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을 위한 변명

1. 지난 목요일에 노회찬을 위한 변명이라는 글을 급조해서 올리는 탓에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 몇 분의 지적이 있어 그 페이퍼를 고쳐야지 하던 찰나에 외숙모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와서 부랴부랴 장례식장을 찾아 갔다. 친정모랑 남동생 부부하고 같이 갔는데 엉덩이가 무거워 늦은 저녁에서야 일어났다. 우리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다가 밥 시켜 먹고 자고 있더라는. 방치도 그런 방치가 없다. 그래도 지들끼리 잘 놀고 자니, 자는 모습 보면서 이젠 다 컸구나 싶었다.

덕분에(?) 수정해서 올려야지 한 페이퍼의 왜곡은 왜곡으로 남아 있다. 수정한 채 올릴까 하다가 내가 잘 못 알고 있는 상태를 그대로 보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페이퍼 보고 반성하라는 의미로. 조중동의 왜곡만 비난했지 나 자신의 왜곡은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쓰는 그 무식한 용감함에 솔직히 쪽팔리지 않는다면 그건 사실이 아니다. 지금도 얼굴이 화끈 거린다.

2. <노회찬을 위한 변명> 랠프 네이더에 대한 3% 지지가 논란이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지인의 전화를 통해 내가 페이퍼에서 말한 그 3%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셨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간접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지인의 통해 미국의 선거 절차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예를 들어 민주당 대통령의 지지표가 전국적으로 표를 많이 얻었다 하더라도, 지역에서 뽑힌 선거인단이 공화당원이 많으면 공화당 대통령이 되는 곳이 미국이란다. 고어와 부시의 선거에서 표를 더 많이 얻은 고어가 진 맥락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겠더라는. 미국의 선거 제도에 대해 간접민주주의 라는 정도만 알았지 자세한 내막을 몰랐는데, 이 참에 검색해 보면서 알았다. 

그러므로 네이더의 3%는 대통령 선거를 한는 선거인단을 뽑는데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목했다고 한다. 그리고 비난과 논란은 있었지만 큰 논란거리는 아니였지만 우리나라 식의 마녀사냥은 아니었다고 한다. 아, 정말 도대체 책을 왜 읽고 사는지 모르겠다. 이런 것도 모르니 말이다. 윽, 쪽 팔려서 얼굴을 들고 못 다니겠다. 

3. 지방선거 이야기 

친정엄마는 열렬한 한나라당 지지자이다. 자식들 모두 한나라당을 지지했다가 서서히 민주당으로 변하는 모습을 봐서 그런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열을 많이 내셨다. 젊은 것들이 맨날 컴퓨터만 하더니..... 결과가 이렇다고. 지네들이 전쟁도 안 겪고 보고 뭘 안다고.... 자식인 우리들을 가리키며 너네들도 똑같은 것들이라등. 급기에는 화를 내며 집에도 오지 말란다. 본인이랑 의견이 다르면 자식도 아니라고. 미치는 줄 알았다. 그렇다고 친정모가 꽉 막힌 사람이냐 하면 절대 아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어도 아들하고 같이 살 생각도 하지 않았다. 혼자 살지만 혼자 살면서 외롭다고 자식들을 강제로 불러 들이거나 자기 맘대로 하시는 분이 아니다. 정 외로우면 친구들 만나고 쇼핑하고 산을 타시는 분이다. 물론 제사나 명절의 예식도 하면 하고 안 하면 안 하시는 분이다. 그런 것으로 자식들이나 며느리를 들 볶는 법이 없다. 아들이나 며느리가 안 오면 안오나보다(속으론 서운하겠지만) 생각하지 오라고 강요하지도 않는 사고가 널널한 분이, 

한나라당과 지역주의에 대한 맹신은 대단하다. 한나라당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그렇게 숱하게 말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서로의 의견차만 확인할 뿐 정치 이야기만 하면 쌈밖에 일어나지 않아 이젠 아예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 지방선거을 민주당이 휩쓰니 얼마나 속 쓰려 하시던지.  

이번 지방 선거때 노인네들 난리도 아니었다. 노인대학에서는 아예 한명숙이야기는 하지도 못했다고 한다. 한명숙 말만 나와도 그 년이 어쩌구 저쩌구, 한명숙도 아니고 이름 끝에 욕을 꼭 붙을 정도로 노인네들의 한나라당 결속이 대단했다는. 우리 동네 80이 넘은 할머니도 그 잘 걷지도 못하는 노구를 이끌고 투표를 할 정도니 이번 지방 선거의 노인분들의 투표열기 장난 아니었다. 그나마 민주당의 지자체 쓰나미가 한명숙의 낙선을 상쇄해서 다행이지. 솔직히 60년대 마인드로 21세기를 통치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 20세기 정치를 하는 것도 모자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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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0-06-07 21:10   좋아요 0 | URL
기억의 집님, 미국의 간접 민주주의를 제대로 이해하기엔 읽어서도 어려운 걸요^^;;

그리고 저도 이런 얘길 하고 싶었어요. 가족, 친구 중 정치적인 가치관이 너무 다른 경우 저는 무조건 화제를 돌려 버리거든요. 그런데 남는 감정이란게. 우리는 역시 안되는 구나, 입니다. 싸워도 봐야 하는 건지요. 너무 어렵고 민감한 문제입니다.

저는 시댁쪽이^^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 봤어요. 종이 신문, 그것도 조중동을 통해서만 얻는 정보들, 전쟁 경험, 소외감, 이런 것이 합쳐지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요. 나이든 분들하고도 토론도 하고 토의도 할 수 있는 문화가 성숙했으면 좋겠습니다. 요원해 보이기는 하지만요--;;

기억의집 2010-06-09 19:05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덧글이 너무 늦었지요. 제가 요즘 운전면허 딸려고 노력중입니다. 저는 아직까지 장롱면허, 지갑면허도 없어요. 흑흑
뭔 맘이 들었는지 지난 주에 적금깨서 운전 면허 등록하고 열심히 하려고 있어요. 그래서 여기도 잘 안들어오게 되네요^^ 죄송~~~~

저도 친정, 시댁 다 그런걸요. 첨엔 참 조리있게 설명하다가 나중엔 소귀에 경 읽기라 그냥 그려러니 하고 살아요. 무조건 젊은 너희들은 모른다,라고 하시니... 평행선도 이런 평행선이 없더라구요. 저는 블랑카님, 그런 면에서 정치적으로 존경할 수 있는 부모님을 둔 분들이 부럽답니다.
그래도 우리 세대는 아니여서 다행이지요.
블랑카님 갑자기 날씨가 더워졌는데 화이팅! 저 언제 여기 또 들어올지 몰라요. 하핫^^

2010-06-14 1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4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