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엮음 / 오래된미래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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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쓰기에 재미 들린지 3일째. 아직 주문한 택배는 도착하지 않았고, 기다리는 기간동안 책꽂이에 있던 책들을 하나, 둘 씩 다시 꺼내서 읽어본다. 오늘의 두번째 책은 류시화가 모은 시 집이다.


미래의 내 자신이 지금의 위치보다 더 앞서가는 꿈을 꾼다면 모든 일에서 배우는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생활 하면서, 운동하면서, 공부하면서, 직장을 다니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연애를 하면서, 가정을 꾸리면서, 등등. 그 어떤 상황에서도 배울 기회는 무궁무진하게 많다. 오늘은 이 시 집의 제목처럼 유명한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의 시 보다 샤를르 드 푸코의 시가 마음에 들었다. 지나간 사람에 대한 추억/기억을 회상하면서... 



나는 배웠다

나는 배웠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뿐임을.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에 달린 일.

나는 배웠다.
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 다른 사람을 돌보아도
그들은 때로 보답도 반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신뢰를 쌓는 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임을.

삶은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곁에 있는가에 달려 있음을 나는 배웠다.
우리의 매력이라는 것은 15분을 넘지 못하고
그 다음은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함을.

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하기보다는
나 자신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해야 함을 나는 배웠다.
삶은 무슨 사건이 일어나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일어난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달린 것임을.

또 나는 배웠다.
무엇을 아무리 얇게 베어 낸다 해도
거기에는 언제나 양면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사랑의 말을 남겨 놓아야 함을 나는 배웠다.
어느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 시간이 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두 사람이 서로 다툰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님을 나는 배웠다.
그리고 두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는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두 사람이 한 가지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를 수 있음을.

나는 배웠다.
나에게도 분노할 권리는 있으나
타인에 대해 몰인정하고 잔인하게 대할 권리는 없음을.
내가 바라는 방식대로 나를 사랑해 주지 않는다 해서
내 전부를 다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 아님을.

그리고 나는 배웠다.
아무리 내 마음이 아프다 하더라도 이 세상은
내 슬픔 때문에 운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는 것과
내가 믿는 것을 위해 내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
이 두 가지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나는 배웠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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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 행운의 절반
스탠 톨러 지음, 한상복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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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친구가 놀러와서 새로 나온 배트맨 영화도 보고 스타벅스에서 수다도 떨었다. 오랜만에 본 사이인만큼 더 반갑게 느껴졌고, 할 말도 많았다. 우리 세 명은 같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왔고, 졸업 후 직장을 찾아 서로 다른 도시로 떠났다. 몇 년 전으로 돌아가보면 우리가 지금처럼 친해질꺼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것 이다. 좋아하는 운동도 다르고, 전공 분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니까. 하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이렇게 모이는 걸 보면 서로 닮은 점도 있을꺼다.


살면서 힘든 것 중의 하나라고 생각되는 것은 인간관계다. 어릴 땐 자연스럽게 친구가 사귀어졌다면 나이가 들수록 노력이 필요한 일로 변한다. 세월이 지나면서 개인의 가치관이 뚜렷해지고, 사는 방식도 정해지기 때문에 부딫히는 일이 생기기 마련. 그러다보면 더 두터운 우정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고, 다시는 연락도 안하는 인연도 생긴다. 이렇듯 사람과의 관계로 고민도 해보고 가끔 외롭다고도 느낀 적이 있다면 다음 문구가 마음에 와 다을 수도 있다.


 "인생은 외로움의 연속이라고들 하지요."

 "사람들이 순수성을 잃었기 때문이지. 제 아무리 첨단 기기로 서로를 연결한다고 해도 그 소통에 진심은 없어. 계산만 있을 뿐이지. 외로움은 진심을 얻지 못해서 생기는 거라네." 


 "토양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열매를 맺지 못하는 미성숙한 어른, 아니 분노에 가득 차 어쩔 줄 모르는 어른이 되겠지.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익히기도 전에 경쟁하고 이기는 법만 배우니까 세상에 외롭고 불행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일세."


첫부분의 몇 챕터는 주인공 (조)이 자신의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깨달아가는 과정에 대해 쓰여있다. 카페 주인 (맥)을 만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여는 방법을 배우고, 연인과의 소통, 직장 동료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과정을 배우기 시작한다. 초기엔 맥이 혹시 사기꾼이 아닐까 의심도 해보지만, 곧 그것이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걸 알게된다.


 "맥, 왜 저한테 이렇게 잘해주시는 거죠? 저는 당신한테 해드릴 게 없는데요."
  (...)
 "글쎄, 당연한 이야기지. 친구가 되고 싶으면, 내가 먼저 그 사람의 친구가 되어주어야 하지 않겠나. 사람들은 대개 가만히 앉아서 남들이 알아서 해주길 바라지. 씨도 뿌리지 않고 큰 수확만을 바란다네. 로또도 안 사고 1등 당첨을 원하는 셈이야."


어쩌면 나도 어느 순간부터 수동적으로 누군가가 다가오기만은 기다렸던 것은 아니였을까? 책의 내용을 다 공개하면 안되니까 이 밑으로는 조가 맥으로부터 배우는 과정을 읽으면서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해 준 몇 가지를 적어 보았다. 이미 알고 있는 진부한 내용일지라도 여러번 읽어도 좋을 내용이 될 것 같아 적어 봤다.


  "좋은 친구가 되려면 상대방에게 오감을 집중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네. (...) 오감으로 듣는다는 것은, 마음의 문을 연다는 것이지. 마음을 열고 오감으로 집중해야 한다는 거야. 그래야 공감할 수 있다는 의미네. 공감하고 소통해야 비로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뜻이지."


