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 행운의 절반
스탠 톨러 지음, 한상복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주말에 친구가 놀러와서 새로 나온 배트맨 영화도 보고 스타벅스에서 수다도 떨었다. 오랜만에 본 사이인만큼 더 반갑게 느껴졌고, 할 말도 많았다. 우리 세 명은 같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왔고, 졸업 후 직장을 찾아 서로 다른 도시로 떠났다. 몇 년 전으로 돌아가보면 우리가 지금처럼 친해질꺼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것 이다. 좋아하는 운동도 다르고, 전공 분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니까. 하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이렇게 모이는 걸 보면 서로 닮은 점도 있을꺼다.


살면서 힘든 것 중의 하나라고 생각되는 것은 인간관계다. 어릴 땐 자연스럽게 친구가 사귀어졌다면 나이가 들수록 노력이 필요한 일로 변한다. 세월이 지나면서 개인의 가치관이 뚜렷해지고, 사는 방식도 정해지기 때문에 부딫히는 일이 생기기 마련. 그러다보면 더 두터운 우정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고, 다시는 연락도 안하는 인연도 생긴다. 이렇듯 사람과의 관계로 고민도 해보고 가끔 외롭다고도 느낀 적이 있다면 다음 문구가 마음에 와 다을 수도 있다.


 "인생은 외로움의 연속이라고들 하지요."

 "사람들이 순수성을 잃었기 때문이지. 제 아무리 첨단 기기로 서로를 연결한다고 해도 그 소통에 진심은 없어. 계산만 있을 뿐이지. 외로움은 진심을 얻지 못해서 생기는 거라네." 


 "토양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열매를 맺지 못하는 미성숙한 어른, 아니 분노에 가득 차 어쩔 줄 모르는 어른이 되겠지.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익히기도 전에 경쟁하고 이기는 법만 배우니까 세상에 외롭고 불행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일세."


첫부분의 몇 챕터는 주인공 (조)이 자신의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깨달아가는 과정에 대해 쓰여있다. 카페 주인 (맥)을 만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여는 방법을 배우고, 연인과의 소통, 직장 동료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과정을 배우기 시작한다. 초기엔 맥이 혹시 사기꾼이 아닐까 의심도 해보지만, 곧 그것이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걸 알게된다.


 "맥, 왜 저한테 이렇게 잘해주시는 거죠? 저는 당신한테 해드릴 게 없는데요."
  (...)
 "글쎄, 당연한 이야기지. 친구가 되고 싶으면, 내가 먼저 그 사람의 친구가 되어주어야 하지 않겠나. 사람들은 대개 가만히 앉아서 남들이 알아서 해주길 바라지. 씨도 뿌리지 않고 큰 수확만을 바란다네. 로또도 안 사고 1등 당첨을 원하는 셈이야."


어쩌면 나도 어느 순간부터 수동적으로 누군가가 다가오기만은 기다렸던 것은 아니였을까? 책의 내용을 다 공개하면 안되니까 이 밑으로는 조가 맥으로부터 배우는 과정을 읽으면서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해 준 몇 가지를 적어 보았다. 이미 알고 있는 진부한 내용일지라도 여러번 읽어도 좋을 내용이 될 것 같아 적어 봤다.


  "좋은 친구가 되려면 상대방에게 오감을 집중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네. (...) 오감으로 듣는다는 것은, 마음의 문을 연다는 것이지. 마음을 열고 오감으로 집중해야 한다는 거야. 그래야 공감할 수 있다는 의미네. 공감하고 소통해야 비로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뜻이지."


  "친구 사이에 가장 필요한 단어가 '사과와 용서' 가 아닐까 싶네. 친하기 때문에 더 많은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고, 미움이 깊어질 수도 있지. 그래서 친한 사이일수록 더욱 서로에게 조심할 필요도 있는 거야. 잘못을 했다면 사과를 하고 용서를 받아야 해. 나는 이 나이가 되어서야 그걸 깨달았다네."


사람은 안 좋은 기억을 좋은 기억보다 더 오래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꾸준히 그런 자세를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 친구 사이에서도 감정이 틀어지면 다툼이 일어나게 되고, 그럴땐 잘잘못을 가리려고 하기보단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과 상대의 입장에서 상황을 보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내가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용서를 빌 줄 알아야 되고, 상대가 용서를 빌면 사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막연히 싸우면서 정이 든다고 생각하는거보단, 진심이 담긴 사과와 용서를 통해 깊어지는 사이가 더 좋은 관계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은 미래의 내 자신이 인간관계로 힘들어 하고 있을 때, 잊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록해 둔다.


"친구들과 어울려 일을, 여유를, 오늘을 즐기라고. 그게 삶의 위대한 성취를 이루는 길이야. 지름길만 좇고 있는 남들과 비교하면, 온갖 곳을 다 돌며 시간 낭비를 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 그래서 조바심이 나기도 하고. 그러나 그렇게 여유롭게 걸어간 길이 가장 훌륭한 코스였다는 것을, 언젠가는 깨닫게 되어 있다네."


 커피가 섞이면 조화로운 맛과 향을 만들어내고, 사람이 어우러지면 행복과 성취를 만들어낸다


내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고 친구들에게도 읽으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