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상어에게 물린 적은 없는데요, - 진짜 바다를 마주한 서툰 다이버의 발칙한 고백
백소정 지음 / 이월오일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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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밖에서 바라보는 곳이지, 절대 들어가는 곳이 아니야!'라고 생각했던 내가 진짜 바닷속에 들어가 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이 책의 저자와 난 브런치 작가 되기 모임(오글오글)에서 만나 함께 글을 썼고, 브런치 작가가 된 후 우린 서로의 첫 독자가 되었다. 그때 스쿠버 다이빙을 하면서 바라본 바닷속 이야기를 쓴 저자의 글을 처음 읽게 되었다. 상상력이 부족한 편이라 글만 보고 무언가를 떠올리는 게 서툰 나인데도, 저자가 묘사하는 바닷속 물고기들의 모습과 행동은 눈앞에 그려지듯 흥미진진했다. 진짜 당장이라도 바닷속에 뛰어들어 직접 보고 싶다는 열망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빨리 다음 편을 달라고 조르고 졸랐는데, 이렇게 한 권의 책이 되어 내게 오다니... 그야말로 성덕이 된 기분이다.

이 책은 전문가의 글처럼 딱딱하고 어렵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딱 좋은 온도로 쓰였다. 물고기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단숨에 몰입하게 만드는 친절하고 유쾌한 스토리텔링이 가득하다. 글만 봐도 저자의 현실 입담이 얼마나 대단할지 눈에 선할 정도!

단순히 물고기 이야기만 한다면 물고기 도감을 보면 될 터. 이 책의 진가는 다이버로서 마주한 수중 생물들을 통해 저자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 사람들을 떠올리며,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사랑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 물고기의 생태와 인간사의 따뜻한 연결고리가 진한 감동을 안겨준다.

아마 남은 생 동안 내가 저자처럼 직접 장비를 메고 바닷속에 들어갈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문어'하면 그저 '맛있는 음식'으로만 알았던 내게 저자가 소개해주어 인생 다큐가 된 <나의 문어 선생님>처럼 (내가 문어를 보고 눈물을 흘릴 줄이야!) 전 세계 바다를 누비며 경이로운 생명을 담아내는 열정적인 다이버들이 있기에, 방구석 1열에서 이토록 편안하게 바닷속 생명을 마주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바다에 들어가 육지에서 다 뱉어내지 못한 숨을 비로소 뱉어냈다.

P 148

바닷속에서 비로소 숨 쉴 곳을 찾았다고 말하는 저자를 보며 그가 숨 쉴 수 있어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동시에 '내가 숨 쉴 곳은 어디인가'를 생각해 봤다. 나에게는 숨 쉴 곳을 찾았다는 사람들의 글이, 그 글이 담긴 책이 바로 숨 쉴 곳인 것 같다. 글을 읽는 순간, 일상에 치여 답답했던 마음에 상쾌한 공기가 가득 들어와 벅차오름을 느끼곤 하니까.

한 번 펼치면 멈출 수 없는 흡입력, 웃다 울다를 반복하게 만드는 '찐' 경험에서 우러나온 솔직한 이야기들. 숨 가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 쉴 곳이 필요한 분들에게, 올여름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며 그 속의 찬란한 생명들을 상상할 수 있는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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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유어 마인드 - 반복되는 루틴에 가려진 내 안의 잠재력과 마주하는 법
마리오 알론소 푸이그 지음, 성소희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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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해야 내면을 다스릴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우리의 잠재의식을 파악하고, 우리가 반응하는 방식을 이해해,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데 필요한 훈련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다.

컴퓨터에 프로그램 전체를 관리하고 지원하는 운영체제가 있는 것처럼 인간에게도 이와 같은 운영체제인 시상하부, 대뇌변연계, 대뇌 좌반구, 대뇌 우반구

가 있다. 이들의 기본 목표이자 핵심 기능은 생존, 변화에 적응하기, 성장과 발전 촉진이지만 운영체제마다 각 목표의 의미와 중요성을 다르게 판단한다는 게 문제다.

