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 메이브 빈치의 편안한 서사를 좋아해 출간 소식이 알려지면 즉각 구매해 그녀의 작품을 읽는다. 메이브 빈치의 우연이 겹치고 겹쳐 등장인물들마다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에 반감을 품을 수 있겠지만, 나이가 드니 이런 이야기 읽기가 휠씬 수월해지고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없다 상상속 이야기라도 불행한 설정이나 퍽퍽한 인생을 읽는 것보다 맘이 편하다.

문득 메이브 빈치의 소설을 읽으면서 젊었을 때는 뽀족하고 삐닥해인지 폴 오스터같은 작가의 우연이 남발하는 이야기가 그렇게 싫더니, 아마 폴 오스터의 소설들을 지금 다시 읽으면 그의 작품에 다가가기 쉽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딱히 어렵고 복잡하지 않는 중편정도의 글이라 앉은 자리에서 몇시간 투자하면 금방 읽는다. 내 나이 또래의 자식을 대하는 방법을 말하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아마 50대라면 정말 공감이 많이 가는 작품일 것 같은데, 만약 나라면 자식의 경제적 독립을 어떤 식으로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었고 작가의 제안대로 성인이 된 자식을 무조건 껴 안을 의무는 없다는 메세지를 던지는 것 같아 읽고 나서 생각이 많아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나 또한 등장인물의 디처럼 자식이 내 품을 떠날 때까지는 의식주는 내 품에서 한껏 해주자는, 과연 이러한 나의 생각이 옳은 것일까? 그리고 언제까지 성인이 된 자식들의 뒷치닥거리를 당연하다는 듯이 해줘야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뭔가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은 깨달음을 준 짧지만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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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10-05 1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메이브 빈치 저는 처음 들어봅니다.
좋아보여요. ^^
폴 오스터 저렇게 새로 나오니 혹하기 쉽네요. 😡 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기억 님.

기억의집 2022-10-05 10:22   좋아요 2 | URL
메이브 빈치 많이 노출되서 프님도 다른 작품 보시면 금방 아실거예요. 작품이 가볍고 따스해서 읽기 편해요. 폴 오스터, 젊었을 때는 우연의 우연을 거듭한 이야기라 너무 쉽게 쓰는 거 아냐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나이에 다시 읽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프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