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왜 친구를 원하는가 - 우리 삶에 사랑과 연결 그리고 관계가 필요한 뇌과학적 이유
벤 라인 지음, 고현석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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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굳이 따지자면 인간관계(사회적 교류)를 일부러 안 하는 편에 가깝다.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 후폭풍이 적지 않은 편이라 점점 몸을 사리게 됐달까? 내가 원하는 깊이의 관계가 있는데 상대의 마음까지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본모습보다는 어느 정도 꾸며 낸 모습으로 있어야 하는 관계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단호하게 말한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기분과 웰빙 수준을 끌어올리는 강력한 힘이 '사회적 관계'라고. 하지만 현대의 사람들은 나처럼 인간관계가 이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듯 하다.

그 이유는 우리가 분열된 세상에서 살고 있고, 상호작용과 고립이 뇌와 몸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지 못하며, 사람들을 갈라놓는 뇌의 내적 결함 때문이다.

사회적 고립이 뇌와 몸에 주는 영향은 치명적이다. (이에 대한 증거가 필요하면 책을 통해 알아보길 바란다.) 나는 이것이 진실이라 믿게 되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사회적 교류를 잘 하며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로 했다.

우선 사회적 교류를 가로막는 뇌의 잘못된 예측을 바로잡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1️⃣ 뇌는 대화가 얼마나 즐거울지를 과소평가한다.

만약 낯선 사람과 대화를 하라고 한다면? 난 생각만으로도 불편해진다. 🤣 하지만 여러 실험 결과에 의하면 사람들은 낯선 사람과의 대화가 생각보다 즐거웠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상호작용이 기대를 뛰어넘는 즐거움을 준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스스로 소중한 상호작용을 차단해선 안된다.

2️⃣ 뇌는 거절당하리라고 예상한다.

우린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었을 때 상대가 거절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누군가 나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면 어떻게 할 텐가? 거절하지 않고 편하게 대화를 나누지 않을까? 거절에 대한 두려움에 발목 잡히지 않길 바란다.

3️⃣ 뇌는 대화가 진행될수록 점점 재미 없어질 것이라 가정한다.

대화를 무한정 즐겁게 이어갈 수는 없지만 이러한 잘못된 예측 때문에 대화를 일찍 끝내버린다면 소중한 연결을 잃게 될 수도 있다.

4️⃣ 뇌는 자신의 대화 능력을 과소평가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대화가 서툴다고 느낀다. 대화는 나와 상대를 기분 좋게 한다. 상호작용은 자신의 행복뿐만 아니라 상대와도 행복을 나누는 일이다. 이런 내면의 문제가 연결을 가로막게 두어 선 안 된다.

인간은 사회적인 성향이 매우 강한 존재임에도 이런 뇌의 결함 때문에 그 성향을 억누르는 것 같다. 나조차도.

우리는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저자의 말이 마음에 가득 남는다. 분열된 세상 속에서 우리는 더욱 '함께하는 것'의 가치를 지켜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외면을 멈추고 연결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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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나는 미술관 - 그림이 먼저 알아차리는 24가지 감정 이야기
김병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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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미술이 참 어렵다. 그림을 봐도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고, 작품 설명을 읽어도 잘 와닿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의 첫 장을 넘길 때만 해도 “미술을 모르는 내가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저자는 그림을 설명하기보다 그 그림 앞에서 인간이 느끼는 마음을 먼저 이야기했다. 그 순간, 미술이 사람의 마음과 연결된다는 사실이 편안하게 다가왔다.

저자는 미술 작품을 통해 우리의 감정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지 차분하게 안내한다. 그림 속 인물의 표정을 이야기하며 ‘요즘 당신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나’라는 질문을 하고, 색채의 다양한 의미를 설명하다가 ‘당신의 마음에도 대비되는 감정이 있다'라고 말한다. 미술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 내 감정이 드러나는 순간을 이해하게 하는 책이었다.

