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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위의 작업실
김갑수 지음, 김상민 그림, 김선규 사진 / 푸른숲 / 200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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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이끌려 이 책 읽어보고 싶었다. 지구 위의 작업실이라니..자기만의 공간을 가지고 있다니, 정말이지 멋지지 않은가! 지난 10년간 내 공간은 아이들과 함께 지지고 볶고 사는, 들리는 소리라고는 아이들 싸움 소리와 내 고함소리뿐이라 그가 줄라이홀이 탄생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줄 때, 그의 동굴 줄라이 홀은 나에게 탄성과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그의 작업실에 얽힌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나의 감상은 솔직히 그저 그랬다. 오히려  안 읽은 것만 못했다. 난 문학적인 내공도, 커피에 대한 지식도, 클래식에 대한 깊이도 없는 아줌마라서 그런지 너무나 자질구레한 이야기만 쓴 그의 이 책에 공감하기가 참 힘들었다. 특히나,  클래식에 대한 글은 차라리 리뷰어 재혁님이나 드팀전같은 분의 글을 읽은 게 더 낫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부인의 줄라이홀에 대한 묵뚝뚝한 반응이나, 광화문시절 하재봉이 젊은 여자애를  한밤중에 데리고 왔던 이야기(이 대목에서 완전 깼다. 그리고 이 책을 끝까지 읽을까말까로 한참 고민 좀 했었다. 하재봉이라면 자칭 문화평론가랍시고 방송에 나와 한참 입만 나불거렸던 전직 시인, 한 15년 쯤 일게다. 책 좋아하는 친구와 하재봉이 이야기하다 하재봉이 실컷 바람 피우기 위해 아내와 딸을 영국유학 보냈다더라, 고 수다를 떤 적이 있는데, 그 때 소문이나 이 책에서 소개된 하재봉은 어쩜 그리 변한 게 없냐!)나 에니어그램에서 규정하는 인간유형에 대해 떠벌이는 그의 글은 안스럽다 못해 지면 낭비이자 그 글을 읽고 있는 나의 시간을 도둑질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끝까지 좋게 볼래야 좋게 볼 수 없었던, 실제 내가 김갑수의 마누라였다면, 그의 동굴 줄라이홀을 다이너마이트로 폭파시켜 버리고 싶었다. 

뭘 기대했는지 나조차 모르겠다.  몇 년전부터 난 황인용씨가 음반이나 오디오에 얽힌 에세이를 한번 써 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예전에 황인용씨가 진행하던 영팝스를 들었던 세대이고 그가 팝뿐만 아니라 클래식에 상당한 내공자이며 심지어 월간 오디오라는 잡지를 낼 정도로 오디오에 미쳤던 적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그의 음악에 대한 에세이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고 평소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던 난 김갑수의 음반과 오디오에 대한 썰은 아직 나오지 않은 황인용씨의 에세이에 대한 대리만족으로 읽힐 것으로 생각했었던 것이다. 기대의 반은 실망이었다. 아무리 읽어도 겉멋만 들은 문장만 머리속에 맴돌뿐이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아줌마의 주관적인 평이다. 아마 그의 이런 글을 좋아하고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르게 읽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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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으로 2009-07-20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별이 한 개! 별이 책을 선택하는 평가기준의 전부일 수는 없지만 상당한 영향을 미치긴 할 거예요.../책을 읽으면서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만큼 수준 낮은 책을 최근엔 접하지 않았지만 아주 가끔씩 이런 책 만나면 화나죠~ 근데 한 편으론 어떤 책이길래 하는 생각이 들어 검색을 하기도 합니다^^ ㅎㅎ이 책 상세보기 하러 갑니다요, 쓩~

기억의집 2009-07-20 13:29   좋아요 0 | URL
희망님, 주말 잘 보내셨어요! 저도 그럭저럭...지금 애들 다 놀이터로 내쫓았어요^^ 별점이 구입에 영향을 약간은 미치겠지요. 하지만 다른 분들의 리뷰도 함께 읽기 때문에 큰 영향을 없을 거예요. 다른 분들은 칭찬하셨던데..전 그저그랬어요. 매체에 얼굴보이는 사람에 대한 비신뢰도 한 몫한 거 같아요^^ 희망님, 낼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