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없는 사람
커트 보니것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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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부모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고 싶은데 게이가 될 배짱이 없다면 예술을 하는 게 좋다. 이건 농담이 아니다. 예술은 생계수단이 아니다. 예술은 삶을 보다 견딜 만하게 만드는 아주 인간적인 방법이다. 잘하건 못하건 예술을 한다는 것은 진짜로 영혼을 성장하게 만드는 길이다. 샤워하면서 노래를 하라. 라디오에 맞춰 춤을 추라. 이야기를 들려주라. 친구에게 시를 써보내라. 아주 한심한 시라도 괜찮다. 예술을 할 땐 최선을 다하라. 엄청난 보상이 돌아올 것이다.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창조하지 않았는가!"

 

커트 보거네트의 저 말에 공감표 백만 개를 날리고 싶다. 정말이지 요즘은 너무나 견디기 힘든 나날들이다. 살기 너무 힘들다, 정말. 너무 힘들다. 누군가가 나보다 더 고되게 살아가는 소녀소년가장 얘기를 꺼내든, 몸이 불편하고 아픈 사람들 얘기를 꺼내든, 지금 이 순간 나에게 내 고통이 제일 크다. 그러니 제발 힘내라는, 더 괴로워하는 사람도 많다는 얘기따위는 꺼내지 말기 바란다.

이런 나날, 앞이 깜깜한 나날. 도대체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 나날. 유일하게 날 즐겁게 하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귓가에서 울리는 그 멜로디를 따라서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있다. 흥얼흥얼 가사를 따라부르다가 그 내용들이 꼭 나를 위로하는 얘기 같아서 덜컥 눈물이 날 것만 같다.

보거네트가 들려주는 짧지만, 깊은, 재밌지만, 슬픈 이야기들. 책이 두께가 얇은데 읽는 데는 꽤 시간이 걸렸다. 진도가 잘 안 나간 건, 내 이해력이 부족한 탓일까, 아님 그가 너무 똑똑한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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