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불륜 사유서 - 뉴욕에서 도쿄까지 세계인의 불륜 고백
파멜라 드러커멘 지음, 공효영 옮김 / 담담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책의 첫인상은 제목에 씌여진 '불륜' 이라는 단어 때문에 불손하다거나 도발적으로 보이기도 했지만, 실제로 책속에 씌여진 내용은 차분하고 담담하게 이어지며, 다분히 학문적인 냄새도 풍긴다.
저자가 미국,프랑스,러시아,일본,남아공,중국 등 6개국만을 다니며 인터뷰한 자료를 토대로 쓰여진 책인 것을 보면, 지구촌 이나 세계인 이라는 단어를 쓴것이 과장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서두에도 밝혔듯이 '불륜' 이나 '외도'라는 소재는 나라마다 개념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방적이던 아니던간에 정상적인 관계를 뜻하는 용어가 아니기에 기존에 축적된 자료도 거의 없다시피 하고, 정보수집이 수월치 않기에  대륙별로 대표할 만한 나라들 몇몇을 다니며 되도록 여러 사람을 만나 속 깊은 얘기들을 꺼내어 정리한것만 봐도 대단한 작업을 한것이라 평가해 줄수 있을만도 하다.
저자가 여러명을 만났다고는 하지만, 전국민 설문조사를 한게 아니므로, 그녀의 이 조사자료가 그나라의 전체적인 성향을 나타낸다고 말하긴 어렵겠지만, 저자가 최대한 객관화된 자료로 만들려고 노력했으며, 그러지 못했더라도 각 나라마다의 성향의 일부라도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자료라고 생각된다.

책을 보며 먼저 느꼈던건 내가 갖고있던 잘못된 지식의 수정이다. 그동안 많이 봐온 미국의 영화나 드라마 또는 만화, 잡지등을 통해 인식해온 미국은 성에 대해 상당히 개방적이며 관대할 것이라는 선입관은 첫장에서 여지없이 깨졌으며,  내가 미국에 대해 잘못된 선입관을 갖고 있었듯이 저자도 프랑스인들은 불륜에 관대할 것이라는 잘못된 선입관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불륜에 관대한것이 아니라 사고방식의 차이였으며, 그 것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그녀가 취재하고 정리한 인터뷰 자료를 통해 얻은 각 나라마다의 공통점이 있다면 - 물론, 우리나라의 상황도 그리 다르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 여자보다 남자의 외도에 대해 더 관대하다는 것이었다. 동양쪽 나라들은 유교의 사상때문에 그럴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만, 미국,프랑스,러시아와 같은 서양이나 남아공 같은 나라들에서도 그 부분은 비슷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약간 의아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저자는 남자가 경제력을 책임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남녀성비의 불균형에 대해서도 얘기 했다.

이 책에 의하면, 러시아나 중국,남아공등의 나라는 외도에 대해 관대한 편인 나라로 판단된다. 그렇지만 , 배우자의 외도가 확인되면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척 할 수 있겠지만, 마음속으로 충격을 받거나, 상처를 받게 되는건 어느나라를 막론하고 똑같지 않을까 싶다. 
'나폴레옹이 조세핀을 버린 그날, 그는 모든 걸 잃었다.' 는 말도 씌여있었지만, 한순간의 욕망으로 나를 사랑하는 다른 누군가가 상처를 받는다면 얻는것에 비해 잃는것이 너무 많은게 아닌가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고 한가지 불안해 지는것은 최근들어 국내의 드라마가 외국으로 많이 팔리고 있는데 - 저자는 일본에서 '겨울연가'를 봤다고 했다. -  요즘의 국내 드라마에서 주로 나오는 불륜 장면들을 통해 우리나라가 그런일들이 빈번히 발생하는 사회라고 우리나라에 대해 잘 모르는 외국인에게 그릇된 선입관을 심어주지 않을까가 우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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