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만두 2009-11-02  

일큐팔사 이제야 끝낸거예요? 오래 잘도 끄셨군요. ^^ 난 덴고가 더 끌렸어요. 후카에리는 너무 작위적인 인물인데다 그 억양이 내 귀에 울리지 않았고, 아오마메는 너무 극단적이라, 그 섬찟할 정도의 솔직함, (을 볼 줄 알고 쓸 줄 아는 작가는 더더욱) 이 겁이 났더랬어요. 덴고는 그 우유부단함, 습관적인 자괴심, 기타등등이기 (맥주 취향까지 더해서) 남자이지만 내 분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재미있게도 남편은 (동일시 까지는 아니지만) 책 후반부로 갈 수록 아오마메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대요. 흠, 그 거인 우두머리의 처리후, 덴고의 좀 주체성 없는 방황이랄까, 아니면 그 후계자 스러운 상황이 좀 역겨워서 일까요. 흠.  답 없음. 왜 이리 주절 거리는지는 모르겠으나, 난 이 책 전체가 작가-독자-세계라는 커다란 틀을 하루키가 자기 식으로 주물러 놓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서 자꾸 신경쓰고 이렇게 떠드는게 그 작가의 틀 안 에서 (부처님 손 안이다, 뭐 이런식) 폴짝 거리는 게 아닐까 싶어서 존심이 상하기도 하고,....결국, 답 없음. 이라는....- -;;

 
 
기억의집 2009-11-03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자연과학책 읽기 시작하고 부터는 사실 예전만큼 소설이 딱히 끌리지 않아요. 읽긴 읽은데 자연과학책에 지루할 쯤에 소설 읽기 시작하거든요. 그냥 읽어요. 재밌다, 잼없다를 떠나서 뭔가를 읽어야 할 거 같아서..근데 하루키의 일큐팔사는 오랜만에 심장 두두근거리며 읽었어요.
읽으면서 얼마나 가슴이 터질 거 같았는지 몰라요.사건 속도가 빠른 것도 아닌데도..이상하게 두 주인공에게 끌리더라구요.

하루키의 매력이 그게 아닐까 싶어요. 독자의 감정을 맘대로 주무를 수 있는 거 같은...하루키의 캐릭터의 행동이나 심리가 독자에게 홀릭하는 부분이 많은 거 같아요. 분명 사회 집단속으로 적극적으로 들어가기 보다는 테두리를 빙빙 도는 외로운 존재이긴 하지만, 그 관망적인 자세가 괜시리 끌려요.초인적인 느낌이 들잖아요.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