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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초콜릿
패멀라 무어 지음, 허진 옮김 / 청미래 / 2015년 1월
평점 :
우리는 어른이 되어갈 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성장통'이라는 것을 겪는다. 누군가에게는 지독히도, 또 누군가에게는 온 듯 안 온 듯 그렇게 지나가는 성장통은 비로소 그것을 견디어낸 사람에게만 어른이 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한다. 성장통을 통해 한 뼘 성장한 사람만이 비로소 어른이 될 수 있는 첫 발을 내디딜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읽은 <아침은 초콜릿>의 주인공 코트니 패럴도 그러한 성장통을 이겨내고 드디어 어른이 될 첫 발을 내딛기 시작한 10대 소녀이다. 그녀가 성숙하고 온전한 어른으로서의 자신의 삶을 이어나갈지 아니면 힘겹게 내디딘 첫 발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삶은 여전히 혼란스럽고 우울할지는 이 소설을 통해서는 알 수 없다. 이 소설은 그저 코트니 패럴이 겪은 지독한 성장통을 보여주면서 가장 친했던 친구 재닛의 자살로 그녀가 그 성장통에서 한 뼘 성장하는 모습만을 보여주며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갈 결심을 하는 이야기에서 끝이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트니가 지독한 성장통에 몸부림치던 소설 내용을 미루어 보아, 그리고 재닛의 죽음을 통해 재닛 몫까지 자신이 살아야 할 의무를 발견하는 모습을 보아 그녀는 더 이상 열다섯 살 소녀로 세상에 불만과 반항심만을 키우던 예민하고 나약하기만 한 아이는 아닐 것임을 짐작게 했다.

우리나라 정서와 다소 맞지 않는 10대들의 술파티나 섹스와 같은 내용도 있었지만 이 소설이 처음 출간되었던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10대들, 넓게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중에 있는 사람들이 겪는 성장통의 모습은 시대가 달라져도 여전히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은 어른이지만 정신은 온전히 어른이라 할 수 없는 불균형에서 오는 답답함,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무엇이 옳은 것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없는 것에서 오는 두려움, 세상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는 외로움과 고독감 같은 감정들로 쾌락만을 좇기도 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수많은 규범들을 향해 무모한 반항을 하기도 하고 느닷없이 닥친 사랑의 후폭풍으로 힘들어 하기도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말이다.
인생에 정답이 어디 있겠냐만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래도 난 코트니나 재닛, 그리고 재닛 친구들처럼 그렇게 심한 성장통은 겪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겪지 않은 것인지 겪고 있는 중인지 아님 아직 안 겪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성장통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혹은 겪게 될 사람들이라면 부디 소설 속 아이들처럼 지독히 겪지는 않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겪더라도 딱 코트니만큼만 겪기를, 재닛과 재닛 친구들처럼 현실에서 도망쳐 술에 의존하고 쾌락에 빠져 자신을 놓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앞으로 살아갈 나에게도 그러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