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와 강적들 - 나도 너만큼 알아
톰 니콜스 지음, 정혜윤 옮김 / 오르마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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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선 부제로 달아둔 '나도 너만큼 알아' 라는 문장이 먼저 눈에 띄었다. 나름 전문가라는 직업을 갖고 살면서 요즘 가끔 듣게되는 말이라 그 문장이 더 마음에 와 닿았던듯 하다. 이 책은 '전문 지식의 죽음'에 대해 다루고 있다. 난 컨설팅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고 있는데 여러 고객들을 응대하다 보면 이 분야에 대해 약간의 지식을 갖고 계시는 분들보다 아예 백지상태의 고객들이 훨씬 업무가 원할하게 진행되는것을 느낀다. 아무것도 모르시는 분들은 모든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지만 어느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본인이 기존에 갖고 있는 내용과 약간이라도 다른 얘기를 하면 바로 반발하여 이해시키는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도 내가 가끔 걸리는 병의 치료를 위해 회사 근처의 병원을 처음 방문했을 때 자주가던 병원의 의사가 얘기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진단하는 것을 듣고 그 의사의 처방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적이 있었다. 내가 가진 병에 대해선 기존에 다니던 병원에서 들었던 얘기가 있었기에 내가 더 해박하다는 선입견이 만들어낸 탓이었다. 다행이도 새로 찾은 병원의 처방이 더 잘 들어서 신뢰도는 다시 회복되었고 속으로 내 자만에 대해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만약 새로운 처방이 잘 듣지 않았다면 내 아집이 더 확고해졌을 것이며 향후에는 처음보는 의사들의 의견은 우선 불신하고 보는 행태가 반복되지 않았을까 싶다

Sns의 발전 및 확산으로 인해 다양한 지식들이 손쉽게 공유되고, 똑똑해진 검색엔진의 발달로 원하는 정보의 원활한 수집이 가능해졌다. 그래서, 언젠가 부터 Know-how 보다 Know-where가 더 중요한 지식으로 변하고 있고 검색 잘하는 사람이 똑똑하고 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게 되는 듯 하다. 그렇지만, 많은 양의 정보를 모으는게 쉬워지긴 했지만 다량의 정보가 모이는 만큼 진짜 중요하고 유용한 정보를 골라내는건 그만큼 더 어려워졌다.  '카더라~'통신과 같이 근거는 잘 모르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방법이 좋다던데 라는 불확실하고 무분별한 정보가 거름망도 없이 흘러다니기도 하고, 제품 후기등도 가끔은 사용설명서에 있는 내용임에도 글쓴이의 부주의로 제품의 단점으로 기재되기도 한다.  정보의 신속성이라는 경쟁심리탓에 누구보다 빨리 글을 올려야한다는 강박증이 만들어낸 결과로 볼 수 있다.

저자는 대학교육의 문제점 등 여러가지 상황을 들어 예전에 비해 낮아지고 있는 전문가의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 아마도 최근 개발이 활발한 전문분야에 대한 인공지능이 더 발달한다면 전문가의 설자리는 더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물론 전문가라고 항상 옳지않을 수도 있다 그도 사람일테고 그가 경험해보지 않은 사례들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렇지만 그런경우에도 전문가라면 일반인에 비해 유사사레를 많이 겪어봤을 것이기에 비전문가보다는 해결책을 찾을 확율이 더 높을 것이다. 전문가로서의 체면을 구기지 않고 검색엔진이나 인공지능에 밀리지 않으려면 변화에 대해 응대하며 본질에 더 충실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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