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타 코스가 태어나자마자 그녀의 어머니는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기 시작했다  그녀의 어머니를 덥친 류머티스관절염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었으며 아니타 코스가 13살이 되던 해 그녀의 곁을 떠났다. 그녀의 어머니가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세상을 떠난 후, 그녀는 한동안방황 했지만 결국 자신의 어머니의 생명을 앗아 간 자가면역질환인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에 자신의 인생을 걸기 시작했다,


그녀는 의대에 진학했으며 영국 리버풀 병원에서 인턴으로 류머티스 관절염을 연구하던 2000년대초중반만 해도 이 질환에 탁월한 치료법이나 약은 없었다. 그녀는 류머티스 관련된 전문의나 회의에 빠짐없이 참여하면서 연구에 몰두한다. 


면역계는 다양한 기능을 하는 다양한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세포들은 골수에서 만들어지고 적혈구나 백혈구도 골수에서 만들어지는데, 면역계 세포인 백혈구는 끊임없이 골수에서 교체된다. 면역계는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상비군인데, 이 상비군은 외부로부터 공격(예를 들어 세균이나 바이러스)을 받으면 빛의 속도로 반응하며 싸운다. 상비군만으로 침입자를 물리치지 못하면, T-세포와 B-세포가 반응한다. 이 세포들은 최정예 군인이지만, 명령이 제대로 하달돼야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렇게 전달하는 전령을 우리는 시토카인 혹은 신호전달분이라고 부른다.


시토카인과 호르몬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원동력으로 우리가 아플 때 중요하다. 자가면역 연구자들은 유형이 다른 수백가지 시토카인이 몸속에서 다양한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아냈으며 류머티즘에서는 TNF라는 시토카인이 중요한  전령이며 염증 반응에 중요한 역활을 하는데, 싸우는 과정에서 뭔가 잘못된 TNF전령은 면역상태를 광란 상태로 몰아가는 홀리건이 되어 염증이 필요 없는 곳에 염증을 일으키면서 류머티즘은 더욱 더 악화된다.  


우리 몸의 면역계는 자가면역이란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조절 메카니즘이 있는데, 이게 오류가 나면 면역계의 전령인 시토카인이 면역 세포들에게 수 많은 메세지들을 보내며 면역세포들은 연골과 뼈를 난도질한다. 시토카인이라는 전령이 자폭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B-세포는 항체를 만들고 적을 찾으면 꽉 물고 놓지 않는다. 류머티즘 관절염에서는 특정 항체들이 자신의 몸을 공격한다. 우리는 이런 항체를 자가항체라고 부른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우리 몸에 존재하며 공격할 기회를 노린다. 


외부적인 요인등으로 자가면역질환으로 발전되는 경우는 많은데, 단핵구증의 원인 바이러스는 다발경화증, 루푸스, 쇠그렌증후군같은 질환의 요인으로 의심되며, 선열바이러스(EVB)는 우리 몸 속에 휴면 상태로 있지만, 문제를 일으킬 경우 다발경화증으로 나타난다.  


아니타 코스는 이런 여러 외부요인들보다 LH와 FSH라는 두개의 호르몬에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그 관심은 그녀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게 된다. 그녀는 자가면역질환자들에게 LH와 FSH 호르몬을 줄이고 GnRH 억제제를 투여함으로써 염증을 줄이는 방식을 시도해 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아니타 코스의 연구 방법은 마치 미스터리 소설에서 범인을 찾으려고 애쓰는 수사관 같었다.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외부 요인들이나 시토카인이나 호르몬등을 살핀 후, 염증을 일으키는 요소를 찾아내는 과정이 그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전체적을 생각한 후, 관련 없는 것들은 배제하는 과정이 마치 수사관이 범인을 잡는 듯한 과정이었다. 아마 연구자들 대부분이 이러한 과정을 밟겠지만, 이러한 과정이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듯 했다. 