뇌는 여러 영역에 걸쳐 광범위한 협력이 있어야 하는데, 운영 체제 간 충돌로 통합적으로 작동하지 못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좌뇌와 우뇌에 토대를 둔 운영체제는 작동 방식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이 두 기능의 통합이 매우 중요하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좌뇌’가 지배하는 삶을 살아왔다. 상황을 쪼개고 분석하고, 무엇이 더 효율적이고 논리적인지 따지며 문제를 해결하려 애썼다. 하지만 좌뇌에만 치우쳤던 삶은 필연적으로 내면의 분열과 생각의 소음을 만들어냈다.

저자가 강조하는 '리셋'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 억누르고 있던 우뇌의 직관, 창의성, 그리고 온전한 감각을 깨워 좌뇌와 우뇌를 통합하는 것. 두 영역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생각의 소음이 걷히고 인생의 확장성이 열린다고 말한다. (자세한 방법은 책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40대는 인생의 하프타임을 지나며 나 자신을 깊이 돌아보게 되는 시기이다. 혹시 매일 반복되는 안정적인 루틴 속에 갇혀, 정작 내 안의 거대한 잠재력을 잠재우고 있진 않았는지 돌이켜 보게 된다.

외부 세계는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없지만, 내 뇌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좌우뇌의 균형을 잡아준다면 우리는 언제든 삶을 '리셋'할 수 있다. 내 삶의 능동적인 창조자로 우뚝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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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마음을 만든다 - 무기력 시대, 몸과 마음의 역량을 높이는 회복의 과학
윤대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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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우울감과 무기력을 겪는 동안 "의지가 약해서 그래",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라며 늘 멘탈만 쥐잡듯 잡았고, 화가 나거나 우울해지면 명상을 하거나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려고 애썼지만, 마음의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 책은 내가 마음이 약해서 흔들렸던 게 아니라, 내 몸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마음의 에너지는 몸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저자는 정신의학적, 뇌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마음과 몸이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내가 나약해서가 아니라, 마음에 쓸 에너지를 공급하는 '몸'이 방전되었기 때문에 의욕도, 너그러움도 사라진 것이라고. 감정을 컨트롤하려고 애쓰기 전에, 내 몸에 휴식을 주고 영양을 채우는 것이 먼저라는 걸 알게 되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매운 음식을 먹거나, 밤늦게 숏폼 영상을 보며 스트레스를 풀곤 했는데 책에서는 이것이 뇌를 더 지치게 하는 '가짜 보상'이라고 지적한다. 진짜 몸과 마음을 살리는 것은 자극이 아니라, 질 좋은 수면, 가벼운 산책, 그리고 나를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사람과의 따뜻한 대화 같은 '진짜 휴식'임을 기억해야겠다.

40대 중반이 되면서 호르몬의 변화와 함께 이유 없는 불안감이나 감정 기복을 겪게 되었다. 저자는 이러한 신체적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한다. 내 몸을 통제의 대상이 아닌, 돌봄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해 주었다.

책을 덮고 나서 거창한 계획 대신, 내 몸을 위해 아주 작은 루틴들을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 점심시간에 스마트폰을 두고 무작정 걷기.

  • 잠들기 1시간 전에는 폰을 멀리 두고 사용하지 않기

  • 지치고 힘들 때 내 마음을 다그치기보다, 고생하는 내 몸을 가만히 토닥여주기.

"내가 왜 이렇게 예민할까?" 자책하며 마음공부만 파고 계시는 분들, 직장, 가정, 육아로 이미 에너지가 바닥난 분들, 나이 들면서 찾아오는 몸과 마음의 변화에 지혜롭게 대처하고 싶은 분들, 남은 인생을 더 건강하고 유연하게 살아가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마음이 힘들 땐, 마음을 고치려 하지 말고 몸을 먼저 움직여 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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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불완전함에 대하여
팀 하포드 지음, 윤영삼 옮김 / 윌마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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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성공'을 떠올릴 때 잘 정리된 책상, 빈틈없는 스케줄표, 그리고 철저하게 계획된 시스템을 상상한다. 나 또한 효율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삶의 무질서를 제거해야 할 '오답'처럼 취급해왔다. 이 책은 그런 나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흔들었다. 저자는 혼란, 무질서, 그리고 예기치 못한 변수야말로 인간을 더욱 창의적이고 회복력 있게 만드는 핵심 동력이라고 말한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전설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키스 재럿의 일화였다. (사실 난 이 분을 잘 모른다...😅) 상태가 엉망인 피아노로 공연을 해야 했던 그는 최악의 조건에 적응하기 위해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연주했고, 결과적으로 역사에 남을 명반을 만들어냈다. 이는 우리에게 "모든 것이 매끄럽게 돌아갈 때, 우리는 과연 새로운 시도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적당한 방해'가 뇌를 자극한다고 말한다. 깔끔하게 정리된 환경보다 조금은 어수선한 환경에서, 그리고 익숙한 팀원들 사이에 낯선 이방인이 끼어들었을 때 인간의 문제 해결 능력은 극대화된다. 무질서는 단순히 어지러운 상태가 아니라, 고착화된 사고의 틀을 깨는 망치와도 같다.

