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코스키가 간다 - 제2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한재호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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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좀 읽다가 잊고 있었는데, 도서관에서 발견해 빌려서 읽었다. 처음에 앞부분은 비가 오면, 보장슈퍼 문을 닫고 정처없이 떠나는 남자, 부코스키에 관한 호기심으로 재미있게 읽었는데 점점 읽다보니 페이지 넘기는 속도가 늦어졌다. 그래도 뭔가 다 읽어야 한다는 책임감 비슷한 걸로 다 읽긴 했는데, 다 읽고나서 그래서 결론이 뭐였지? 생각해보니 모르겠다. 내가 책을 너무 대충 읽은 걸까? (응!! 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준비생으로 몇년째 살고 있는 주인공. 가끔 친구들의 취업 축하 술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결혼 축하 술자리에서 술을 마시지만 여전히 학교 근처에서 살고, 학교 도서관에 가고, 자소서를 고치고, 다시 쓰고, 잡코리아를 기웃거리고 가끔 면접도 보고, 계속 불합격하는 남자다. 하루는 과음 후 다음날 깨보니 자기 자취방에 여자후배가 자고 있다. 그후 그녀는 그와 같이 지내게 된다. 그녀가 하는 일도 그와 그닥 다르지는 않다. 

이렇게 직업이 학생도 직장인도 아닌 '취업준비생'으로 살아가는 그는 비오는 날만 되면, 슈퍼 문을 닫고 어디론가 떠나는 수상한 남자, 부코스키를 미행하는 이야기가 소설의 기본 줄거리다. 부코스키는 정처없이 서울시내를 쏘다닌다. 충정로, 광화문, 범계, 홍대 등등 번화가를 돌면서 밥을 먹고 차를 먹고, 계속, 걷고 암튼 그런다. 딱히 무슨 숨겨진 비밀이 있을까 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초월과 구원의 가능성이 봉쇄된 요지부동의 현실에 섣불리 분노하거나 쉽게 체념하지 않으면서도, 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승인하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전유해내는 능력은 이 작품만의 개성적인 미덕이다.

 
   

 심사평 중에 나오고, 책 뒷표지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사실 이러한 개성적 미덕이 어디에 숨겨있는지, 적어도 나는 잘 모르겠다. 목표가 없는 삶, 지표가 없는 삶, 거리를 그저 배회할 수밖에 없는 젊은이를 비롯한 사람들의 이야기. 뭐 그런 걸 다루는 거 같긴 한데, 몇년째 직장 없이 지내면서 생활비를 걱정하거나 술기운에 하룻밤 같이 보낸 여자랑 쿨하고 담백(?)하게 같이 살고, 우연히 만난 사람들에게 부코스키 얘기를 하고. 이런 설정 자체는 좀 무리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소설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할 필요는 없지만, 이래저래 공감도나 이해도에서 많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최근에 한겨레21에서 '88만원 세대의 사랑'이란 기획기사를 보았는데, 최소한 그 정도의 이해는 하고 있어야하지 않을까 싶은 맘뿐. 재기발랄한 젊은 작가의 탄생이 아주 반갑지만은 않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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