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수컷들의 위대한 사랑
마티 크럼프 지음, 이충호 옮김 / 도솔 / 2007년 9월
절판


하루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식들은 연과 같아. 우리는 그 연이 하늘 위로 떠오르게 하기 위해 평생을 바치지. 우리는 숨이 턱밑에 찰 때까지 그 연을 붙잡고 뛰어. 그래도 연이 땅에 떨어지면 좀더 긴 꼬리를 붙여주지. 이번에는 연이 지붕에 걸려. 나무에 걸리면 그것을 다시 내리고. 찢어진 부분을 붙이고 위로하고 적합하게 조정하고 가르치지. 바람에 실려 떠오르는 것을 바라보면서 언젠가는 높이 날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해주지.
마침내 하늘 높이 떠올라도, 자식에게는 실이 더 필요하고, 실이 한 꾸러미 풀려나갈 때마다 기쁨과 함께 슬픔도 밀려와. 그만큼 연이 점점 멀어져가니까. 그리고 머지않아 이 아름다운 동물이 우리와 연결돼 있는 생명줄을 끊고 자유롭게 홀로 저 멀리 나아갈 거라는 걸 느끼니까."
남편이 말했다.
"음, 정말 아름답군. 다 끝난 거야?"
"응, 왜?"
"방금 당신 연 중 하나가 자동차로 들이받았거든. 또 한 연은 서프보드를 가진 친구 셋과 함께 이곳으로 들이닥칠 테고, 대학에 묶여 있는 세 번째 연은 방학 때 집에 오려면 실이 더 필요하대."-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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