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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처럼 노래하라 - 물속 생명을 조율하는 소리,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
아모리나 킹던 지음, 김지원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7월
평점 :
#협찬
📚 <물고기처럼 노래하라>
🌊 "물고기가 뭔 노래를 불러?" 하다가
뒷통수 제대로 맞은 이야기
어릴 때 호수에서 놀면서 "어? 물속에선 말이 안 나오네?
바닷속은 엄청 조용한가 보다!" 하고
지레짐작해 본 적 다들 있으시죠?
인간의 귀가 물속용으로 진화하지 않아서 몰랐을 뿐,
알고 보니 물속에서 소리는 공기 중보다
무려 4.5배나 빠르게 날아다녀요!
우리가 "바다는 침묵의 세계~" 라며 감상에 젖어 있을 때,
바닷속 애들은 이미 자기들끼리 샤우팅하고, 속삭이고,
합창하고 난리가 났던 거죠!
🎸 바닷속 헤비메탈 무대와 52헤르츠 고래의 슬픈 솔로
이 책에 나오는 바닷속 사운드는 거의 오케스트라 수준이에요.
✔️딱총새우의 팝콘 파티
조용해 보이는 딱총새우는 자기 영역 지키겠다고
집게발을 '딱!' 튕겨서 공기방울 폭탄을 터뜨려요.
이 소리가 바닷속을 아주 달칵거리고 빠직거리게 만들죠.
✔️물고기들의 새벽 송
"새가 물고기처럼 노래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물고기들은 새보다 수백만 년 먼저
새벽과 황혼마다 떼로 모여 '붑붑~' 거리는
신디사이저 사운드로 합창을 했어요.
✔️아기 산호를 부르는 러브콜
심지어 귀도 없어 보이는 조그만 산호 유충들도
해변에서 안전한 집을 찾으려고 소리를 들으며
헤엄쳐 온다니 참 신기하지 않나요?
물론 눈물짓게 만드는 스타도 있어요.
BTS 노래나 디카프리오 다큐로 유명해진
'52헤르츠 고래'인데요.
다른 고래들과 주파수가 달라서 아무도 못 듣는
외로운 노래를 홀로 부르던 녀석이에요.
다행히 최신 연구에서는 이 녀석 소리를 같이 맞춰주는
친구를 적어도 한 마리 발견한 것 같다고 하니,
괜히 제 마음이 다 찡해지더라고요.
🚢 "아 좀 조용히 좀 합시다!"
인간이 망쳐놓은 바닷속 콘서트
문제는 무례하기 짝이 없는 우리 인간들이에요.
화물선 엔진의 '그르렁' 소리,
해저 시추할 때 쿵쿵거리는 소리, 요트 소음까지
24시간 내내 쿵쾅대니까
바닷속 생물들이 환장할 노릇인 거죠.
배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받아서
귀 세포가 짧아진 바닷가재나,
배가 지나갈 때마다 사냥을 멈추고
에너지를 배로 쏟아붓는 쇠돌고래 이야기를 읽을 땐
미안해서 얼굴이 화끈거렸어요.
글레이셔만 국립공원에서 코로나 때 배가 딱 멈추니까,
어미 혹등고래와 새끼 고래가 서로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소곤소곤' 속삭이는 소리가 청음기에 잡혔다는 대목은
진짜 소름돋을 정도로 아련했어요.
📖 늘 바다는 아늑하고 조용한 줄로만 알았는데,
그동안 순전히 내 귀에 들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바다를 무슨 '무소음 독서실' 취향으로 단정 지었던
제 오만이 민망해졌어요.
귀도 없는 조그만 산호 아기들까지 파도 소리를
이정표 삼아 집을 찾아가고,
물고기들이 새보다 몇백만 년은 먼저 모여서
새벽 합창을 하고 있었다니 가히 충격적이었어요.
내가 모른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세계가 아니라는 걸
머리통을 쳐가며 깨우쳐 준 느낌이에요,,
솔직히 눈에 보이는 플라스틱 쓰레기만 불쌍해할 줄 알았지,
우리가 생각 없이 내뿜는 소리들이 누군가에게는
하루 종일 귓가에서 괭과리를 쳐대는
괴로운 층간소음이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인간들이 조금만 쉿 하고 조용히 해줘도
바다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기들끼리 다정하게
소곤거리기 시작한다는 게 참 다행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했어요.
남을 배려한다는 게 대단한 구호를 외칠 필요도 없겠더라고요.
그냥 내 욕심껏 소리 지르지 않고
상대의 자리를 가만히 비워주는 '센스'면 충분한 거죠.
세상의 온갖 시끄러운 소리들에 정신 팔리지 말고,
파도 아래에서 자기들 방식대로 재밌게 살아가는
작은 목소리들에 귀를 좀 기울여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