그림을 볼 때 중요한 것은 그 작품 앞에서 느껴지는 내 마음이고, 내가 어떤 기분으로 그 그림을 바라보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니 미술이 훨씬 더 자유롭게 느껴졌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저자는 이 책을 심리 치유 서라고 말한다. 책 속 작품 앞에서 솔직하게 들려주는 다양한 감정 이야기를 읽다 보니, 나 역시 조용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내가 무시했던 초조함, 억눌렀던 서운함, 설명하기 어려운 답답함이 사실은 모두 나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였다. 감정을 인식하는 것 자체가 이미 치유의 시작인 것이다.

그림 앞에서 “내가 왜 이런 기분이 들지?” 하고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순간, 우리는 이미 마음의 방향을 바꾸게 된다. 그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아닐지 몰라도, 내가 나에게 다시 집중하는 행위이자, 스스로에게 보내는 작은 배려다.

책을 덮고 나니 예술이 더 이상 나와 상관없는 영역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감정이 복잡하고 마음이 흐트러진 날일수록 미술관을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은 정답을 맞히는 장소가 아니라, 내 감정을 안전하게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그림이 내 마음을 고쳐주는 건 아니지만, 그 앞에서 내 감정을 마주하는 순간이 나를 조금씩 치유해 준다.

『나를 만나는 미술관』은 미술 지식이 전혀 없는 나에게, 예술로 ‘내 마음을 돌보는 법’을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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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능 우울증 -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고장 나 버린 사람들
주디스 조셉 지음, 문선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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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우울감과 무기력함을 느끼며 살아왔지만 내가 '우울증'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 왜냐하면 '우울하긴 한데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야.'하는 상태로 힘들지만 일상에서 해야 할 일들은 해 왔기 때문이다. 무기력해서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세상과 단절되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만이 우울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직장에 나가고, 해야 할 일은 꼬박꼬박 해내며, 겉보기엔 잘 살아가는 사람들도 깊은 우울의 한가운데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무쾌감증’에 대한 설명이었다. 슬퍼서 힘든 게 아니라,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서 더 위험하다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 예전에는 힘들어도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지”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는데, 사실은 그게 감정을 눌러 담는 방식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이 없어지는 건 강해지는 게 아니라, 경고음을 무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우울을 단순히 ‘극복해야 할 문제’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지금까지 버텨온 방식이 과연 나에게 건강했는지를 조심스럽게 묻는다. 나를 혹사시키는 완벽주의, 늘 괜찮은 사람,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 했던 태도, 감정 표현을 사치라고 생각하며 미루는 습관들을 하나씩 돌아보게 했다.

예전엔 피곤해도 ‘이 정도는 괜찮다’라고 넘겼고, 마음이 무거워도 ‘다들 이렇게 산다’며 스스로를 설득했다면, 지금부터는 그런 순간마다 잠깐 멈춰 서서 나를 돌봐야 할 시점은 아닐지 스스로에게 묻을 것이다. 이제는 무감각해지는 순간을 그냥 넘기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나를 바꿔야 한다며 다그치지 않고, 내가 나를 덜 몰아붙이도록 도와준 조용한 안내서였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 없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점점 비워지고 있다는 느낌이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 책은 분명히 조용하지만 깊은 흔적을 남길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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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매일 철학이 필요하다 - 니체, 노자, 데카르트의 생각법이 오늘 내 고민에 답이 되는 순간
피터 홀린스 지음, 김고명 옮김 / 부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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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갈림길이나 중요한 선택의 순간 누군가 나를 대신해 선택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한 번쯤 누구나 해 보지 않았을까? 그만큼 무엇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의사 결정에 대한 매뉴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자는 철학자들의 생각법에서 의사 결정의 기술을 찾았다. 이른바 철학자들의 사고 모델

책은 열다섯 가지 철학자의 사고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1. 데카르트처럼 의심하기

: 지금 우리가 진짜라고 가정하는 것이 진짜가 아닌 수도 있다.

2. 오컴의 윌리엄처럼 단순하게 생각하기

: 최소한의 가정에 의존하는 설명을 채택한다.

