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킹 우드스탁
엘리엇 타이버.톰 몬테 지음, 성문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클래식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르지만 팝음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0대 시절 라디오팝(80년대는 라디오에서 거의 24시간 팝음악만 틀어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을 듣고 자란 나는  LP,Tape 그리고 유일한 팝송전문잡지인 월간팝송까지 사 들이면서 팝음악에 대해 파고 들었고 70,80년대 팝 컨텐츠에 대해서는 음악전문가 못지 않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장담할 수 있다. 세월이 흘러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팝음악이 낯설어지긴 했지만, 나이 40이 넘어도 어린 시절의 속성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했다.   

그래서 팝음악에 관련된 책이 신간으로 올라올 때면 눈여겨 보는 편인데, 이번에 생각지도 않게 의외의 대어 신간을 낚었다. 테이킹 우드스탁, 우드스탁을 유치하며, 라고 해석할 수 있는 이 책은 69년에 있었던 전설적인 록페스티벌 테이킹 우드스탁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팝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하는 필독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우드스탁에 대한 책이 한번도 출간된 적이 없는지라(왜냐하면 팝이 그렇게 대중적으로 어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의 출간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솔직히 이안 감독이 영화로 만들지 않았다면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 빛을 봤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우드스탁 페스티벌 개최에 대해 약간이라도 엿 볼 수 있는, 유일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우드스탁을 개최한 주요 멤버인 마이클 랭의 책이 출간되지 않는 한 말이다.

개인적으로 손꼽는 전설적인 음악 페스티벌이 지금까지 세번 있었다. 1969년 Woodstock festival, 85년 Live Aid 그리고 92년 웰블던에서 열린 머큐리 Tribute. 우리 시대에 내 놓라하는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가한 이 드림 콘서트는 무목적성의 단순한 콘서트가 아니다. 우드스탁페스티벌은 권위주의에 대한 저항이었으며 라이브 에이드는 에이즈로 죽어가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돕기 위한 콘서트였으며 머큐리 트리뷰트는 에이즈로 죽은 머큐리에 대한 헌사 콘서트가 아닌 게이와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조금이라도 불식시키고자 노력한 콘서트였다.   

미국의 60년대는 역동하고 있었다. 그 역사의 변화에 우드스탁 페스티벌은 결정적인 주역이었으며 마지막 변화하는 60년대의 대미를 장식하는 축제의 장이었다. 페스티벌은 경직되고 보수화된 사회속에서좀 더 많은 자유와 다양성을 평화롭게 부르짖었다. 우드스탁 페스티벌은 미국 사회와 문화가 안고 있는 현안들, 흑백의 인종차별과 동성애의 억압, 베트남 전쟁에 대한 평화 시위등 

축제 기간 동안 아니 한달 미리 와 있었던 히피들과 사람들은 마약을 하고 난잡한 섹스(동성애든 이성애든지 간에)를 하고 몽롱한 정신 상태 속에서 충돌이 있었던 것들은 피상적인 것인 우드스탁의 모습일 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페스티벌속에 내재된 다른 모습을 보아야 할 것이다.  

원래 우드스탁은 윌킬이라는 곳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 만명의 사람들과 특히나 히피들이 모여 들 것을 걱정한 윌킬지방의원회에서 콘서트를 취소하면서 우드스탁 개최는 시작부터 난항을 겪게 되었다. 페티스벌 장소를 잡지 못해 취소 위기에 처한 그 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것이 엘리엇 타이버였다. 엘리엇은 몰락해 가는 부모님의 모텔의 경영을 어떻해서든지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모텔터에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열기로 작정한다. 그는 우드스탁의 프로듀서 마이클 랭과 통화하면서 그의 인생은, 아니 세상은 다시 만들어졌다(150p). 우열곡절끝에 우드스탁 페스티벌은 베델의 페스티벌 반대파의 공세에도 엄청난 인파의 사람들이 자그만한 마을 베델로 몰려와 성대하게 치루게 된다.   

엘리엇 타이버는 우드스탁 개최만 언급한 것은 아니다. 그의 게이적인 성향과 SM 섹스등 온갖 이야기를 다 담고 있다. 읽으면서 민망하거나 싫어할 수 있는 동성애가 이야기가 많다는 것에 놀랄 수도 있겠다. 특히나 테네시 윌리엄스와 트루먼 카포티의 동성애 이야기가 나오고 록 허드슨의 이야기도 나온다. 게이였던 유명인사들의 이야기가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는다. 작가 자신의 게이 성향에 대한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던 것처럼 그들 또한 게이라는 것 때문에 겪었던 불운한 사생활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살짝 들어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재미있는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좀 더 우드스탁에 대한 직접적인 글이 읽어보고 싶어진다. 엘리엇 타이버는 아무래도 스탭진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우스스탁의 좀 더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에 대해서는 머뭇하다. 다음엔 마이클 랭이나 지금은 유명감독이 마틴 스콜세지의 우드스탁에 대한 작품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미헨드릭스
우드스탁 페티스벌에서 마이클 랭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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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핑키 2010-05-26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에도 가끔 올려주시는 뽀너스 같은 음악들로.. 짐작은 하고있었지만..
역시.. 팝음악에 조예가 깊으시군요~ 멋져요..
저는 음악은 영 꽝이라;; ㅋㅋ이런 책 끝까지 읽으려면 한달은 넘게 걸리지 않을까?싶어요 ㅠ

기억의집 2010-05-27 09:19   좋아요 0 | URL
아니네요. 글이 진짜 재밌어서 저는 하루만에 다 읽었어요. 심각하게 글을 쓴 게 아니고 자신의 어린시절부터 동성애이야기 게다가 양념처럼 등장하는 유명인사들의 동성애, 이런 호기심 많은 글들이 넘쳐 흘러 페이지 그냥 막 넘어가요. 자신의 성정체성때문에 고민하는 부분도 많이 공감가요. 이런 작가들이 아니였다면 게이에 대한 어떤 편견(난잡한 성관계)이 그대로 남아있었을 거에요^^

2010-05-29 0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3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1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3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