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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한정판)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5월
평점 :
#협찬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이름 없는 고양이가 훔쳐본 인간들의 뻔뻔한 속사정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혹은 카페 창가에서
책 읽는 걸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아주 유명한 첫 문장이에요.
일본 근대문학의 거장 나쓰메 소세키를
단숨에 스타 작가로 만들어준 대표작이죠!
고작 100여 년 전에 나온 소설인데,
신기하게도 여기에 나오는 인간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와 아주 똑 닮아 있어요.
이야기는 어느 날 꾀죄죄한 모습으로 중학교 영어 교사인
'구샤미 선생' 집에 얹혀살게 된 고양이의 독백으로 흘러가요.
이 고양이가 보통내기가 아닌 게,
말투는 엄청 진지하고 점잖은데 속으로는 주인집 인간들을
아주 나노 단위로 탈탈 털며 구경하거든요.
대단한 지식인인 척 폼을 잡지만
알고 보면 맨날 헛소리만 해대고,
속으로는 외로우면서 겉으로는 체면 차리느라 바쁜 인간들의
위선과 허영을 고양이 특유의 시선으로 콕콕 짚어내요.
주인 이름부터가 아주 웃겨요.
구샤미 선생의 본명은 '진노 구샤미'인데,
일본 애완견인 '진'이 '구샤미(재채기)'를 하느라
잔뜩 찌그러진 못생긴 얼굴이라는 뜻이래요.
이런 주인을 포함해서 집을 들락날락하는 인간들을
가만히 지켜보는 고양이의 수다를 따라가다 보면,
처음에는 웃음이 피식피식 터져 나오더라구요 😄
그런데 한참 배를 잡고 웃다가도
문득 '어라? 이거 내 이야기 아닌가?' 싶어
뜨끔해지는 순간이 찾아와요.
나쓰메 소세키가 이 소설을 쓸 수 있었던 건
그의 외로웠던 삶과도 닿아 있어요.
어릴 적 친부모와 양부모 사이를 전전하며
깊은 상처를 받았고,
영국 유학 시절에는 극심한 고립감 때문에
신경쇠약까지 앓았거든요.
평생 몸과 마음이 아팠던 소세키에게
문학은 삶을 버텨내기 위한 유일한 탈출구였어요.
그래서인지 고양이의 눈을 빌려
인간을 싹둑 잘라 비판하는 와중에도,
그 바닥에 깔린 인간에 대한 서툴고 외로운 마음을
다정하게 감싸 안아주는 온기가 느껴지더라고요.
요즘 우리는 손가락 하나로
세상 모든 사람과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마음을 터놓을 곳이 없어
가장 빠르게 외로워지는 시대를 살고 있잖아요.
남을 이해하기보다 내 생각을 먼저 떠들기 바쁜 날들 속에서,
이 오래된 고양이의 눈은
우리에게 조금만 천천히 멈춰 서서 서로를 바라보라고
넌지시 말해줘요.
가만히 창가에 앉아 나를 비춰보는
거울 같은 소설을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
참 어울리는 책이에요.