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를 리뷰해주세요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나눈 3일간 심층 대화
오연호 지음 / 오마이뉴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나는 노무현, 그를 잘 알지 못한다. 변호사 노무현, 정치인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이장 노무현 그 어떤 호칭을 앞에 붙여도 노무현에 대해 제대로 아는 바가 없다. 그렇다고 내가 조중동표 노까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느냐하면 그렇지도 못한다. 지난 10년간 애 키우면서 정치와는 담을 쌓았고 신문은 아예 읽지도 않았다. 게다가 주섬주섬 들려오는 조중동표 노까에 대해 거의 혐오감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그들 매체에 대해 그렇게 신뢰하지 않았다. 그들이 하다 못해 대통령의 말본새에 물고 들어질 때도 난 노무현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말투가 좋았다. 한 눈에 이것저것 머리 굴리며 조심스럽게 말을 뱉어 내는 사람보다는 경박해 보일지 몰라도 강직한 그를 보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임기말기 툭 터져나온 변양균 스캔들을 지켜 봤을 때, 저 양반이 검찰권력과 야합하지 않았구나, 비굴하지 않았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믿음이 갔다(두 명의 대통령 시절, 검찰이 사건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장자연 사건과 변양균 사건을 비교해봐라. 그러고도 검찰 니네들이 권력유착형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냐. 이 떡검아!).

지난 10년간 애 키우며 독서라곤 그림책이 主였던 내가 요 3,4년간 동안 다시  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우리 출판계에 아쉬운 것이 있다면 바로 그것은 기록 문화 또는 자서전이나 평전에 대한 출판물이  인색하다는 것이다. 외국 출판계의 경우 생존시 자기의 자서전은 물론  다른 사람에 의한 인물 탐구 서적(인터뷰 포함해서)이 카테고리에 한 부문을 괘 비중있게 차지하는 데 비해, 우리 출판계는 가뭄에 콩 나듯이 인물탐구가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끽해야 대중의 인기에 영합해 상업적으로 급조해낸 황우석이나 김연아같은......그렇게 우리나라에 집중적으로 조명할 만한 인물들이 없었나 싶을 정도다. 솔직히 말도 안 되지 않는가! 우리나라가 얼마나 많은 격변의 시대를 살았고 살고 있는데.....  

그런 인물탐구에 척박한 땅에서 노무현 전대통령의 인터뷰집이 나왔다. 그것도 한 사람의 일생을 전부 다 조명한 것이 아니고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그가 말하고 싶었던 것을, 해명하고 싶었던 것을 오마이뉴스 오연호기자(난 언제나 그를 오마이뉴스 대표로 만날 수 있으려나. 그는 작심한 듯 대표 타이틀 떼고 영원한 말단 기자 타이틀로 남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와의 삼일동안의 인터뷰 기록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마지막 생을 비극적으로 자살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는  미래의 정치역사가들에 의해 언젠가는 위대한 정치인으로 조명되고 기록으로 남겨질 것이다라고 확신한다. 그가 무슨 일을 했다고 우리 정치사에 위대한 인물로 남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묻는다면, 블로그를 기웃거리다 읽은 영남 밀양이 고향인 60대의 노빠 할머니의 말로 대신 하고 싶다.  "가진게 없는 사람도 잘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만으로도 노무현은 지가 할 거 다 한 것" 이라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터뷰의 첫 화두는 시민 각성과 시민 권력이다. 노무현이 실현하고자 했던 권력은 언론이나 경제 권력이 아닌 시민에서 우러나오는 시민 권력이었다. 그는 대통령이라는 최고의 정치권력이 최고의 정점도 만능도 아니다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실천하고 있었다. 대통령 시절의 그가 권력 기관을 대하는 것을 보면 이 점은 충분히 인지할 수 있고 모든 매체에서의 정치인의 희화화는 정치 권력의 권위를 내세우기 보다는 권력이 낮은 곳으로 임할 수 있음을 충분히 보여 준 예이다. 

하지만 그것때문에 그는 희화화 되었고 바보취급 받았다. 연일 조중동이 그의 말꼬리를 잡으며 준비 안된 대통령이라고 떠 벌렸고 사람들도 덩달아 그를 바보 취급하였다. 특히나 그의 재임말기 시절 그의 수행지지도는 15% 안팍이었다. 그리고 그도 인터뷰 도중 노무현대통령 안된 대통령이라고 여러번 강조한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그는 왜 대통령 출마를 결심한 것일까?  

결정적인 것은 이인제씨 때문이죠. 이인제씨가 2002년 대선 전에 우리 민주당으로 들어오지 않았습니까?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됙 위해서였죠. 내가 그 때부터 '이거 큰일났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땐 나는 이회창씨 쪽은 관심이 없었고, 오로지 내 상대는 이인제씨였어요." ....... "경선 불복 했던 사람이 이번에는 우리 당으로 와서 여기서 또 후보하겠다고 하는데...그 설명할 수 없는, 이치에 닿지 않는 현상, 그리고 그 현상에 영합나는 많은 사람들의 모임과 세력을 보면서 이게 뭐냐, 이게 정치냐, 이대로 가도 되냐고 분노했지요." 

그의 성격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야합보다는 불의를 못 참아내는 성격, 기면 기지 휘어지고 싶어하지 않는 꼿꼿한 성격은 그의 정치매력이었지만 퇴임 후 그의 정치 보복을 낳게 된 원인이기고 하였다. 물론 노빠들은 그의 이러한 성격에 매료돼, 그를 한평생 지지하고 응원을 보내는 것이지만.  

그가 끝까지 모든 것과 타협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국정 운영이나 정책에서 그는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그를 지지하던 많은 사람들의 일탈을 가져온 이라크 파병과 미국과의 fta가 그 예인데, 이 책을 읽어보면, 그가 완전히 굴복된 상태에서 이라크 파병이나 미국과의 fta 정책을 편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정책 사이에서 어떤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거대한 조직 사회에서 대통령의 가치대로 움직여 줄 수 없는 것들이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먼저 이끌고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고 가자는 측면에서 정책들을 입안하고 협상했던 것이다. 현재 이대통령의 국익에 상관없이 끌려가는 정책이 아니란 말이다. 일본 fta의 예를 들면, 일본 fta는 조건이 너무 안 맞아 그만 두었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지금 일본측에서 이명박재임시절에 fta를 다 체결하겠다는 보도가 나오니, 노대통령의 정책 수행과 이대통령의 정책 수행이 어느 것이 더 국익을 위하는 것인지 누가 더 유능한 사람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노대통령이 재임기간동안 그리고 퇴임후 이장 노무현으로 산, 짦은 기간동안 자신이 무엇을 했고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가 왜 링컨을 선망하는지, 정치적 좌절은 있을 수 있어도 깨어 있는 시민사회의 희망을 져버리지 않았던 그의 정치적 행로가 어느 정도 감이 잡히는 책이다. 우리 정치사에 이런 인물이 다시 나올 수 있을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그의 재임 기간 동안 모든 권력을 낮은 데로 놓았던, 그의 업적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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