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제션 - 그녀의 립스틱
사라 플래너리 머피 지음, 이지연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실제로 있을 법한 직업이라고 생각되긴 하지만, 현재 이런 서비스를 하는 회사가 실제하는지는 지는 알 수 없다. 외국의 점술가나 우리나라의 무속인이 현대화한 모습이라고 해야 할까? 현재 그 들은 주로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주로 보여주는 일을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그 들이 하는 업무 중 일부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인 유리디시는 육신을 빌려주고 죽은자의 혼을 받아들여 그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해주는 특이한 일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굿이라는 거창한 판을 벌려서 하곤 했던 빙의라고 하는 점술인의 행위를 현대화된 시설에서 간단한 알약 하나로 하게 된다.

주인공의 일터는 '엘리시움 소사이어티'로 주위에 죽은 이의 얘기를 듣고자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얘기를 들으러 온 고객과의 스킨쉽은 금지되어 있고, 자살한 사람에 대해서는 위험하다는 이유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그녀의 립스틱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패트릭 브래독이라는 아내를 잃은 남자가 죽은 아내와의 대화를 위해 주인공을 잧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유리디시는 엘리시움 소사이어티 내에서는 에디라고 불리우며, 그들이 채널링 작업이라고 부르는 빙의는 로터스라는 약을 먹고 죽은 자의 영혼을 통해 대화를 하는 일이다. 바디라고 부르는 빙의 대상들은 그 대화를 기억하지 못한다. 유리디시는 고객인 패트릭에 다른 이에게서 느낄 수 없었던 다른 감정을 갖게 되고 호수에서 익사한 그의 아내 실비아에 대해 더 알아갈수록 실비아의 사인에 대한 의혹만 깊어지고, 희망이로 불리는 20대 초반으로 예상되는 한 신원미상 여성의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사망자와 관계있는 이에게만 제공할 수 있다는 채널링의 규칙을 바디중 하나가 깨고 희망이와 접촉하여 수사의 단서를 제공하며 책은 두개의 사건을 차근 차근 풀어간다. 

 

책의 배경이 죽은이들을 다시 불러내는 곳이다 보니, 죽은 자들과 만나고 싶어하는 다양한 이들의 사연을 만나게 된다. 그 사연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그들을 그리워하는 살아남은 자의 감정도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죽은이들은 본인의 의지와 다르게 다시 불려진다면, 그건 살아남은 이들의 또 다른 이기심이 아닐까 싶다. 바디로 불리는 빙의되어 몸을 빌려주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일종의 감정노동자로 느껴져 애처로움을 느꼈다. 여성 작가의 첫 글이라 큰 사건 사고없이 잔잔히 진행되지만 섬세하고 꼼꼼한 구조 탓에 차분히 잘 읽혔고, 다음엔 어떤 소재로 얘기를 풀어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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