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톨로지 (스페셜 에디션, 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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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톨로지란 단어는 김정운교수가 만든 신조어이다. '편집학'이라고 해석될 수 있는데, 다양한 편집의 방법론의 집합을 '에디톨로지'로 명명한 것으로 보면 될 듯 하다. 책은 크게 세개의 장으로 나뉘어 첫번째 장에서는 지식과 문화의 편집을 다루며, 뒤의 두개의 장에서는 각각 관점과 장소의 편집, 마음과 심리학의 편집에 대한 부분을 다룬다. 지식과 문화의 편집은 상상이 가지만, 장소나 마음의 편집에서는 어떤 내용들이 나올지 상상조차 되질 않았다.


책의 시작은 아이팟의 광고사진으로 시작하는데, 여성의 누드를 컨셉으로 한 광고라 시작부터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서 얘기되는 보이지 않는 고릴라의 사례는 여러 책에서 인용되었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개념은 언제 생각해봐도 놀랍다. 그 덕에 뇌의 활동이 적절히 조절되는 것 같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는 편협된 선입관이 필요한 것을 볼 수 없게 막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양한 사고의 필요성도 다시 한번 되뇌이게 된다. 최근 창의성이나 창조적 사고의 얘기도 자주 거론되기도 하는데, 창조라는 단어의 기원이 일본이라는 것도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다.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나타난 폭소노미라는 계층구조는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에 적절한 개념인 듯 하다. 김정운 교수는 이 책에서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는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태고지>를 언급한 글에서는 왜 그가 천재로 불리는 지를 명확히 알게 해준다. 책을 읽어갈 수록 저자의 편집론을 이해하게 되고, 저자가 제목에 부제로 달아둔 '창조는 편집이다'는 글귀에 동조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머리에 맴도는 또다른 책이 한권 있었다. 인텔의 CEO를 역임한 고 앤드류 그로브의 1998년 작인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라는 책이었다. '전략적 변곡점'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편집광적인 성향으로 과거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의 생존 근거를 위해 항상 주위를 경계하는 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논리를 설파하는 책이었다. 그 책에서 앤드류 그로브가 언급했던 편집광이 김정운 교수가 얘기하는 에디톨로지와 겹쳐 보였던 건 편집이라는 공통 주제도 있었지만 두가지 다 미래에 살아남는 방법론을 알려주기 때문이었던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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