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에 한림출판사에서 한달에 한번 그림책 읽기라는 북스타트 운동을 펼친 적이 있었다. 그 때 달맞이라는 이름으로 북스타트를~ 한달에 네권인가 두권인가를 받았는데, 몇 년 지나 잘 안 팔렸는지 한림출판사에서 북스타트 사업을 접었다. 일본 그림책을 접할 수 있었던 기회라 출판사에서 달맞이를 그만 둔다고 할 때 많이 서운했었다. 그 때 받아 보았던 <머핀 아줌마의 빵집>
이 그림책은 이쁜 그림은 아니지만, 단순한 선과 색이 따스함을 자아낸다. 어떻게 이렇게 쓱쓱 그어놓은 듯한 선과 대강 칠한듯한 색에서 따스함이 스밀 수 있는지.
아델장장 마을에는 머핀 아줌마가 빵을 구워 만드는 빵집이 있다. 오른쪽의 화덕 그림, 저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소품만으로도 친밀감이 느껴진다.
머핀 아줌마의 빵집은 인기 만점~
머핀 아줌마의 빵집에서 일하는 아노엘은 아줌마가 하룻밤이라도 편할 수 있도록 자신이 빵을 만들기 위해 지하 빵꿈터에 내려온다.
빵을 만드는 작업실의 정경. 난 이런 아기자기한 주방소품들을 구경하는 게 좋더라. 작가는 이 장면을 그리기 위해 얼마나 신경썼을까. 여기엔 숟가락을, 여기엔 그릇을, 여기엔 컵을~ 주방 소품의 자리 배치를 위해 작가가 애썼을 생각하면 사랑스러운 장면.
아줌마를 위해 빵을 만들어볼까! 이리 치고 저리 치고,
자, 이제 화덕에 넣어볼까나~
화덕의 따스한 기운이 감돌자 아노엘은 더 이상 잠이 들었고,
엄마야, 이를 어째~ 화덕에 굽던 빵이 밖으로 나오려고 하네.
머핀 아줌마도 소리에 놀라 나와 보고,
다락방으로 피신했지만,
빵은 부풀러 올라 집을 가득 채우고(작가가 독자에게 선사해주는 작은 재미),
아델장장 마을은 온통 맛있는 빵냄새와 함께 냄새와 아침을 맞이하고,
마을 사람들은 맛있는 빵을 맛있게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
아이와 이 그림책을 읽을 때마다 빵생각은 간절하고, 무엇보다 아이와 나의 따스한 친밀감이 형성되는 그런 그림책이다. 나는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책이나 지적인 그림책을 좋아하지만, 아이와 함께 읽을 때는 무엇보다도 아이와 내가 그림책에서 친밀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그림책을 좋아하는데, 일본그림책이 대체로 그런 느낌을 만들 수 있어 좋아한다. 아이와 함께 많이 읽었던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