  "친구 사이에 가장 필요한 단어가 '사과와 용서' 가 아닐까 싶네. 친하기 때문에 더 많은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고, 미움이 깊어질 수도 있지. 그래서 친한 사이일수록 더욱 서로에게 조심할 필요도 있는 거야. 잘못을 했다면 사과를 하고 용서를 받아야 해. 나는 이 나이가 되어서야 그걸 깨달았다네."


사람은 안 좋은 기억을 좋은 기억보다 더 오래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꾸준히 그런 자세를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 친구 사이에서도 감정이 틀어지면 다툼이 일어나게 되고, 그럴땐 잘잘못을 가리려고 하기보단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과 상대의 입장에서 상황을 보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내가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용서를 빌 줄 알아야 되고, 상대가 용서를 빌면 사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막연히 싸우면서 정이 든다고 생각하는거보단, 진심이 담긴 사과와 용서를 통해 깊어지는 사이가 더 좋은 관계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은 미래의 내 자신이 인간관계로 힘들어 하고 있을 때, 잊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록해 둔다.


"친구들과 어울려 일을, 여유를, 오늘을 즐기라고. 그게 삶의 위대한 성취를 이루는 길이야. 지름길만 좇고 있는 남들과 비교하면, 온갖 곳을 다 돌며 시간 낭비를 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 그래서 조바심이 나기도 하고. 그러나 그렇게 여유롭게 걸어간 길이 가장 훌륭한 코스였다는 것을, 언젠가는 깨닫게 되어 있다네."


 커피가 섞이면 조화로운 맛과 향을 만들어내고, 사람이 어우러지면 행복과 성취를 만들어낸다


내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고 친구들에게도 읽으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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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유쾌한 유머
김진배 지음 / 나무생각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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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면서 책을 점점 적게 읽게 된게 안타깝다. 핑계로 들리겠지만, 집 앞에 있는 도서관엔 공부해야 할 때만 갔지, 여유있을 땐 가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여가시간이 많은 요 몇 일 동안 충동 구매를 하고 말았다. 나중에 통장 잔고를 보면 눈물이 찔끔 나오겠지만, 투자라 생각하고 열심히 읽을테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택배를 기다리며 집에 있는 책들을 뒤적여 봤다.


작가 김진배가 말하듯 '성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다보니 성공했다'라면 얼마나 좋을까? 힘들고 짜증낼 일이 많을 직장 생활에 웃음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타고 난 것도 있겠지만 경험이 쌓일 수록 느는 것이 아닐까 싶다. 책에 소개된 에피소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되고 각 에피소드에 얽힌 웃음과 메세지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사회생활에 미리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간단하고 쉽게 읽히는 만큼의 장/단점은 있다. 장점: 부담없이 금방 읽을 수 있다. 중간에 멈추어도 금방 연결해서 읽을 수 있다. 메세지는 간단 명료해서 핵심을 금방 찾을 수 있다. 단점: 메세지가 진부한 내용이다. 유머로 리더쉽을 기르려면 계속 읽는 것 보단 실전에서 연습을 하는게 도움이 더 될 듯 싶다. 한번쯤 읽어보기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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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비룡소 걸작선 13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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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엔 시간이 천천히 간다고 느꼈다면 지금은 초고속으로 흐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 차이는 하고 있는 일에 흥미를 느낄 때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사는 것이 중요 하다고 가르친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더 좋은 학교, 직장, 그리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막연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내다 보면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찾는 즐거움을 느낄 수 없게 된다. 설령 목표를 이루었다 해도 공허함을 느낄 수도 있다. 옮긴이 말을 빌려서 표현하자면 '꽉 짜인 시간표에 따라 바쁘게 일하고 공부하는 삶에서 우리는 꿈과 따듯함을 잃고 점점 삭막해져 가는 것은 아닌지,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한 순간 한 순간의 과정을 즐기며 목표를 이르는 길은 어떤 것 인지'등을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였다.



처음에는 거의 눈치를 채지 못해.
허나 어느 날 갑자기 아무것도 하고 싶은 의욕이 없어지지. 어떤 것에도 흥미를 느낄 수 없지. 한 마디로 몹시 지루한 게야.
허나 이런 증상은 사라지기는커녕 점점 더 커지게 마련이란다. 하루하루, 한 주일 한 주일이 지나면서 점점 악화되는 게지.
그러면 그 사람은 차츰 기분이 언짢아지고, 가슴 속이 텅 빈 것 같고, 스스로와 이 세상에 대해 불만을 느끼게 된단다.
그 다음에는 그런 감정마저 서서히 사라져 결국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게 되지.
무관심해지고, 잿빛이 되는 게야. 온 세상이 낯설게 느껴지고, 자기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것 같아지는 게지.
이제 그 사람은 화도 내지 않고, 뜨겁게 열광하는 법도 없어. 기뻐하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아. 웃음과 눈물을 잊는 게야.
그러면 그 사람은 차디차게 변해서, 그 어떤 것도, 그 어떤 사람도, 사랑할 수 없게 된단다.
그 지경까지 이르면 그 병은 고칠 수가 없어. 회복할 길이 없는 게야.
그 사람은 공허한 잿빛 얼굴을 하고 바삐 돌아다니게 되지. 회색 신사와 똑같아진단다. 그래, 그들 중의 하나가 되지.
그 병의 이름은 '견딜 수 없는 지루함'이란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와 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이 세상에서 소중한 존재다. 이런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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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 신경림의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우리 시
신경림 엮음 / 다산책방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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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접하는 횟수가 줄은 만큼 내 정서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을까 싶어 책장에서 꺼내어 펼쳐 보았다.

늦은 밤에 마음에 드는 시는 '동천'이였다. 한 번 더 읽고 굿밤~



동천


- 서정주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섣달 날으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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