우리는 종종 시스템을 통제하기 위해 과도한 정리를 수행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시각적 정리'일 뿐, 실질적인 효율과는 거리가 멀 수 있음을 지적한다. 모든 서류를 완벽하게 분류해 파일링 하는 데 시간을 쏟는 것보다, 중요한 서류가 책상 위 더미 위로 올라오는 자연스러운 '무질서한 시스템'이 오히려 더 직관적일 때가 있다는 논리는 꽤 충격적이면서도 공감이 갔다.

현대 사회가 강요하는 '깔끔함'은 때때로 본질을 가린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한 수치와 도표로 요약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시스템이 경직될수록 작은 충격에도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를 책은 날카롭게 짚어낸다.

책을 덮으며 나는 '불완전함'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게 되었다. 불완전함은 보완해야 할 결점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해주는 '회복 탄력성'의 다른 이름이다. 인공지능이 완벽한 알고리즘으로 세상을 예측하는 시대일수록, 예기치 못한 무작위성에 반응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인간의 'Messy'한 특성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이제는 깨끗한 빈 페이지 앞에서 느끼는 막막함 대신, 무질서가 주는 뜻밖의 자극을 즐겨보려 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아니, 어쩌면 완벽하지 않기에 우리는 비로소 인간다운 것이다. 조금은 어수선하고, 가끔은 계획에서 벗어나는 삶의 틈새로 더 큰 기쁨과 창의성이 흘러들어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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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이라는 세계 -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양필성 옮김 / 클랩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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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에는 꽤 많은 책이 쌓였다. 나름대로 책을 가까이하는 삶이라 자부했지만, 누군가 그 책에 대해 깊이 물어오면 멋쩍게 웃으며 "좋은 내용이었어" 정도의 감상밖에 내놓지 못했다. 눈으로는 부지런히 활자를 좇고 있었지만, 머리와 마음으로는 온전히 소화하지 못한 전형적인 '겉핥기 식 독서'였다.

저자는 배움이란 누군가 친절하게 요약해 준 정답을 수동적으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묻고 사유하며 자신만의 지적 세계를 구축하는 일이라 단언한다. 타인의 해석이나 해설서에 기대지 않고 오롯이 혼자의 힘으로 텍스트와 씨름하는 것, 그것이 진짜 '독학'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얼굴이 화끈거렸다. 나는 그동안 책을 진정으로 읽은 것이 아니라, 그저 저자의 생각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소비'하기만 했을 뿐이었다. 내 안의 낡은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진짜 '공부'를 해본 적이 있었나 되돌아봤을 때, 책의 내용에 의문을 품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내 삶의 언어로 다시 직조해 내는 사유의 과정이 쏙 빠져 있었음을 알게 됐다.

저자의 일침처럼 독학은 단지 지식을 얻는 수단이 아니라, 나 자신을 자유롭게 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독립적인 인간으로 서게 하는 과정이다.

이 책은 단순히 혼자 공부하는 요령을 알려주는 실용서가 아니라, 홀로 서서 세상을 제대로 읽어내는 힘, 타인의 잣대에 휘둘리지 않는 단단한 자아를 만드는 길을 안내하는 철학서이다.

어쩌면 40대 중반이라는 나이는, 진정한 독학의 세계로 들어서기에 가장 완벽한 나이일지도 모른다. 단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진득하게 앉아 저자와 속으로 논쟁하고,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내 삶의 맥락에 비추어보는 묵직한 시간을 가져야겠다.

정해진 커리큘럼도, 나를 평가할 시험도 없는 나만의 고요한 독학의 세계. 이제야 비로소 활자 위를 둥둥 떠다니던 겉도는 독서를 끝내고, 내 삶의 지평을 넓히는 진짜 공부의 첫걸음을 떼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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