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겨울 에디션)
조유미 지음, 화가율 그림 / 허밍버드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는
나에게 필요한 마음 주문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타인을 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것과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힘들까? 문득 궁금해졌다. 예전에는 나 자신보다 타인을 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게 더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에 못지않게 내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것도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더 어려운 것 같다. 아마도 지금 내 모습이 내가 꿈꾸던 혹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리라. 그래서였을까. 이번에 읽은 책 제목이 내 마음에 쿵 하고 와닿았던 이유가 말이다.

총 4가지 주문으로 이루어져 있던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를 읽는 동안 다시 한 번 책을 통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지 못한 위로와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읽는 내내 어쩜 그리도 내 마음을 꿰뚫고 내게 필요한 말들만 쏙쏙 해주던지. 나조차도 이유를 몰라 답답했던 내 감정들을 어쩜 그리도 속 시원하게 파악해주던지.

이 책을 읽는 동안 공감했던 글귀들 중 가장 내게 위로가 되었던 글귀들을 각 주문마다 하나씩 뽑아 소개하는 것으로 리뷰를 대신할까 한다. 누군가에게 이 글귀들이 큰 힘이 되기를 바라본다.



첫 번째 마음 주문 :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는 나에게
한 가지 확실한 건, 남과 싸우는 것보다 나와 싸우는 게 더 힘들다는 것이다. 나는 나를 이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질 수도 없기 때문이다. 눈앞의 편한 길을 선택하면 나중에 힘들어지고, 지금 당장 힘든 길을 선택하면 지금 이 순간이 힘들다. 이걸 선택해도 힘들고 저걸 선택해도 힘들다. 이보다 더 고약한 눈치 싸움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인생은 늘 괴로움의 연속이었다.

매 순간 나와 싸우다 보니 한 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 그토록 염원하던 하늘은 내 머리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는 것. 내가 하늘 속에 있다고 생각하면 하늘 속에 있는 것이고, 내가 땅 속에 있다고 생각하면 땅 속에 있는 것이었다.
내가 있는 곳은 누가 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하는 것.
결국 중요한 건 내 마음이었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지금껏 머리를 치켜들고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마음을 보아야 했는데 엉뚱한 곳에 눈길을 주고 있었다.

p.20-21


요즘 필사를 하면서 그리고 나 스스로 지난날을 돌아보는 글을 쓰면서 깨달은 게 하나 있다면 그동안 난 나를 참 많이도 믿지 못했다는 거였다. 지금까지 타인들에 의해 내 존재 가치가 깎였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니 주변에서 부는 작은 바람에도 그렇게 흔들렸던 것이고, 작은 시련에도 지레 겁먹고 포기했던 것이다. 내가 나를 믿었다면, 나를 믿고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들여다보았다면,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대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더라면 다른 사람들을 쫓아 사는 일도, 나와의 싸움에서 그렇게 매번 패하는 일도 없지 않았을까.

내가 들여다봐야 하는 건 내 안에 있는 마음이다.
내 마음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그걸 알아야,
내가 빛날 수 있는 자리를 찾을 테고
그곳이 곧 하늘이 될 테니까.

p.22


내 마음 들여다보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기 위한 첫 시작으로 내 마음과 열심히 대화를 해봐야겠다. '지피지기 백전불태'라는 말이 있듯이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어떤 삶을 살기를 정말 바라는지 알아야 나와의 싸움에서도 지지 않을 수 있을 테니까.



두 번째 마음 주문 : 사랑 앞에 용기 있었다 - 사랑이 서툴고 힘겨운 나에게
힘들어하는 상대를 두고 가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느리게 걷는 상대를 재촉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 일도 아닌 듯 태연하게 기다려 주는 모습에서
세월을 거쳐 온 사랑이 느껴졌다.