아니카 코스가 치료하는 환자들은 지난 수십년간 자가면역질환으로 고통받고 수 많은 치료에도 불구하고 반짝 효과만 있을 뿐, 다시 엄습하는 고통 속에서 마지막 희망으로  의사가 권하는 GnRH 억제제를 투여한 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서 친구들과 어울려 여행도 다니고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되었다. 여러 임상 실험 후, GnRH 억제제약의 생산을 위해 그녀는 여러 제약회사와 접촉하고 결국 일본 제약회사인 아스텔라스와 계약을 체결하였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류머니스 관절염을 고통받는 모습을 보면서 자란, 그 동기가 결국에는 류머티스 관절염 혹은 자가면역질환에 효과가 있는 약을 만들게 된 과정을 읽으면서, 그녀가 누군가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어하는 간절함이 느껴졌다. 그녀에게 GnRH 억제제는 부를 안겨 주었겠지만 그녀가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어하는 간절함이 없었다면 이렇게 빠른 기간안에 해결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의 열정과 노력에 우리는 자가면역질환의 고통에서 해방되었다. 


현재 아니타 코스는 영국이 아닌 노르웨이 남자와 결혼해 노르웨이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다만 책에는 약의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으며, 현재 류머티스 관절염이나 자가면역질환에 이 약이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는 게 아쉽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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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으로 2022-09-16 0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안타깝기도 하고 아니타 코스의 의지력이 대단하네요.
자가면역질환이 워낙에 광범위하죠. 자가면역의 대표적 질환인 류머티스가 고통이 말도 못한다더라구요.
그 고통에서 해방되었다는 얘기는 반갑지만 실상은 아닌것 같아요. 상용화되어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에 적용되고있다면 좋으련만 환자들이 아직도 통증에서 자유롭지 않더라구요. 물론 증상별로 적용이 다르고 효과도 달라서일 수도 있겠지만요.
줄기세포 연구가 캐나다를 비롯한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엄청나게 연구중이란 이야기를 오래전에 듣기는 했어요. 그래서 자가면역환자들이 기대를 많이하고 있다고도요. 저도 그중에 한사람이구요~^^

기억의집 2022-09-16 00:53   좋아요 1 | URL
저도 그게 궁금했어요. 이 책 읽어보면 환자들이 류머티즘에 효과가 있었어요. 일상 생활이 가능할 정도니깐요. 그런데 주변에 보면 류머티스의 탁월한 치료제가 있어 보이지 않거든요. 게다가 책에도 지금 진행이 어떤지 안 나와 있어서 아쉬웠어요. 더 연구를 진행해서 상용화 할 건지.. 이 책 읽으면서 서양 여자 대부분이 애낳고류머티스 고생한다는데.. 우리는 산모때 한달간 따스하게 하고 일도 못 하게 하잖아요. 그게 류머티스를 덜 걸리게 하는 게 아닐까!! 언뚱한 상상도 해 봤어요 ㅎㅎ. 이 약 상용화 되었으면 좋겠어요. 류머티스 걸리면 일상 생활이 힘들죠. 이 책은 작가가 대필인 것 같은데 설명을 너무 잘해 놨어요… 그리고 GnRH 도 우리 나라는 성호르몬 발달을 저지하는 역활로만 네이버에 나왔더군요. 억제제가 지금 어떤지 궁금은 해요~ 희망님을 위해서라도 꼭 나와야 하는데..

mini74 2022-09-16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대지망생들 자소서에 단골로 쓰는 내용이 가족 중 누군가의 병으로 ~~ 등등인데 ㅠㅠ아니타 코스는 진짜에 가기다 성과까지. 멋진 분이네요.

기억의집 2022-09-16 01:00   좋아요 1 | URL
갑자기 미니님 글 읽으니 아주 아주아주 오래전에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 읽은 건데요:.미국의 의과 대학 시험때 한 학생이 에세이를 썼는데 자기형이 불치병으로 죽는 과정에서 이 학생이 형을 돌보면서 쓴 에세이가 의학적으로 너무 잘 써서 성적이 모자르긴 했지만 합격 시켜 주었다는 글이 생각 나네요 ㅎㅎ 아니타 코스가 어릴 때부터 공부를 워낙 잘 했고 엄마 돌아가신 후 방황해서 성적이 나락이었다가 정신 차리고 다시 공부해 의대 간 거였어요. 워낙 똑똑한 여자!!! 근데 저는 이 책 읽으면서 인도인들은 가족애가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버지와는 절연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녀의 성공이 고무적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