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담은 길 : 혼자 떠나서 함께 돌아온 1400㎞의 기록
정기욱 지음 / 휴먼큐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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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 <너를 담은 길>


​🥾 순례길에서 "로맨스는 무슨" 하던 남자의 반전 결말

​퇴사 후 마음의 상처를 안고
스페인 순례길 800km를 걸으러 떠난 남자가 있었어요.
오롯이 나만의 속도를 찾겠다며,
익숙한 한국인들만 보이면 슬쩍 자리를 피할 만큼
'철저한 독고다이 여행'을 다짐했던 길이었죠.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게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아요.
남들보다 한참 늦은 속도로 터벅터벅 걷던 그에게
한 여자가 불쑥 다가와 말을 건 거에요.
"근데 왜 그렇게 천천히 걸어요?"
​그 질문 하나를 시작으로
남자의 가슴에 세워둔 철벽이 무너져 내려요.
두 사람은 영화 <비포 선라이즈>이야기를 나누며
"여행지에서의 운명적인 사랑은 영화일 뿐 현실엔 없다"며
코방귀를 뀌었지만, 정작 남자의 시선은
스페인의 풍경보다 옆에서 같이 걸어주는 그녀에게
자꾸 쏠리기 시작하거든요.

​결국 800km의 끝자락에서
여자는 한국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취소하고,
남자는 남은 여행 계획을 싹 접은 채
그녀에게로 방향을 틀어요.
스페인길 걸으러 갔다가
인생을 평생 함께 걸을 짝을 구해서
부부 유튜버('산타네')가 되어버린 이야기에요.

📖 ​상처를 입으면 우리는 자기만의 동굴로 파고들어
문을 걸어 잠그곤 해요.
남들 눈치 보지 않고 내 마이웨이로 살겠다며
떠난 여행이지만, 막상 완전한 고독 속에 던져지면
타인의 온기를 은근히 그리워하는
그 인간적인 모순이 친근하게 다가오더라고요.
남자는 나름 고고한 척을 다 했지만,
정작 자기 걸음걸이에 질문을 던져준 그녀의 한마디에
경계심이 풀어지고 말죠.
​원래 목적은 '나 자신을 돌아보기'였는데,
옆에 같이 걸어주는 사람이 생기면서
그 원대한 목표가 슬그머니 흔들리는 과정이 유쾌했어요.
스페인의 기막힌 풍경보다
옆 사람 표정을 더 유심히 살피고,
"어떡하면 나를 더 잘 알까" 고민하던 머릿속이
"얘는 대체 어떤 애일까" 하는
호기심으로 가득 차버리니까요.
​인생이라는 게 혼자 고고하게 마이웨이 달리는 것보다,
내 이상한 걸음걸이에 슬쩍 발 맞춰주는 사람 만나서
나란히 걸어가는 게 훨씬 근사한 법이에요.
혼자만의 세계에 가려져 있던 남자가 빗장을 풀고
다른 사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기분 좋게 읽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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