p.97


하루는 저자가 마트에서 장을 보고 오는데 멀리서 한 노부부가 걸어오더란다.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하신지 한 손에는 지팡이를 짚은 채 걸으셨고, 할아버지는 분홍색 양산을 들고 할머니에게 쏟아지는 햇볕을 막아 주며 걸어오고 계셨단다. 그리고 저자와 가까워졌을 때쯤, 할머니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자 할아버지는 이리저리 둘러보며 혼잣말을 시작하시더니 "아이고, 힘이 든다. 이제 갑시다. 다 쉬었습니다."라는 할머니의 말과 함께 혼잣말을 그치시고 두 분은 다시 걷기 시작하시더라는 것이다. 저자는 그 순간 힘이 들어 길 한복판에 잠시 걸음을 멈춘 할머니의 마음이 불편할까 봐 괜히 다른 이야기를 꺼내며 이야기하던 할아버지의 배려가 참 예뻐 보였다고 한다. 나 역시 이 이야기를 접하며 가슴 한편 이 뭉클해졌다. 힘들어하는 상대를 타박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느리냐고 탓하는 것이 아니라 묵묵히 조용히 곁에서 기다려주는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것에서부터 서로 배려하는 마음. 사랑을 지키고 유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갖춰야 하는 덕목이 아닐까. 근데 그게 참 어려운 것 같다. 특히 가장 가까운 내 사람에게는. 우선 나부터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럼 언젠가 나도 저 노부부처럼 예쁜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세 번째 마음 주문 : 오직,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는 날에는
잘하고 있지 않은 사람은 불안할 수조차 없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실패가 두렵지 않기 때문이다. 실패가 두려운 이유는, 온갖 시간을 쪼개 가며 있는 힘껏 노력했는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속상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실패하고 싶지 않은 것과 실패가 두려운 건 다르다. 실패하고 싶지 않은 마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이고, 실패가 두려운 마음은 잘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이다. 그 차이는 실패를 두려워해 본 사람만이 구분할 수 있다. 만약 내가 실패를 두려워하고 있다면 그건 아마도 내가 잘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p.176


이 글귀를 조금만 더 일찍 알았다면 어땠을까. 그동안 난 늘 실패가 두려워 불안에 떠느라 제대로 완주도 못하고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내가 해야 하는 것들에 집중했다기보다는 실패를 걱정하며 두려움에 떨기 더 바빴던 것 같다. 없는 형편에 이렇게 공부 시켜주시는데 합격 못하면 어떻게 하지, 학벌이 안 좋은데 내가 과연 될까, 점수가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 건 내가 지금 잘못 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등등 난 늘 걱정을 하느라 정말 중요한 순간에 무너지고는 했던 것 같다. 그때 이 글처럼 내가 느끼는 그 두려움들이 사실은 지금 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한결 편한 마음으로 내 일에 집중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제 와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생각해보면 정말 최선을 다하지 않을 때는 두려운 마음이 안 생겼던 것 같다.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으니 그에 대한 결과도 기대가 안됐으니까. 반면, 열심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수록 불안한 마음도 덩달아 커졌던 것 같다. 이렇게 했는데 안되면 어떻게 하지, 싶어서 말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앞으로는 실패를 할까 봐 두려워하고 불안에 떠느라 나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지. 만일 또다시 두렵고 불안해진다면 그때마다 이 글귀를 되새겨야겠다. 지금 내가 정말 잘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느끼는 불안감이라고, 나에게 말해줘야겠다.



네 번째 마음 주문 : 나는 매일 잘되고 있다 - 문득 주저앉고 싶어지는 순간
나는 아직 기다리는 중이다.
꽃 한 송이를 피워 내기 위해서도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데
사람 인생을 피워 내는 건 오죽할까.

아무런 결론 없이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속 타는 일이다.
나는 지금 그걸 하고 있는 것이다.
열심히 속을 태우고 있다.

나는 잘 될 것이다.
다만, 오늘이 아닐 뿐이다.

언젠가는 잘 될 것이고
내 자리를 잡을 것이다.

p.243


나는 잘 될 것이다. 다만, 오늘이 아닐 뿐이다. 몇 번이고 이 말을 곱씹어 본다. 이미 늦은 거 너무 조급해하지 말아야겠다. 저자의 말처럼 다만 오늘이 아닐뿐 언젠가는 잘 될 테니까. 아직 내 순서가 오지 않았을 뿐이다.


문득문득 모자란 자신이 답답하고 미울 때가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조심스레 권해본다. 당장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해야겠다는 작은 다짐은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오늘부터 하루 한 번, 나 자신에게 말해주려고 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한다고. 있는 그대로의 내가 참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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