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희망이다>를 리뷰해주세요
거꾸로, 희망이다 - 혼돈의 시대, 한국의 지성 12인에게 길을 묻다
김수행 외 지음 / 시사IN북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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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사인이 지난 연초에 주최한, 현 정부의 획일화된 가치관과는 다른,  각양각색의 12명의 지성인들을 인터뷰하고 강연한 것을 녹취해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김종철/이문재, 정혜신/김어준, 김수행/정태인, 조한혜정/우석훈, 박원순/하승찬, 서중석/정해구. 전혀 서로 다른 스타일의 6인의 강의는 강연 특유의 유머스러움과 진지함이 함께 공존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김어준과 정혜신 선생의 인터뷰와 강연이 인상적이었다. 그 누구보다도 이 책은 지금 집값이 더 오를까 싶어 1~2억씩 대출 받아 집 살까말까 망설이시는 분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뒤쳐지는 것이 두려워 학원으로 뺑뺑이 돌릴까 말까 고민하시는 학부모님들, 나의 생각이 타인의 생각과 사고가 다를 수 있다는 것에 불안한 분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이나 조언이 될 수 있는 책일지도 모르겠다. 

사회가 점점 기득권 위주의 비뚤어진 욕망으로 가득 채워 지면서, 비정상적인 기능이 정상기능인 것처럼 돌아가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현재의 기득권층을 더 공고하게 다지기 위하여 애를 쓰고 우리같은 일반인들은 그 기득권층을 따라잡기 위하여 너나 할 거 없이 경쟁의 우리 속에서 발버둥 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한 와중에 그 대열에 합류하지 않으면, 덜 떨어진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는, 다양한 의견이 무시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아이들의 사교육만 해도 그렇다. 지금 영어 하나를 배우기 위해서 사교육비에 수십조의 돈을 뿌려 대고 있는데, 그러한 지금의 사태가 정상적인 것일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나라같이 이중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에서 굳이 영어에 수십조의 돈을 뿌려대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몰입교육이니 2008년부터 초등 1학년부터 영어교육도입이니 해서 정부가 오히려 사교육 열풍을 더욱더 조장하고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저는 우리 아이들 대학 보내지 말기 운동을 제안하고 싶어요. 사실 나중에 꼭 학자나 특별한 전문가가 되겠다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제부터는 대학 갈 필요 없습니다. 지금 대학 나오면 뭐 합니까. 취직도 안 되는데, 현실적으로 그럲잖아요. 대부분 비정규직이고, 운이 좋아 정규직이 된다 해도 사십대에 정년이에요. 취직하자마자 정년이에요. 게다가 대기업에 들어가면 그날부터 노예생활입니다.  (50p)  

저는 상담을 오래하면서, 공부 잘하고 명문대 나와 유학 갔다오고 굉장히 좋은 직장을 들어갔는데, 들어가서 일을 해보니 이것이 아니었다는 식으 피드백,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무척 많이 많았어요(102p)
 
이렇듯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은 중요하다. 학창 시절에 공부는 중요하지만 공부가 전부 일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사교육비같은 허튼데 돈을 뿌리지 않을 확신이 설 수 있는 것이다. 난 자식 교육에 무신경한 사람이라서 이 책을 읽어보기 전에는, 나만 비정상적인, 이상한 사람인 알고 살았다.(물론 그것을 드러내놓고 산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시험 점수 5,60점 받아와도 사실 신경쓰지 않는다.  전교에서 1등, 반에서 1등 하는 거 원하지 않는다. 그럴 수도 있지 뭐, 공부가 뭐 그리 대순가! 세상 모든 사람들의 모든 인생이 1등 인생으로 살아간다는 거 자체가 비극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공부면에서 아이에게 그리 큰 욕심 내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그림책 열심히 읽어주는 것도 내가 좋아해서 읽어주고 사 들이는 것이지 아이들 교육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라는 숨은 의도는 없다. 풋, 그렇다면 아침 방송에 나와 떠드는 오영실 아나처럼 인생을 다 터득한 것이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그런가? 그렇다기 보다는, 애아빠의 인생을 보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네비처럼은 아니어도 한 장짜리 로드맵처럼 어느 정도 휜히 보여서 그렇게 닥달하지 않는 것 뿐이다.   
 
흔히 말해서 애아빠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을 다니는 다니는 사람이다. 자기딴에는 회사에서 중요한 위치의 사람이라고 나한테 누누히 강조하지만, 내 눈에는 얼마 있으면 정년 퇴직해야하는 기업체의 한 부품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몇 년 후에는 애아빠 없이도 그 부서는 다른 사람에 의해 운영되고 유지 될 것이다. 물론 후임도 마찬가지고 다음 후임도 마찬가지의 싸이클로 자신의 자리를 물려줄 것이다.  애아빠는 중요 부품도 아닌 단지 일회용 부품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런 삶을 지향하기 위하여 피 튀기며 경쟁에 자신의 몸을 내 던지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소비 사회라고 해도 불과 15년 전만해도 사회나 기업에서 사람을 일회용 부품정도로 인식하지 않았던 일이 지금 버젓히 일어나고 있고 아마도 그러한 사람은 기껏해야 부품일 뿐이야라는 인식은 가속패달을 밟은 듯 확산될 것 이다. 너무나 회의적인 시선?   
 
이 책은 소통 부재의 시대에 비인간적이고 비정한 사회에 어떤 뚜렷한 대안을 제시해주지는 못했다.  농촌으로 돌아가,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대안이면 대안인데, 과연그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물론 난 주변에 농사 짓고 있는 분들이 많아서 지금 현재의 농촌의 부가가치를 알고 있고 강연자들의 왜 그렇게 귀농에 대해 강조를 하는지 알 것 같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 대안에 적잖이 의문을 품고 있을 것이고 도시생활만 한 젊은이들에게 큰 공감을 일으키기 보다는 비 현실적이라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 강연자들을 통해 지금 돌아가는 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와 삶을 넉넉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무엇보다도 공감했고 현세태에 맞서 절망 아닌 희망과 긍정으로 현실을 바라 볼 수 있었다는 것은 아직도 우리 사회가 끝까지 내려 간 것은 아니라는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그리고 6명의 강연자와 6명의 인터뷰어들은 어떤 뚜렷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비젼은 획일화되고 정형화된 것이 아닌 스펙트럼처럼 여러 빛깔이 난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어 주고 있었다.  
 
세상이, 특히나 현대사회가 어떤 보이지 않는 동력에 의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메카니컬한 사회라면, 그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들인들의 삶은 그 메카니즘을 유지하기 위해 움직이는 부품인생에 지나지 않는다. 어찌 보면 현대 사회는 갈수록 다양한 다문화라는 가면으로 위장한 채 획일화되고 잘 통제된 사회로 치닫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막장 사회!). 진정 다양성과 다문화 사회가 존중되고 인정되는 사회라면, 투기로 한 몫 잡겠다고 집값이 널뛰듯 하지 않을 것이며, 아이들을 학원에 몇 시간씩 잡아두는 사교육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점점 多라는 의미를 잃어가는 세상, 그리고 다라는 의미를 잃어버리면서 우리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거대한 메카니즘 사회의 몸집 부풀기에 한 몫 거드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차라리 이래나 저래나 부품 인생으로 사는 것이라면, 여기저기 끼어도 맞추어지지 않는 독립부품으로 살고 싶다는 확신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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