도 우리는 희망을 갖고 살아야한다고 본다. 나이 사십에, 오십에 내가 뭔가 하고 싶다면, 배울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우리의 삶 속에 속해 있는 사회에서 든든하게 받쳐주어야하는 하는 거 아닌가.
이십대 시절에 내가 좋아하던 메탈리카의보컬 제임스 핫필드가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우리 나라 고위 공무원이었던 강봉수 전대법원장이 미국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메탈리카 같은 경우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부를 축적한 구룹이므로, 우리 사회의 성공기준으로 보면 저 사람이 물리학 박사학위를 따기 위해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 강봉수 전대법원장 또한 고위공무원으로 은퇴한 사람이므로 나이 들어 먼 이국땅까지 가서 양자역학에 관한 물리학 박사학위를 딸 이유가 뭐 있겠는가.
어차피 쓸모도 없을텐데.
미국교육 시스템이 엿 같아도 나는 이런 건 정말 우리가 적극 받아들여 활용해야한다고 본다. 간판만 따는 대학 교육이 아니고 뭔가 실제로 한 사람의 인생이 정해진 코스대로가 아닌 열린 다른 공간의 기회를 주어야하는 교육 말이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솔직히 나는 이대가 제대로 된 학문을 가르치는 곳이라면 미래라이프 대학을 반대할 이유가 있나 싶다. 이대나 연대나 고대나 백년이 넘어 사회 곳곳에 기득권력을 쥐며 한국 사회를 쥐락펴락할 뿐이지 학문적으로 연구결과가 뭐 있지 모르겠다. 세계적인 논문이 이들 대학에 있던가. 외국에서 이들 대학 학생들의 논문이 한해 몇번이나 인용하는지, 인용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논문이라도 있는지 궁금하다. 오늘도 공무원이나 대기업 입사시험에 열 올릴 뿐인데,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으로 본인들 간판의 희소성이 난무할까 전전긍긍하며 느린 민주주의라며 싸우는 그들이 애처로울 뿐이다.
학문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하고, 제대로 된 학문으로 이끌어줘야하는 교육이 우리 사회 어느 곳에나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 모집으로 수익에만 관심이 있고 간판만 띠 대기업에 들어가고 공무원에 연연하는 간판을 따기 위한 대학이 그게 대학인지 우리가 한번은 짚어봐야할 문제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