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네코무라 씨 하나
호시 요리코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산 만화책, 사실 집에 아직 읽지도 않고 쟁여둔 책들이 넘쳐나는데, 만화책에 대한 무한한 내 사랑을 막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망설일 틈도 없이 냉큼 '하나, 둘' 두 권 모두 잽싸게 샀다.

주인공 네코무라 씨는 가정부로 일하는 고양이다. 고양이니까, 당연하게도, 사람들의 생활에 대해 모르는 것도 많지만, 청소도 요리도 설거지도 다 잘해내는 만점짜리 가정부다. 나에게도 네코무라 씨 같은 가정부가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몰려들 만큼, 네코무라 씨는 착하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네코무라 씨는 가족들과 같이 밥을 안 먹는 주인집 사춘기 딸의 끼니를 걱정하기도 하고, 취업준비로 바쁜 대학생 아들을 걱정하기도 하고, 까칠하지만 외로워 보이는 주인집 사모님의 기분을 걱정하기도 하고, 이래저래 걱정을 안고 사느라 바쁘다. 사실 사람들은 대부분 다 자신만의 아픈 점이 있기 마련이다. 가족 간에도 서로 공유하지 못하고, 풀지 못한 주인집의 문제들이 네코무라 씨를 중심으로 하나씩 그 문제가 밝혀지고 조금씩 천천히 바뀌기 시작한다. 성형중독에 빠진 사모님은 자신에게 애정 없는 남편 때문에 마음을 닫고 있으며, 연구활동만 하는 어르신도 외도를 하기도 하지만 허한 마음을 안고 살아간다. 숨겨놓은 마음들이 네코무라 씨와 생활하고 대화하면서 그 실체가 하나씩 나타나고, 네코무라 씨는 그 모든 것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려고 한다.

게다가 네코무라 씨는 가정부로 열심히 일해 돈을 모으고, 네코무라 씨가 좋아하는 도련님을 만나러 외국으로 가겠단 꿈도 갖고 있다. 아, 이 만화에도 역시 로맨스가 숨어 있었던 거다. 우리 네코무라 씨는 꿈에도 그리던 도련님을 정말 만날 수 있을지 내가 다 궁금해진다.

마치 연필 하나로 쓱싹쓱싹 후딱 그린 거 같은 그림이 자연스러워 보기에 편하다. 특히 귀여운 고양이 네코무라 씨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워낙에 빨리 읽게 돼서, 다음 편이 얼른 나왔으면 좋겠다. 그런데, 종이가 좀 안 좋은 거 같아서, 별 하나 뺏다. 며칠째 청소를 안 해, 머리카락이 뒹굴고, 꼬질한 우리 집, 냉장고에 먹을 게 아무것도 없는 우리 집, 티비 소리만 시끄러운 우리 집에 네코무라 씨를 일일 가정부로 부르고 싶은 맘, 정말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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