3. 벤다이어그램

: 다양한 요인과 변수의 관계를 파악하고 패턴을 찾는다.

4. 불교 업의 법칙

: 어떤 행동을 선택하는 것은 그 결과도 선택하는 것이다.

5. 노자처럼 무위 따르기

: 나보다 크고 현명한 힘에 순응해서 조화롭게 흘러간다.

6. 체스터턴의 울타리 생각하기

: 큰 변화를 결정하기 전에 어떤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

7. 니체처럼 '아모르파티'

: 영원히 똑같은 결정을 하게 된다고 상상하며 그 선택의 결과를 영원히 감내하겠다는 각오로 행동하라.

8. 파스칼처럼 베팅하기

: 주어진 선택안 중에서 비용이 가장 적고 보상이 가장 큰 쪽을 택한다.

9. 초심으로 바라보기

: 문외한의 관점에서 상황을 보고 선입견과 예단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10. 나쁜 습관부터 끊기 '비아 네가티바'

: 부적절한 선택 안을 모두 제거하고 남은 것에 집중한다.

11. 코르지브스키처럼 왜곡된 지도 버리기

: 우리의 인식은 절대로 현실과 동일하지 않다.

12. 뷔리당처럼 어떤 선택이든 해보기

: 어떤 길이든 일단 선택하고 매진해 본다.

13. 뱀파이어 비유

: 선택을 두려워하지 말고 선택 후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14. 키르케고르처럼 믿음의 도약하기

: 이성으로 확실히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믿음으로 선택한다.

15. 플라톤처럼 동굴에서 나오기

: 행동이 곧 최선의 의사 결정 과정이다.

철학 이론은 어렵고 복잡하다. 그리고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도 많다. 하지만 오래 생각하고 연구해 온 철학자들의 생각은 분명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저자는 '의사 결정'에 필요한 이론을 모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이론적인 설명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우리가 가장 많이 하는 고민에 어떻게 적용하면 되는지도 알려주고 있다. 하나의 사고 모델로 모든 의사 결정을 내릴 순 없다. 우리는 이 모든 사고 모델들을 내 안에 장착해 놓고 필요에 따라 맞춰가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사고모델을 머리 속에만 두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점이다.

재밌으면서 매우 실용적인 철학서다. 의사 결정 매뉴얼을 가지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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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가 살아남는다 - 생각을 넘어 행동을 바꾸는 스토리텔링 설계법
마크 에드워즈 지음, 최윤영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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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좋은 스토리의 정의와 구성, 요소에 대해 설명한 후 이 핵심을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는 설계법을 제시하고 있다.

스토리의 중요성에 대해선 말하기 입 아플 정도이니 넘어가기로 하고, 좋은 스토리가 반드시 갖춰야 하는 것은 아래와 같다.

  • 시작과 중간, 결말이 잘 정의되어 있어야 한다.

  • 한 가지 주제에 관한 내용이어야 한다.

  • 명확하게 이해되는 퀘스트가 있어야 한다.

  • 퀘스트를 달성하는 과정은 문제/해결 구조를 따라야 한다.

  • 명확한 인과관계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은 이 같은 스토리의 요소들을 업무 환경에 맞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SUPERB 설계법을 알려주고 있다.

1. 공유 경험

청중이 나와 동질감을 느끼도록 한다.

2. 최종 혜택

청중이 나와 함께 하기로 했을 대 얻을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알려 준다.

3. 문제 정의

청중이 당면했거나 하게 될 문제에 대해 말한다

4. 대안 및 반대 의견 탐색

해결책을 제시하기 전 몇 가지 대안을 탐색한다

5. 현실 제시

나의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생동감 있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6. 두 종류의 청중 모두 만족시키기

'전진형' 청중에게는 흥미진진한 미래를, '회피형' 청중에게는 안전한 미래를 제시한다.

이 구조를 잘 이해하고 스토리텔러의 사고방식을 장착한다면 앞으로는 다른 생각과 태도로 스토리를 말하고 듣게 될 것 같다. 더 강력한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을때까지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써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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